10대 성장 보고서 - 10대들의 뇌, 심리, 행동의 비밀을 파헤친 과학적 분석!, EBS 다큐프라임 화제작
EBS <10대 성장 보고서> 제작팀 엮음, 최성애 감수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부제 - 10대들의 뇌, 심리, 행동의 비밀을 파헤친 과학적 분석

  저자 - EBS 〈10대 성장 보고서〉 제작진

 

 

  책을 읽으면서 ‘오오-’하고 감탄사를 연신 내뱉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거의 매 페이지마다 메모해야할 중요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메모하는 걸 포기하고 말았다.

 

  ‘개구리 올챙잇적 생각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건 어른들에게 해당하는 말 같다. 그 때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흐를 것 같고, 자유를 꿈꾸고 불안하면서 알 수 없는 희망에 두근거렸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들면서, 그 때 느꼈던 감정을 거의 잊어버렸다. 그래서 아이들이 비슷한 과정을 겪는 걸 보면서, 쉽게 말한다. ‘우리도 다 그 과정을 겪었어, 너만 유별나다고 생각하지 마.’라고.

 

  그런데 과거란 미화되는 경향이 있고, 내 배가 부르면 남도 다 배가 부른지 아는 법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도 그랬으니 너도 그럴 것이라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기 쉬운 것이 인간이다. 물론 그렇다고 사춘기 아이들을 외계인이나 괴물로 취급하라는 말은 아니다.

 

  이 책은 왜 사춘기 아이들이 어릴 때와 달라지는지, 어른과는 어떻게 다른지 뇌 연구와 심리행동적인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총 4부분으로 나뉘어져있는데, 다양한 실험과 사례 연구, 상담 결과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Part 1 이상한 봄, 사춘기

  여기서는 일반적인 사춘기 아이들의 행동이나 부모들과의 대화를 보여준다. 또한 역할연극을 통해 어떻게 서로의 관계와 행동을 받아들이는지 서술한다.

 

  Part 2 사춘기의 뇌

  이 부분에서는 사춘기 아이들의 뇌 연구를 통해, 그들이 어린아이와 어른의 사이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려준다. 제일 놀라웠던 것은 판단과 의사결정을 주관하는 전두엽은 20대 중반에서야 성숙해진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성보다는 감성이 먼저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들과 딸의 뇌는 다르다니! 성역할을 어릴 때부터 고정시키는 것은 좋아하지 않고 찬성하지도 않지만, 이 대목에서는 잠시 고민을 했다. 아직 결혼도 안하고 아이도 없지만, 여자아이를 기른 방법으로 남자아이를 기르면 안 되는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건 성별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각각의 개성 때문이라고 믿어왔는데. 생각해볼 문제다.

 

  이외에도 이 장에서는 다양한 연구와 실험 결과를 보여준다. 청소년에게 술이나 약물을 하지 말라고 하는 과학적인 이유도 잘 나와 있었다. 무조건 어리니까 안 된다고 하기 보다는, 이 책에 나온 예를 들어주면 서로 감정싸움이 아닌 대화가 될 것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브레이크가 없는 청소년의 뇌가 친구라는 가속 장치를 만나 더욱 위험한 행동에 빠지게 된다.’였다. 이래서 엄마는 친구를 가려서 사귀라고 했던 걸까?

 

  Part 3 사춘기의 수면 일기

  이 장은 읽으면서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다. 잠자는 시간이 부족하면 어떤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알게 되니, 이 나라의 학생들이 너무도 안쓰러웠다. 잠이 부족하면 어른들도 신경질적이 되고 어딘지 모르게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걸 중고등학교 6년 내내 겪어야 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힘이 들지. 그래서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지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에서 아이들의 수면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는 예를 읽으면서, 우리나라도 빨리 꼭 이런 방법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찾기를 빌었다. 그래서 폭력적이지 않고, 우울증에 덜 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줄었으면 좋겠다.

 

  Part 4 누구도 저절로 어른이 되지 않는다.

  이 파트 역시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소제목도 의미심장했다. 물론 처음 봤을 때는 ‘그렇지,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되겠지.’라고 피식 웃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서는 한숨만 나왔다.

 

  특히 스타인버그 교수의 ‘75대 25의 법칙’을 읽으면서는, 문득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인 ‘우리 아이가 이렇게 달라졌어요.’가 떠올랐다.

 

  ‘실제로 조사를 해보면 적어도 미국에서는, 75%정도의 청소년들이 부모님을 사랑하고 그들과의 관계도 좋다는 답변을 합니다. 단지 25%의 학생들만이 부모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거죠.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그 25%의 학생들은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들에게 부모와의 문제는 사춘기 때 갑작스레 생긴 것이 아니었죠.’ - p.223

 

  TV 프로그램인 ‘우리 아이가 이렇게 달라졌어요.’에서도 문제아라 방송에 나온 아이들에게는 사실 별 문제가 없었다. 그들의 부모에게 문제가 있었을 뿐이었다. 어른들의 행동이 바뀌니, 아이들의 나쁜 습관이 고쳐졌다. 그래서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나보다.

 

  부모와 주변 어른들, 학교, 그리고 사회가 어린아이들을 어떻게 돌봐주느냐에 따라 그들의 행동이 바뀌고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다. 버릇없는 아이가 커서 버릇없는 청년이 되고, 그들이 결혼해서 버릇없는 부모가 되고 또 자기들과 똑같은 버릇없는 아이를 기르는 법이다.

 

  이 책은 지금 부모이거나 조만간 부모가 될 사람들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과 자주 접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가능하면 읽어보면 좋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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