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

 

 

 

원작 -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신참자 新参者’

연출 - 야마무로 다이스케

출연 - 아베 히로시, 쿠로키 메이사, 무카이 오사무, 미조바타 준페이

 

 

소설을 읽기 전에 드라마를 먼저 봤었다. 보면서 가가 형사가 이미지에 딱 맞는다고 ‘오오-’하고 감탄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소설을 읽었다. 그런데 책에서 가가 형사가 나올 때마다 그 역을 맡았던 배우가 계속 떠올랐다. 그리고 내 머리 속에서 그가 대사를 말하고 움직이고 그랬다.

 

그래서 드라마를 한 번 더 보기로 했다. ‘신참자’ 드라마는 총 10편이다. 소설은 9개의 단편이 이어지면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데, 텔레비전 판에서는 하나가 더 늘어났다. 죽은 여인의 남편과 아들 얘기 부분에서 한 편이 더 늘어났다.

 

책이 간결체였다면 드라마는 만연체였다. 그래서 책에서 다루지 않은 인물들의 개성이 더 확실하게 드러났다. 거기다 드라마 특유의 감성, 그러니까 교훈을 줘야하고 감수성을 자극하면서 마무리는 훈훈해야한다는 원칙에 얽매여서 그런지 거의 매 편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후회하고 ‘좀 더 잘 해 줄걸’ 하는 아쉬움을 토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쑥스러운 화해의 미소가 곁들어지고.

 

사건 해결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오해와 갈등 그리고 그 해결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았다. 가가 형사는 소설 감상문에서도 언급했지만, 가정 문제 해결사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었다. 형사물을 가장한 휴먼 드라마라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왜 굳이 여기자가 등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책에서는 그냥 죽은 부인의 아들 여자 친구로 그렇게 큰 비중이 없었는데, 드라마에서는 기자에 가가 형사의 대학 후배로 거의 여자 주인공에 해당하는 배역이었다. 그런데 왜 그녀가 그렇게 나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가가 형사의 여자 친구도 아니고, 둘이 나중에 핑크빛 로맨스를 펼칠 것도 아니고, 동료로 쭉 활동을 할 것도 아닌데.

 

그러고 보니 ‘갈릴레오’ 드라마에서도 그랬다. 원작에 없는 여자 경찰을 하나 등장시켜, 유가와 교수와 뭔가 묘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려고 했다. 그게 일본 드라마의 특징인가보다. 하여간 ‘갈릴레오’ 드라마나 ‘신참자’ 드라마나 원작에 없는 인물들의 등장은 별로 재미있지 않았다. 어쩌면 원작 파괴를 싫어하는 내 성향 탓일 수도 있다.

 

드라마를 보다가, 가가 형사 때문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이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돌아보면, 어김없이 그가 서 있었다. 낮에도, 밤에도, 길에서도, 심지어 라면 먹으러 왔을 때도.

 

 

 

어떤 의미로는 공포로 여겨졌다. 의심받고 있다는 증거일 테니까. 물론 죄가 없이 하늘 아래 떳떳하다면 별로 불안해할 일이 없지만, 이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은 뭔가 하나둘씩 비밀을 가지고 있으니 문제였다.

 

결론을 말하자면, 나름 원작의 재미를 충실히 살리고 있는 드라마였다. 그러면서 소설과 다른 향을 풍기고 있었다. 이 정도면 각색을 참으로 잘했다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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