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고 신비한 문자이야기 어린이지식박물관 1
캐럴 도너휴 지음, 윤희순 옮김 / 박물관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저자 - 캐럴 도너휴, 이길재

 

 

  영어라면 마하의 속도로 도망치는 막내 조카는 흔히 묻곤 한다. “고모, 영어는 누가 만들었어?” 아무래도 칭찬하거나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원망의 대상이 필요한 것이겠지. 옛날 사람들이라고 대답은 해줬지만, 전혀 마음에 드는 표정이 아니다. 그건 나도 안다고 누굴 바보로 아느냐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한글은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이 만들었다고 확실히 기록에 나오지만, 영어나 한자는 명확히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여러 사람이 세대를 거쳐서 발전시켰으리라 짐작할 뿐이다. 그렇지만 이런 대답은 호기심이 왕성한 꼬맹이를 만족시켜주지는 못한다. ‘고모도 모르는 구나?’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을 골라봤는데, 흐음. 어느 정도 마음에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것도 글자냐고 대박이라고 중얼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재미있다는 얘기겠지.

 

  이 책은 고대 문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수메르의 설형문자, 이집트의 상형문자, 최초의 알파벳, 로마의 알파벳, 중국의 한자 그리고 한국의 한글. 그뿐만 아니라 예전 중세 시대의 수도사들이 했던 일들, 예를 들면 책 베껴 쓰기, 색칠하기와 문양 그려 넣기도 한 챕터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인쇄술의 발명과 옛날 사람들이 사용했던 서체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리고 독자에게 상상할 기회도 같이 준다. 만약에 수메르 인이었다면 어떻게 설형 문자를 배우고 어떻게 사용했을지 가정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진흙판 위에다 글을 쓰기에 빨리 하지 않으면 흙이 굳어서 못 쓸 수도 있고, 제대로 하지 못해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받아 혼나는 친구 이야기 등등 머릿속으로 상상하면 실감나게 그 당시 상황을 그릴 수 있게 한다.

 

  그림과 사진이 많아서, ‘이런 거였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책장을 넘긴다. 내가 봐도 신기하기만 하다. 예전에 학교에서 세계사 시간에 설형 문자라든지 상형 문자에 대해 배울 때는 사진이나 그림이 없어서 그냥 달달 외우기만 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와-’하고 탄성만 지르고 있다. 이런 책을 부교재로 하면, 공부 시간이 더 재미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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