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안 : 천 개 행성의 도시 - 아웃케이스 없음
뤽 베송 감독, 카라 델러베인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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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 2017

  감독 - 뤽 베송

  출연 - 데인 드한, 카라 델러비인, 리한나, 클리브 오웬






  지구인은 ‘알파’라는 우주 정거장을 쏘아 올렸다. 알파는 세계 각국뿐만이 아니라 다른 행성의 외계인들까지 방문하는 교류의 장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8세기, 알파는 수천 개의 행성 대표들이 각자의 영역을 가지고 공생하는 거대한 우주 기지, 그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그 어마어마한 무게 때문에 지구에 위협이 되어 다른 자리로 옮겨야 했지만, 여전히 지구와 연락을 하며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알파의 중심부에 위험한 물질이 있다는 첩보가 입수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전 우주 회의를 열던 중, 정체불명의 외계종족이 침입해 사령관을 납치해간다. ‘발레리안’과 ‘로렐라인’은 사령관을 구하기 위해 뒤를 쫓는다. 그들은 이번 사건이 30년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뮐’행성과 관련이 있음을 알아차리는데…….



  영화감독들은 각자 다른 개성을 갖고 있는데, 그 중에는 영상이 화려하기로 유명한 사람도 있고, 이야기를 잘 풀어가는 사람도 있다. 이 영화를 만든 뤽 베송 감독은 아마도 화려한 영상을 만드는 부류에 들어갈 것이다. 그의 전작인 ‘제 5원소 The Fifth Element, Le Cinquième élément, 1997’이라든지 ‘루시 Lucy, 2014’ 또는 ‘아더와 미니모이 Arthur and the Minimoys, 2016’는 내용은 몰라도 영상은 멋졌으니 말이다. 이 작품 ‘발레리안 : 천 개의 행성 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 2017’은 그런 그의 전작들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환상적인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처음 오프닝부터 끝날 때까지, 영상은 진짜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색과 정보가 마치 쏟아져 내리듯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오프닝에 데이빗 보위의 노래 ‘Space Oddity’가 흐르면서, 우주 정거장이 처음 만들어지고 세계 각국의 우주선들이 도착하며 외계 종족들까지 만나는데 감동적이었다. 악수라는 행위의 기원은, 숨긴 무기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악수가 뭔지 모르는 외계 종족들과 악수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어쩐지 좀 뭉클했다.



  이 영화는 프랑스 코믹북인 ‘발레리안과 로렐라인 Valérian and Laureline’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67년부터 연재가 되었다니, 꽤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는 건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일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려다 보니, 어딘지 모르게 구성이 중구난방이라는 느낌이었다. 중심이 되는 사건이 하나 있는데, 그걸 해결하려는 두 주인공의 행보가 마치 자꾸만 곁가지로 가는 느낌이었다. 마치 미국 애니메이션 ‘가제트’를 보는 기분이었다. 거기서 보면 사건 해결은 다른 사람이 다 하고, 가제트는 자꾸 샛길로 빠지지만 결국 어떻게 사건을 해결하는 그런 구성? 상영 시간이 거의 두 시간 이십 분에 가까웠는데, 중간에 에피소드 한두 개를 생략하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음, 그러면 ‘리한나’의 멋진 폴댄스를 볼 수가 없으려나?



  작품을 보기 전에는 왜 하필 주인공이 ‘데인 드한’인지 의아했다. 나에게 그는 선천적 환자인데, 과연 그런 그가 우주를 넘나들며 외계인은 물론 로봇내지는 인간과 맞서 싸우는 군인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이해가 갔다. 이 작품은 거의 하루 만에 모든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된다. 그는 진짜 쉴 틈 없이 우주로, 알파 내부로, 왔다 갔다 하면서 이리저리 부딪히고 추락하고 달린다. 어떻게 보면 과로사하기 딱 좋은 업무 환경이었다. 일만 마치고 나면, 눈 밑에 다크 서클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음, 그래서 그에게 주 인공을 맡긴 걸까?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발레리안은 바람기가 많은 캐릭터인데,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리 복고를 좋아한다지만, 28세기에 과연 1970년대 디스코 음악을 즐기는 게 가능할까? 지금으로 따지면, 클럽에 가서 14세기 노래를 듣는 거잖아……. 14세기면 고려 시대 말이나 르네상스 시대인가? 으음, 내 기준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주인공의 바람둥이 역할이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고, 담긴 이야기가 너무 많았던 것만 빼면 괜찮은 영화였다. 아, 영상적인 면에서는 그냥 괜찮은 게 아니라 너무너무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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