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운동회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三毛猫ホ-ムズの運動會, 1986

  작가 - 아카가와 지로





  이번 책은 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단편집이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운동회』는 경시청 운동회가 배경이다. 경기 도중, 한 젊은 경찰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우연히 그가 상사의 부인과 바람을 피우고 있는 걸 알게 된 하루미와 가타야마는 고민에 빠진다. 심증 상으로는 상사가 범인이지만, 그는 알리바이가 있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호송차에서 탈출한 범죄자가 자신을 체포한 형사를 노리고 숨어드는데…….



  이 이야기의 포인트는, 다리를 겨눴는데 다리를 맞췄다고 좋아하는 이시즈였다. 평소에는 다리를 겨누면 어깨를 맞췄다나? 어떻게 경찰이 되었는지, 그런 실력으로 어떻게 안 잘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역시 공무원은 철밥통!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특종』은 ‘미스 경시청 콘테스트’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피를 보면 기절하는 체질 때문에 사건 현장에 나갈 수 없는 가타야마가 어쩔 수 없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한다. 희생자는 자신을 곤경에서 구해준 ‘구리하라’를 동경하여 경찰이 된 ‘리쓰코’였다. 그런데 언론에서 엉뚱하게 두 사람을 불륜으로 오해하여 기사를 내는 바람에, 경찰서가 발칵 뒤집힌다.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향과 언론의 삽질은 만국공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구리하라가 가타야마의 사표를 아직까지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긴, 가타야마와 홈즈 콤비는 경찰에서 놓치기 아까운 팀이긴 하다. 그나저나 사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구리하라의 대답에 어쩐지 총리의 대국민 담화 같다는 생각을 하는 가타야마를 보니, 포기하는 게 편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바캉스』는 해변 호텔이 배경이다. 저명한 의사인 ‘히라오’는 비서인 ‘가쓰코’와 결혼하기 위해, 부인 ‘사나에’를 함정에 빠트렸다. 안면이 있는 젊은 남자 ‘코이치’를 고용해 부인과 불륜 관계를 맺게 한 것이다. 그리고 2년 후, 네 사람이 해변 호텔에서 다시 마주친다. 네 사람은 서로 상대방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가타야마에게 고백한다. 휴가를 즐기러 온 가타야마는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설정은 좋았는데, 어쩐지 긴박감이 부족했다. 이번 이야기에서 제일 인상적인 인물을 고르자면, 통로 청소 담당 아르바이트생이다. 그의 무심함은 진짜 세계 제일인 것 같다. 그런데 왜 그런지 이유를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패스.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온천 여행』은 소매치기하는 소년에게 총을 쏜 형사와 그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는 소년의 어머니가 등장한다. 신혼여행으로 한적한 온천 여관으로 온 형사 부부와 거기까지 그들을 따라온 소년의 어머니. 그리고 그 날 밤, 여관에 화재가 발생한다. 우연히 온천으로 놀러온 가타야마와 하루미 그리고 홈즈와 이시즈는 사건에 또 휘말리는데…….



  소년의 어머니가 하는 행동이 어떻게 보면 이해도 되고, 또 달리 보면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랬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전람회』는 자극적인 소재를 그려 인기를 끄는 화가가 등장한다. 그의 그림은 진짜 사건 현장이라고 할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다. 그런데 한 모델이 죽은 채로 발견되는데, 놀랍게도 그녀는 가타야마가 화가의 그림에서 보았던 바로 그 모델이었다. 경찰은 화가가 실제로 모델을 죽이거나 폭행하고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닐까 의심하는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들을 농락하는 놈들 다 죽었으면…….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생일 파티』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러 간 하루미가 주인공이다. 그런데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한 친구가 죽어있었는데…….



  뭔가 많은 것이 생략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러면서 사건 자체로는 깔끔한 마무리였다. 조금 더 길게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이 자체로도 좋다는 생각도 들고. 하루미의 인맥, 이래도 괜찮은가 걱정이 들었던 이야기였다.



  이 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들 속에서도 ‘홈즈’의 사건을 꿰뚫는 뛰어난 통찰력과 ‘가타야마’의 어수룩하지만 번뜩이는 추리, ‘하루미’의 리더십과 모험심 그리고 ‘이시즈’의 멍청함이 너무 잘 드러나 있어서, 읽으면서 놀라웠다. 하루미가 내 친구라면, 이시즈와의 결혼을 다시 잘 생각해보라고 얘기할 것 같다. 착하고 성실하고 하루미만 바라보면서 분명 공주 대접하고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게 해줄 것 같지만, 너무 멍청해서……. 가타야마도 가타야마지만, 하루미도 걱정되는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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