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찾기는 보물을 담은 보물이다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 찾기/열네 살이 어때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찾기 - 조선 시대의 놀라운 기록 문화 ㅣ 책과함께어린이 찾기 시리즈
신병주.이혜숙 지음 / 책과함께어린이 / 2010년 9월

프랑스가 병인양요 때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를 한국에 반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지 얼마 안되어 다시 엉뚱한 이야기를 들었다. 5년 단위로 대여 갱신하기로 한다니! 엄연한 약탈을, 남의 문화재를 가져가 자신의 것인양 내세우는데 대해 화가 난다. 마땅히 사과해야 할 일을 자기네 국내법으로 적용하겠다니.  내 나라의 귀한 보물도 힘이 있어야 지킬 수 있음을 새삼 뼈저리게 느낀다.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찾기는 보물을 담은 보물이다. 왕실 행사 구석구석 그 섬세하고 세밀하게 빠짐없이 그림으로 고스란히 전하는 의궤 속 왕조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임금이 직접 쓴 글씨와 임금들의 뜨끈한 목욕탕과 실제 얼굴과 똑같이 그리는 초상화, 조선시대의 청계천과 당시 지도, 임진왜란과 나라의 잔치, 우리 땅을 생생하게 담은 지도와 지리지, 더 나아가 조선과 세계를 잇는 이야기까지 조선 규장각에 담긴 보물들을 하나하나 풀어놓았다. 

아이들이 읽기 쉽도록 차근차근 자세하고 정감 있게 설명하며 소중한 사진 자료, 그림 자료까지 아낌없이 풀어내어 같이 보는 나도 감격스럽다. 왕의 초상화와 관련된 설명 하나만 해도 왕의 병풍 오봉병과 왕이 앉는 의자 용교의와 왕의 초상화를 일컫는 어진과 직접 보고 그리는 방법과 죽은 뒤 다른 그림이나 자료를 바고 따라 그리는 방법과 어진을 그리는 화가에 대한 설명까지 다양하고 깊이 있는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다. 

결코 어렵거나 이론적인 학문으로서만 그치지 않고 자상한 선생님이 바로 옆에 앉아 조곤조곤 일러주는 듯 쉽고 정답다. 장면 하나 하나 감격스럽고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이들이 바로 우리 조상이며 우리나라의 문화였다는 것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특히 권유하고싶고 어른들도 함께 보면 좋을 책이다. 우리가 우리 것을 먼저 알아야 다른 이에게 가 있는 우리 문화재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