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 의사 선생님
도비이 루츠 글.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얼룩말이 어떻게 의사를 할지 상당히 의아했는데 읽어보니 납득이 가네요. 고민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얼룩말 의사를 찾아가서 상담을 하고, 동물원의 동물을 보고 겪으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형식의 글입니다. 책에 나오는 문제는 아이가 한 번쯤은 겪을 만한 문제로 보여집니다. 책에서 등장하는 해법이 나름 일리는 있는데, 현실에서 적용하면 잘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처음 등장하는 아이는 편식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야채가 싫다는군요. 이것 참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제 조카도 야채를 거의 먹지 않습니다. 고기 좋아하고 밥도 백미만 먹고 파, 양파는 작은 조각도 골라냅니다. 야채 먹이려면 한 바탕 소동을 벌여야 해요. 책에서처럼 해결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조카 버릇은 좀체 고쳐질 것 같지 않네요. 어렸을 때 야채 싫어하다가 커서 좋아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하던데 조카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제 경우는 어렸을 때 파를 무척 싫어했는데 지금은 잘 먹습니다.

왕따 문제에 대한 해법은 잘 되지 않을 것 같네요. 왕따 당하는 아이가 변해봐야 가해자가 변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죠. 인사를 잘하고 친구에게 다가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으면 왕따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지도 않았겠죠. 용기를 내라고 말하는 대목이 그나마 나아 보이는데 제가 보기에는 용기보다는 깡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네가 나를 밟으면 나도 너를 밟겠다는 보복정신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역효과가 나서 참담한 결과를 빚을 수도 있습니다만 맥없이 당하는 것보다는 낫죠. 정 안 되면 혼자 노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흠, 너무 무책임한 말인가.^^

자기 머리가 나쁘냐고 고민을 상담하는 아이도 나오는데 아파트 놀이터에서 생긴 일이 생각나네요.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성적이 나쁘다고 한 아주머니가 말하자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공부 못하는 게 머리 나쁜 거라고 잘라 말했다가 큰 싸움이 벌어졌는데 저자의 해법을 단순화 시키면 전자의 입장이네요. 예,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노력하면 성적이 오르기 마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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