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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발가벗기기 - 교육전문가 10인이 말하는 학원시대 생존전략
이범 외 지음 / 와이즈멘토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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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은 학교와 학원을 병행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시되다보니,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고 하면 어른이나 아이나 이상한 시선을 보낸다. 그러나, 나는 초등학교의 학습내용이 아이들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되기에 학원을 꼭 다녀야 하는 건지 아직도 의문을 품는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정말로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 정도가 되면 그때 학원에 보낼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내 자신의 경험상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는 학습내용이 내 것이 되지 않았고, 혼자 하는 공부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했던 경험에 따른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모두 10명이다. 각기 학원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좋은 얘기들을 들려주고 있으며, 다 읽은 후 학원에 보내느냐 보내지 않느냐의 결정은 독자의 몫이다. 일방적으로 학원은 나쁘다는 단편적인 내용은 결코 아니다.
10명의 글에 흐르고 있는 일맥상통한 얘기는 학원에 다니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많은 학원에 다니느라 자기 스스로의 학습시간을 낼 수가 없으면 그것이 나쁜 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저자 중 조남호님의 글이 이 점을 명확히 알려 준다.
개념 이해를 1차와 2차로 나눈다면, 1차는 'understand-text 이해'이고, 2차 단계는 'have-심화이해'라 할 수 있는데, 학원에 다니면서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것은 1차적 이해이고, 이것을 완전히 이해하는 단계인 2차 단계는 스스로 공부하는 과정인 self-study의 시간을 거치면서 완성된다는 것이다.

서울대에 다니는 학생과 보통 학생을 비교해 봤을 때, 서울대 학생들의 self-study 시간이 확연히 길었음을 그래프상에서 볼 수 있었다. 즉,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은 하루 3시간 이상 꾸준히 self-study의 시간을 가졌음이 나타났다.

더불어, 이런 습관에 익숙하지 않고, 학원에서 하는 공부에 맞춰 타율적으로 따라가다 보면 학습내용의 난이도가 상승되는 고등학교 입학시기와 고2 후반에 성적이 내려가는 사례가 있음을 설명한다.

학부모들은 학력고사의 세대이다. 문제가 단편적이었고 문제를 읽는 시간도 얼마 소요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수능은 다르다. 학력고사 문제와 수능 문제를 비교해놓은 것을 보니, 수능 문제는 이해하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여러 개념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루고 있음이 보여졌다. 문제가 예전과 다른 성향을 보이고 있으므로 암기가 아닌 이해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풀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self-study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정이란 내용에 정신이 번쩍 든다.

이 외에도 학원 원장님이 말씀하시는 학원 선별법, 한의원 원장님이 쓰신 수험생의 건강 측면에서의 유용한 내용, 독서와 논술 공부, 영어교육에 관한 내용 등 학원과 공부방법에 대한 전문가 분들의 시각을 알아볼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아이가 커가면서 학습방법에 대한 마음의 중심이 흔들릴 때마다 수시로 꺼내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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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세상의 중심으로 키워라
마츠나가 노부후미 지음, 이수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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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려서 온갖 귀여움와 티없는 눈웃음으로 부모를 즐겁게 해주었던 딸들.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생각될 만큼 피로회복 역할을 톡톡히 해주던 딸들이 어느덧 자라나 자기만의 세계를 가질 나이가 되어 더이상 예전의 앙증맞은 귀여움을 바랄 순 없다 해도, 그 딸들이 곱게 자라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 오던 것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였다. 공부를 잘 하는 순서대로 행복과 성공이 따라오는 것은 살아온 경험으로 봤을 때에도 결코 아니었고, 올바른 판단력과 반듯한 성품으로 세상을 바르게 보는 눈을 가진 총명한 모습이라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적성을 제때 살려 하고픈 일을 찾아 그 분야에서 성공하게끔 뒷받침해주려면 평소 아이와의 많은 교감이 있어야 하고 아이의 상태를 꿰뚫어볼 수 있는 관심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처음 읽어나갈 땐 작가가 여자이겠거니 했었다. 그만큼 여자들의 특성과 성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놀랍게도 남자였다. 아마도 아이들을 오랜 세월 가르친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로 이런 결과물을 낼 수 있었나보다. 소제목만 읽어도 공감이 되며, 내용 또한 막연하게 생각되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정의를 내리듯이 명쾌해서 맞장구를 쳐가며 읽을 수 있었다. 주옥같은 내용 중에서 몇 가지만 꼽아본다면 다음과 같다. 

'멀리 보는 아들, 가까운 곳만 보는 딸'
아들과 딸의 성향은 분명 차이가 있다. 똑같은 현상을 대하고도 느낌을 중시하는 딸과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아들처럼 그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특성을 미리 잘 파악하고 적합한 대응과 교육을 한다면 우리의 딸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현명하게 교육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딸의 인생에는 역전홈런이 없다. 
초등학교때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는데 중학교에 가서 갑자기 공부를 잘 하거나 그 반대인 경우는 동창들은 거의 남자였다. 딸들은 거의 어렸을 때 영리하고 바르단 얘기를 듣던 아이가 그대로 간다는 것, 동감한다.

딸의 인생은 습관으로 결정된다.
딸들은 한번 몸에 밴 습관을 좀처럼 버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바른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잔소리라 여겨진다 하더라도 일일이 지적을 해야 한다.

 부모의 단호한 태도가 딸의 논리성을 키운다.
제멋대로 구는 아이를 다 받아주면 논리성이 발달하지 못한다. 싫다는 것에 대한 근거를 대게 하여 논리적 사고를 길러주어야 한다.

 집안일을 함께 하면 순발력이 생긴다.
집안일을 하며 쌓은 판단력과 경험은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어 살아가면서 겪는 문제나 공부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어떤 방향으로 딸을 교육시켜야 할지 똑떨어지게 감이 잡히게 하는, 딸들을 그리고 그 부모를 위한 책이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탄탄한 중심에 바로 서서 앞으로 나아가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고 싶다. 딸의 행복은 엄마의 교육법으로 결정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부터 중심잡고 바른 교육법으로 이끌어나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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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청년 2007-11-21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21세기북스의 책을 사랑(?)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이번달에 21세기북스에서 신간이 많이 나오는데, 오셔서 관심있게 봐주셨으면 하네요...^^
매일매일 한분께 책을 선물해드리고 있으며, 수시로 서평단을 모집하기도 합니다.
카페로 놀러오셔서, 좋은 책과 사람들을 만나시길 바래요^^
카페 주소 : cafe.naver.com/21cbook

동네청년 2007-11-21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21세기북스의 책을 사랑(?)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이번달에 21세기북스에서 신간이 많이 나오는데, 오셔서 관심있게 봐주셨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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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자녀교육 - 세계의 부자들,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치나
방현철 지음 / 이콘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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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부자들의 자녀교육'은 오늘날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자라났으며, 또 자식들을 어떻게 가르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10명의 부자들 중에서는 부모 세대에게서 받은 가르침을 후세에 물려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바쁜 일정으로 자식을 교육시킬 기회를 놓쳐버린 사람도 있다. 어쨌거나 부자라는 이름 아래 넉넉한 소비와 씀씀이 하에서 자식들을 키워왔을 거라는 예측을 깨고, 오히려 그 반대로 고생을 사서라도 겪게 하려는 여러 노력과 시도를 볼 수 있었다. 

강철은 두드릴수록 단단해진다는 말이 생각난다. 온실 속의 화초는 보기엔 아름다울지 몰라도 화초 자신은 괴로울 것이다. 온실만 벗어나면 어찌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자녀교육 방침은 있는 돈으로 안전한 방어막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고, 어디서나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천후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었다.

부자들은 현재의 부가 자식과 후손에게까지 대대로 전달되길 원하겠지만, 더 중요한 점은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자식들이 물심양면으로 건강한 인간이길 바란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적은 액수의 용돈을 주어 낭비하는 습관을 경계하며, 용돈 기입장을 조사하고 스스로 돈을 벌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제관념을 쌓도록 하는 가정교육을 해왔다.

워런 버핏처럼 자신이 하는 사업을 굳이 물려주려 하지 않고, 자식들이 스스로의 길을 찾아나서게 한 부자도 있다. 딸과 함께 외출을 했다가 단돈 20달러가 급한 상황에서도 돈을 무상으로 주지 않고 가계수표를 써달라고 했다는 일화는 우리나라와 같은 혈연제도의 관점에서 봤을 때 지독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정도로 자식들이 특권의식을 가지거나 돈이 많음으로 해서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월마트의 부자가족 월턴가의 일화 중 둘째 아들 존 월턴의 아들이 학교에 입학했을 때의 일화도 인상적이다. 학교에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교장의 말에 직접 드릴과 나사를 들고 와서 목책을 꽂아가며 울타리를 설치했다는 이야기는 일면 감동적이면서 흐뭇하기도 했다. 누구의 엄마 이름으로 생색을 내며 학교에 과한 지출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사례를 보며 다시한번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동아시아 최고의 갑부라는 리카싱도 두 아들을 유학보냈을 당시 넉넉치 않은 용돈을 주었으며, 차없이 다니기 힘든 넓은 미국 땅에서도 자전거로 통학하라며 차를 사주지 않았다. 모든 것이 부족하지 않은 넉넉한 환경 속에서만 자라난다면 개척정신이나 일처리 능력을 기르기가 힘들다. 리카싱의 두 아들은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스스로 대처해나간 경험이 있어서인지, 각기 능력을 인정받으며 누구의 아들로서가 아닌 실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부자의 자녀들이 일반 가정의 자녀들에 비해 가진 특혜가 있다면, 좋은 집과 화려한 가재도구이기보다는 부자가 될 만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자란 것이 아닐까 한다. 인생을 열심히 살고 계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녀들에겐 큰 공부가 되어, 삶을 어떻게 살아갸야 하는지에 대한 바른 자세의 확립이 생활 속에서 산교육되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자녀교육 방침 외에도 부자들의 생활상이나 근면과 노력하는 정신 등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똑같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들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게 된 이유는 그들의 노력과 능력이 따랐기 때문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각기 서로 다른 조건에서 부자가 된 여러 과정들을 살펴보며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 가슴 속에 깊은 울림을 만드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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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에게 희망을 - 엄마와 딸이 행복한 세상
오한숙희 지음 / 가야북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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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 권의 책으로 닫혀있던 문이 열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면 매우 성공적인 독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이 내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었다. 딸을 키우고 있으니 읽어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한 독서였지만, 결과적으로 오한숙희님의 살아온 흔적과 이야기로부터 참으로 여러 가지를 얻어간다.

오한숙희님의 책은 재미있다. 여성들을 일깨우는 책이야 이 책 말고도 많지만, A니까 B여야 한다는 식의 딱딱한 계몽적 강의는 마음에 큰 울림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오한숙희님은 여러 삶의 경험을 토대로 맛깔나게 이야기를 풀어가신다. 진솔한 삶의 고백으로부터 우리네 이웃같은 친근함을 느끼다 보면 딸아이를 대하는 방법이나 특별히 해주고 싶은 말, 그리고 이웃과 내 미래 설계가지 어렴풋한 윤곽이 그려진다. 이분의 강의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달변에 사람들의 시선을 쥐어잡는 카리스마를 소유하고 있을 것 같다.

1장 자신감이 희망의 씨앗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어린 딸을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당당한 여자로 키우고 싶어 고민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우리 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훨씬 많다 못해 대부분일 것이란 예측을 할 수 있다. 이젠 졸업하고 시집이나 가라는 어른들의 말은 박물관으로 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조언을 하거나 함께 미래 설계를 할 때에도 예전과는 다른 방식, 즉 달라지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인간상이 되도록 자연스레 이끌어주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컸을 때쯤은 남자에게 헌신하다가 배신당하고 "부숴 버릴거야."라고 분노하는 내용의 드라마는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2장 희망은 역경 속에 자란다

버릇처럼 조카를 미친놈이라 부르던 오한숙희님과 '미친놈'이란 욕에 자존심 상해하다가도 사랑과 애정을 깨닫는 장애인 조카 사이의 검정고시 합격작전을 내내 웃으면서 읽었다. 실의에 빠져 학교도 자퇴하고 목표없이 지내던 아이를 보란듯이 검정고시에 합격시켜 고등학교에 진학시킨 이모의 끈적끈적한 정이 느껴졌다. 요즘 친척이라고 해봤자 명절에만 잠깐 보는 사이가 되기 쉬운데, 끈끈한 가족애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영향을 주며 사는 모습이 부러웠다.

남들 다 가는 대학 진학보다는 다른 길로 인도하는 선견지명과 그것을 받아들여 자신만의 행복한 길을 찾아 나서는 조카 다경이의 일화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안그래도 머지 않아 힘든 입시 관문으로 들어가야 할 아이를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해져 뇌 속에 이갈래 저갈래로 붕대를 두르는 것만 같았다. 학력 중시의 사회에서 대학을 안간다는 것은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일인데, 대학이 아이에게 무리라고 생각된다면 이처럼 다른 길로 인도하는 용기와 혜안이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줄 수도 있겠다.

3장 당당한 엄마가 희망의 뿌리다

이혼한 엄마가 슬프거나 불행해 보이지 않아서 이혼이 뭔지 느껴지지 않았던 큰딸의 말처럼 오한숙희님은 반듯하고 즐겁고 당차게 살아오신 것 같다. 이혼가정이란 편견만으로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지만, 내 생각엔 이혼이 문제가 아니라 가정에서의 부모의 부재가 문제가 되는 것 같다. 가정경제를 위해 밖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방치되는 상황이 아이에게 좋지 못한 것인데, 이것은 맞벌이 가정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혼자 있는 상황을 보내는 수단이나 다른 사람의 손길이 닿는지의 여부에 따라 그 차이가 있을 것이며, 또한 가정에 부모가 존재한다 할지라도 아이에 대한 관심의 정도나 표현방법, 가정교육의 수준 등 여러 가지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슷하지 않고 남과 다르면 따돌림당하는 사회 풍토 속에서 오한숙희님의 가정은 훌륭한 본보기가 된다.

4장 희망은 사랑 속에서 꽃핀다

아파트라는 삭막한 공간 속에서도 마음을 열고 하나되는 이웃의 모습이 소개된다. 오한숙희님이 알려진 인물이라 가능했겠지만, 모르는 사람들로부터의 응원을 받으며 용기를 얻었던 경험들도 읽는 이를 따뜻하게 만든다.

여성주의 미술가 윤석남씨의 팔이 긴 여자의 모습은 세상과 소통하기를 원하는 여성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사진으로 나온 작품을 보며, 가정과 아이에 묶여 한 달에서 두 달, 일 년의 기간으로 만남의 횟수가 줄어들다가 결국에는 몇 년째 전화통화로 안부만 묻는 현실을 생각했고, 사회생활을 한번도 하지 않은, 그래서 인터넷 접속도 어려워하는 친구의 모습도 떠올랐다. 몇 년간 아이만 바라보고 사는 생활을 해왔었는데, 이제는 오년 후, 십년 후의 삶을 그리며 내 인생을 꾸리고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팔을 늘려 사람 속에서 소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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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인생수업 -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20가지 인생 이야기
푸허녠 지음, 고보혜 옮김 / 이스트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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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팅시간이 지루하게도 길던 386이라는 것으로 컴퓨터를 처음 접하고 나서 잠깐 책상 앞에서 멀어졌다 다시 와보니, 어느덧 컴퓨터에는 윈도우라는 컬러판의 마법이 씌어져 있었다. 마우스로 끌어 당기면 순식간에 파일이 옮겨지는 걸 보며 "마술이다!"라고 외쳤던 웃지 못할 시기. 남녀노소를 컴퓨터 앞으로 쉽게 끌어들이던 윈도우의 등장이란 대사건의 선두에 빌 게이츠, 그가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빌 게이츠.
  굳이 세계화 시대가 아니더라도 그의 이력이 너무나 찬란하여 세상 사람들이 모르고자 하여도 알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릴 때부터 이루어지는 교육이 성인이 되기까지 미치는 엄청난 영향을 생각할 때, 빌 게이츠의 집안 역시 지금의 그를 만들만한 탄탄한 교육의 기초를 가정에서 쌓았을 것이라 추측했다. 어떤 방법의 교육이 오늘날의 그를 이자리에 서게 만들었을까? 그걸 알고 싶어 이 책을 들었다.

소년 빌
  작고 총명해 보이는 사진 속의 아이의 눈은 순진무구하면서도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어린 빌 게이츠는 또래의 다른 남자아이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게  주의가 산만하며 개구쟁이 노릇을 톡톡히 하는 아이였다. 그런 빌 옆에는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게 해주었던 빌의 아버지 윌리엄 헨리 게이츠 2세가 있었다.
  꼬마의 작고 소소한 고민에서부터 하버드대를 자퇴할 것을 결심하는 중대한 일까지 아버지는 항상 아들을 격려해주고 북돋아주었다. 아버지를 따라 법학을 전공하지 않고 당시엔 낯설기만 한 컴퓨터를 배운다고 할 때에도 고민 끝에 아들의 결정을 지원해 줄 정도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아버지의 이야기 수첩
  아버지가 들려주는 세계 여러 나라의 이야기는 실제로 윌리엄 헨리 게이츠가 빌 게이츠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중국인 작가 푸허녠은 부자 사이에 발생했을 법한 이야기를 창작하여 실제와 가상을 혼합시켰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각국의 이야기와 빌 게이츠의 발자취가 적절히 결합된 소설겸 전기문인 셈인데, 묘하게도 둘은 잘 조화를 이루어 양쪽의 재미를 다 느끼게 한다.

부자의 대화
  윌리엄 게이츠 2세는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통해 빌 스스로가 내용 속에 숨겨져 있는 교훈을 파악하도록 한다. 더불어 부자의 대화로 깨달음을 얻는 건 바로 책을 읽는 독자들이기도 하다. 독서 후 대화로 풀어가는 독후활동법을 부자의 대화로 체험할 수 있으니, 부모가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게끔 만들어주는 사례를 저절로 공부한 느낌이다.

빌의 성공 스토리
  책의 목차에 있는 용기, 창조, 열정, 슬기, 부, 신용 등과 같은 덕목들이 빌 게이츠의 생애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하버드 대학을 자퇴하고 소프트웨어 회사로 올인한 그의 용기, 규격화된 언어를 개발해낸 창조력, ms사 명의로 빚을 내던 파트너를 감싸준 관용 등 읽으면 읽을수록 참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아버지의 건의를 받아들여 설립한 재단을 통해 자선사업을 펼칠 것이며, 그것을 위해 2008년에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결심은 그간의 훌륭한 가르침이 선사한 축복이자 결과물로 보인다.

Bill's note
  이번엔 책을 읽는 독자가 생각할 차례이다. 마치 독서 토론 후 나오는 독후활동의 질문처럼 책은 여러 질문을 던진다.
왜 용기가 필요할까? 나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빌 게이츠처럼 험난한 길을 갈 수 있을까? 부자와 성공에는 등호가 성립하는가?
빌 게이츠란 한 인물의 생을 통해 우리는 배울 것도 느낄 것도 참 많아진다.

  빌 게이츠가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인생의 교훈을 배운 것처럼 나도 빌 게이츠의 생을 곱씹으며 그의 열정과 도전정신, 겸손함을 배운다. 또한 자식을 이끌고 가르치는 방법의 지헤도 배운다.
  세간에선 독점기업이니 성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느니, 세금을 피하기 위해 기부를 한다느니 뒷말도 많지만, 열정을 가지고 창조적 정신으로 도전하는 집념을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다. 결코 평탄대로만 걷지 않았고 스스로 개척해 온 것이기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겸손과 신중함을 잃지 않은 우리 시대의 드문 위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야기가 던져지면 받아 먹는 건 독자의 몫인데, 오늘은 마치 먹어보지 못했던 퓨전요리의 맛을 본 느낌이다. 픽션과 논픽션, 서양과 동양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에서 가졌던 초반의 낯설음은 결국 먹기좋게 버무려진 책의 감동이라는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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