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의 인생수업 -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20가지 인생 이야기
푸허녠 지음, 고보혜 옮김 / 이스트북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부팅시간이 지루하게도 길던 386이라는 것으로 컴퓨터를 처음 접하고 나서 잠깐 책상 앞에서 멀어졌다 다시 와보니, 어느덧 컴퓨터에는 윈도우라는 컬러판의 마법이 씌어져 있었다. 마우스로 끌어 당기면 순식간에 파일이 옮겨지는 걸 보며 "마술이다!"라고 외쳤던 웃지 못할 시기. 남녀노소를 컴퓨터 앞으로 쉽게 끌어들이던 윈도우의 등장이란 대사건의 선두에 빌 게이츠, 그가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빌 게이츠.
  굳이 세계화 시대가 아니더라도 그의 이력이 너무나 찬란하여 세상 사람들이 모르고자 하여도 알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릴 때부터 이루어지는 교육이 성인이 되기까지 미치는 엄청난 영향을 생각할 때, 빌 게이츠의 집안 역시 지금의 그를 만들만한 탄탄한 교육의 기초를 가정에서 쌓았을 것이라 추측했다. 어떤 방법의 교육이 오늘날의 그를 이자리에 서게 만들었을까? 그걸 알고 싶어 이 책을 들었다.

소년 빌
  작고 총명해 보이는 사진 속의 아이의 눈은 순진무구하면서도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어린 빌 게이츠는 또래의 다른 남자아이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게  주의가 산만하며 개구쟁이 노릇을 톡톡히 하는 아이였다. 그런 빌 옆에는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게 해주었던 빌의 아버지 윌리엄 헨리 게이츠 2세가 있었다.
  꼬마의 작고 소소한 고민에서부터 하버드대를 자퇴할 것을 결심하는 중대한 일까지 아버지는 항상 아들을 격려해주고 북돋아주었다. 아버지를 따라 법학을 전공하지 않고 당시엔 낯설기만 한 컴퓨터를 배운다고 할 때에도 고민 끝에 아들의 결정을 지원해 줄 정도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아버지의 이야기 수첩
  아버지가 들려주는 세계 여러 나라의 이야기는 실제로 윌리엄 헨리 게이츠가 빌 게이츠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중국인 작가 푸허녠은 부자 사이에 발생했을 법한 이야기를 창작하여 실제와 가상을 혼합시켰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각국의 이야기와 빌 게이츠의 발자취가 적절히 결합된 소설겸 전기문인 셈인데, 묘하게도 둘은 잘 조화를 이루어 양쪽의 재미를 다 느끼게 한다.

부자의 대화
  윌리엄 게이츠 2세는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통해 빌 스스로가 내용 속에 숨겨져 있는 교훈을 파악하도록 한다. 더불어 부자의 대화로 깨달음을 얻는 건 바로 책을 읽는 독자들이기도 하다. 독서 후 대화로 풀어가는 독후활동법을 부자의 대화로 체험할 수 있으니, 부모가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게끔 만들어주는 사례를 저절로 공부한 느낌이다.

빌의 성공 스토리
  책의 목차에 있는 용기, 창조, 열정, 슬기, 부, 신용 등과 같은 덕목들이 빌 게이츠의 생애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하버드 대학을 자퇴하고 소프트웨어 회사로 올인한 그의 용기, 규격화된 언어를 개발해낸 창조력, ms사 명의로 빚을 내던 파트너를 감싸준 관용 등 읽으면 읽을수록 참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아버지의 건의를 받아들여 설립한 재단을 통해 자선사업을 펼칠 것이며, 그것을 위해 2008년에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결심은 그간의 훌륭한 가르침이 선사한 축복이자 결과물로 보인다.

Bill's note
  이번엔 책을 읽는 독자가 생각할 차례이다. 마치 독서 토론 후 나오는 독후활동의 질문처럼 책은 여러 질문을 던진다.
왜 용기가 필요할까? 나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빌 게이츠처럼 험난한 길을 갈 수 있을까? 부자와 성공에는 등호가 성립하는가?
빌 게이츠란 한 인물의 생을 통해 우리는 배울 것도 느낄 것도 참 많아진다.

  빌 게이츠가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인생의 교훈을 배운 것처럼 나도 빌 게이츠의 생을 곱씹으며 그의 열정과 도전정신, 겸손함을 배운다. 또한 자식을 이끌고 가르치는 방법의 지헤도 배운다.
  세간에선 독점기업이니 성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느니, 세금을 피하기 위해 기부를 한다느니 뒷말도 많지만, 열정을 가지고 창조적 정신으로 도전하는 집념을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다. 결코 평탄대로만 걷지 않았고 스스로 개척해 온 것이기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겸손과 신중함을 잃지 않은 우리 시대의 드문 위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야기가 던져지면 받아 먹는 건 독자의 몫인데, 오늘은 마치 먹어보지 못했던 퓨전요리의 맛을 본 느낌이다. 픽션과 논픽션, 서양과 동양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에서 가졌던 초반의 낯설음은 결국 먹기좋게 버무려진 책의 감동이라는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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