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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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가슴이 아려오는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필력있는 작가를 한명 추가하게 되서 너무 좋았구요..책을 읽고나니 제목이 전해주는 느낌을 알겠더라구요.
엄마와 딸인 작가의 이야기에요. 엄마는 자신이 못가진 것을 가진 딸을 질투합니다. 그리고 걱정한다 하며, 지나치게 하게 되죠..딸은 상처받고 엄마를 미워하고 같이 있으면 서로 핏대를 세우기 일쑤입니다.
그런 엄마가 알츠하이머에 걸립니다. 형제들이 돌아가며 돌보기도 하고 엄마집 근처로 집을 옮겨 돌보기도 하지만, 심해져가는 병세는 점점 엄마를 잠식해갑니다.
우연히 알게 된 요양병원에 모신 후에 비로서 엄마와 작가는 안식을 찾게 되는데, 작가는 마침 자신도 가슴에 통증을 느끼고, 우연한 기회에 아이슬란드 물의 도서관에 머물게 되는데..예전부터 관심가던 레이카비크 등 아이슬란드가 나오자, 눈이 번쩍 뜨인것같은 광채가 느껴지더군요. 그녀는 혼자서 몇달간을 자연과 벗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지친 작가에게 너무나 풍부한 자양분이 되는 셈입니다.
엄마집 정원에 마구 생겨나던 살구를 처음엔 어찌 할바 몰라 반은 썩어버리던 작가는 해가 거듭되자 살구를 피클하기도 하고 지인에게 주기도 하고 쨈을 만들기도 합니다. 작가는 너무나도 자신과 닮은 엄마를 용서해가는 과정인데, 결국 돌아가신 엄마가 그리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죠..그 순간 가슴속에서 욱하고 올라오는게 있더군요.
엄마라는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세상의 딸들, 우리의 딸에게는 전해주지 않았으면 하고 반성해봅니다..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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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디까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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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책 3권중 두번째입니다.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이 탁월하고 몸소 실천하시는 분입니다. 글들은 서간문으로 이어져있습니다. 책을 내고자는 의지가 있으신 분이 아니고, 주변에서 필자의 글을 모아 낸것이라 사실은 아주 신변잡기에 해당하는 글이죠.
갖추어진 사람의 경우, 일할때나 걸을때 향기가 난다고 하는 말씀이 와닿습니다. 글과 자연을 보며 참다운 모습을 内化할수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책에서는 많은 페이지를 나무이야기에 할애하셨는데, 나무별로 특징과 장단점을 어찌 이리 자세하게 아시는지..자꾸 변해만 가는 사람을 이제 믿지 않으신거겠지요?
다음 집은 나무냄새 팡팡 나는 단독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것도 숲이 우거져있는 단독이요..상상만 해도 가슴이 잔뜩 부풀어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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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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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 그리고 딸의 관계를 아주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시집이었다..어쩌면 시집이라기보다는 곧 죽게 될거라는 걸 안 박경리작가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이 느꼈던 그때의 감정을 토해낸듯하다.
나도 딸을 키우면서 엄마의 흔적을 더듬곤 한다. 완벽한 인간이 아니기에 엄마가 기억못하는 순간을 나는 선명하게 기억하고 나또한 기억못하는 순간을 딸은 선명하게 기억할것이다. 평생을 엄마처럼은 살지 않을거라 생각하며 살지만, 엄마처럼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들과 달리 딸은 내 거울이다. 엄마라는 트라우마를 간직하며 살아가는 나나 딸..그 분의 따님도 이제 이세상 사람이 아니니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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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명 수업 - 자연의 벗들에게 배우는 소박하고 진실한 삶의 진리
김성호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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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본디 생물학자이다. 생물학자가 글을 잘 쓰는 경우, 자연에 대한 시너지는 배가된다.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새를 보기위해 새집같은 움막을 만들어 배깔고 엎드려있다가 몸상하고 버섯을 연구한답시고 독버섯인지 아닌지 알아보고자 먹다가 토사광란.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지켜본다. 이 분의 이런 바탕을 만든건 어릴적 여름방학이면 가던 외갓집에서의 추억이다. 무한대로 사랑을 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시골에 계시는 건 상상만해도 좋다. 맘대로 해도 되고, 무슨 일을 해도 용서가 된다. 작가는 마무리를 환경문제로 이어져간다. 야생동물이 지나갈 도로를 만드는게 시급한것같다..여기저기 도로에 죽어있는 동물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왔다. 50여일간을 꾸준히 지켜보며 일기를 쓰셨다는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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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고집쟁이 농사꾼의 세상 사는 이야기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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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시골할아버지. 한국의 헬렌 니어링이라 불리었다 하는데, 일단 성별이 달라서 그 느낌이 그리 오진 않았지만, 최초의 '자연인'으로 살아가셨던 분이 아닌가 생각해봐요. 사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프로그램이 '나는 자연인이다'에요. 자신들은 속세와 연을 끊고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는 거지만, 인생의 끝을 본 분들이 대부분이기에 그 사람땜에 속 썩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출연자들이 미워지기까지 하더라고요..ㅋ.
그러나 전우익작가는 약간은 다른 것같아요. 이름과는 달리 좌익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고, 친환경 농사를 지어 지인들에게 나눠줍니다. 그리고 자연을 인색할정도로 아끼고 사랑합니다. 이 분의 글은 보석과도 같이 반짝이다가도 분노에 찬 불덩어리처럼 이글거립니다. 머리가 하얗게 새고 허리가 조금씩 굽어져와도 본인의 철학만은 꼿꼿하게 세우시는 분들 참 존경스럽습니다. 너무 꾸미지 않은 모습에 옆에 가면 할아버지 냄새 풀풀 날것같지만, 이 분의 집에 가서 풋내나는 나물밥상 얻어먹고 싶은 생각까지 듭니다. 이 분은 시리즈로 딱 세 권의 책을 남기셨습니다. 물론 자신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그의 대쪽같은 삶에, 감성풍부한 글을 듬뿍 느낄수있음에 감사하며 읽었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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