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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 요술 고양이
신국현 지음 / 무늬북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상자 속 요술 고양이
처음엔 책에 나온 따뜻한 일러스트를 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 내용 때문에 더 좋아진 이 그림 책...
이야기는 길거리에서 시작된다.
길거리에는 아무도 관심 같지 않는 상자가 있었고, 주인공인 해바라기 할머니는 폐지를 주우러 다니시다가 우연히 그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 상자 안에는 관심을 간절히 바라는 길고양이들 냥심이, 오디, 덩치 무늬가 있었다. 그 들을 두고 수레를 끌던 할머니는 다시 고양이 세 마리를 데려다 같이 살기로 했고... 우유를 나눠주며 정성스럽게 고양이들을 돌본다. 냉장고에는 먹을 거리가 없이 텅텅 비어있는 모습이 비춰지고, 우유 역시 주민센터에서 제공된 우유이다. 해맑게 웃는 할머니와(이빨빠진), 고양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얼마나 예쁘던지 우리 딸아이는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아프셔서 일을 못가게 되자 고양이들이 도깨비로 변신 할머니를 도와드린다. 그간의 고마움을 은혜로 갚는다. 그리고 할머니가 사실 멋진 성도 만들어 드리고 이 성을 보러 오는 이웃들과 축제를 벌이기도 한다.
아이는 고양이들도 같이 할머니랑 살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아쉬워한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엄마 그리고 폐지를 주우러 다니시는 할머니가 떠오른다.
엄마는 폐지를 주우러 다니시지는 않았지만 고양이들 밥을 주러 저녁마다 동네를 돌아다니셨다.
비닐 봉지에다가 주렁 주렁 밥과 참치 꽁치 깡통을 섞어 꽉 매듭을 묶은 뒤
아파트 한 바퀴를 도셨다.
나비야...한 마디에 슬렁 슬렁 걸어서 나오는 아이들. 그들은 바로
길 고양이이다.
해바라기 할머니처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신 분이 우리 엄마이다.
하지만 지금은 앞이 잘 안 보이셔서 혼자 힘으로는 거리에 다니실 수도 없고 집에만 생활하고 계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엄마와 오버랩 된다. 상처받은 동물을 바라볼 때 동물을 도울 때 엄마는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착한 천사였고 그 천사를 알아보는 고양이들은 엄마의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해주는 치료제였다.
또 매일 같이 종이 박스를 구하러 돌아다니는 할머니가 생각난다. 버스가 지나가든, 횡단보도에 빨간색 신호등이
켜져있어도 아슬아슬하게 리어커를 끌고 다니는 그 할머니...
소외 받는 이웃들과 또 버려지는 고양이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