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사나이 소바즈 - 물구나무 004 파랑새 그림책 4
제니퍼 달랭플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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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처럼 다른 두 형제가 있었다.

형제의 아버지는 죽으면서 형에게는 성을, 숲을 놀이터 삼아 살던 동생에게는 숲을 물려 주었다.하루아침에 성에서 쫓겨난 동생은 숲에서 숲의 리듬에 따르며 숲에서 먹을 것을 얻고,

집을 짓고 숲의 비밀을 잘 아는 숲의 처녀와 결혼을 해서 살아간다.

전쟁에 성을 잃은 형이 숲의 나무를 베어 팔라고 꼬드기지만 소바즈는 숲이 자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의 유서를 발견하는데 그 유서에는 숲의 나무를 절대로 베지 말아달라는 아버지의 유언이 쓰여 있다.

"숲은 우리 것이 아닌걸요. 숲은 나무와 새들, 동물들의 것이에요. 숲은 꽃들과 이끼와 열매들의 것이에요. 숲은 꽃들과 이끼와 열매들의 것이에요. 숲은 산책하는 사람과 시인과 야만인의 것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숲은 배고픈 자의 것이고, 숲의 열매와 짐승들을 먹을 줄 아는 자의 것이에요. 숲은 숲을 아끼고 사랑하는 자의 것이에요."

엄마가 하는 이 말은 너무 많은 것을 소비하고 너무 많은 것을 가지는 우리를 조용히 꾸짖는다.

전체의 글의 마치 시를 읽는 것 같다. 소바즈가 처음 숲에서 생활을 시작하면서 먹을 것을 얻고 집을 짓는 장면들이 특히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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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과학 시간 과학 그림동화 11
존 셰스카 지음, 레인 스미스 그림, 조세현 옮김 / 비룡소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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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읽었는데도

나는 어째 이 책이 시로만 되어 있다는 것을 몰랐을까.

처음 보고는 당황했다.

과학을 시로 풀어 보여 준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당황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참신하다는 느낌이었다.

글을 쓴 작가가 "늑대가 들려 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를 쓴 존 셰스카이다.

이 책이 초등 1,2 학년이 볼 책으로 되어 있지만

실상은 과학시간을 무지 지겨워함이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읽어야 한다는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초등학교 고학년에 적당한 책이 아닐까 싶다.

초등 고학년 정도가 되면  그림책을 시시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게 문제이기는 하다.

진화론, 물의 순환, 인체의 장기, 블랙홀, 공룡, 먹이사슬, 연소, 원자 등등

과학시간에 다루는 것들을 모두 짚고 넘어갔다.

그것도 아주 명쾌하고 간단하게.

그러므로 이 책은 과학의 실타래가 막 풀리기 시작하는 지점이라고 해야 할까.

일학년인 우리 쌍둥이 아이들에게 읽어 줬더니

한녀석은 재밌다고 옆에 붙어서 듣고,

한녀석은 시라는 것을 안 순간 재미없다고 미련없이 떠나 버렸다.

재밌어 하는 녀석이랑 나랑 둘이서 블랙홀 이야기도 하고, 물의 순환 이야기도 하고,

마더구즈를 닮아 있는 과학시도 찾아내면서 즐겁게 읽었다.

하지만 이 책은 재미있게 읽고 끝낼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언젠가 시는 재미없다고 도망가버린 녀석까지 앉혀 놓고,

과학시로 다룬 주제 하나를 골라 실험을 하든,  깊이 들여다보기를 하든

하고 나면 아마도 이 책의 묘미를 정말로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시를 피해 도망간 녀석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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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소원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7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7
하이디 홀더 글.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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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는 말을 맨 먼저 해야 하는 책이다.

그림책이어서 더 아름다울 수 있는 책.

이 책에 나오는 까마귀도 이 책만큼이나 아름답다.

까마귀는 반짝이는 것을 모으는 취미가 있다.

취미라기보다는 그것이 까마귀의 삶이다.

반짝이는 것을 모으는 삶, 늘 반짝거리고 싶은 삶.

모두가 자신의 인생이 반짝거리기를 바라는 것처럼.

그러다 정말로 자신이 바라던 대로 젊어져서 다시 한번 반짝거리는 인생을 살 수 있는

반짝거리는 가루를 받았지만

까마귀는 그것을 아낌없이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 한다.

그러고는 늙고 지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와 마지막 남은 가루를 발견하고는

그 가루로 자신이 젊어지는 소원을 이룬다.

일곱 살 재현이는 젊은 게 뭐냐고 묻더니 마지막 장에 젊어진 까마귀의 모습을

보면서 젊음이 무엇인지 깨달은 모양이었다.

책을 다 읽어 주자 재현이는 책을 가슴에 꼭 안고 "난, 이 책이 좋아." 한다.

엄마랑 마음이 통했네. 아들과 눈빛을 주고 받으며 우리는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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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번 산 고양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83
사노 요코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비룡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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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책 사주기를 고집하는 엄마 때문에 책 사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 아이들이 오랜만에 할머니 덕분에 서점엘 갔다.

서점에서 아이가 고른 책, 백만 번 산 고양이.

아이는 왜 이 책을 골랐을까?

백만번이나 살았지만 고양이는 늘 자신의 인생이 싫었다.

백만번이나 누구의 고양이로 산 끝에 누구의 고양이도 아닌 자기 자신의 고양이로 살게 되었고

마침내 자신을 가장 사랑하던 고양이가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고양이와 자식들을 만났다.

자신과 함께 늙은 사랑하던 고양이가 자신의 곁에서 움직임을 멈추자

백만번 동안 한번도 울지 않았던 울음을 몇날 며칠 내놓다가 움직임을 멈추었고

마침내 다시는 다시 태어나지 않게 되었다.

아이들은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책을 읽을 때처럼 중간에 참견하지도 않았고

다 읽고 난 뒤에 말을 보태지도 않았다.

나도 묻지 않았다.

이제 일곱해째 세상을 살고 있는 아이들이 백만번의 삶이 주는 의미와 도둑고양이의 삶과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된 고양이의 자유와 사랑을 다 이해하긴 어려울 테지만

다만 인생은 그 백만번이란 숫자만큼이나 깊고 넓고 큰 것임을 어렴풋이 느끼면서

자기 앞에 펼쳐진 인생 앞에서 숨을 한번 고르지 않았을까 짐작을 해 볼 뿐이다.

어른에게도 삶의 의미를 다시 새겨 보게 해 주는 시 같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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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난 내아이 특별하게 조금 다르게
메리 시디 쿠르신카 지음, 이상원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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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를 키우는 나는 얼마 전 끊이지 않는 아이들의 싸움과 툭하면 화를 내는 아이들의 행동에 지쳐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낼 수만 있다면 엄마 자리 사표라도 내고 싶은 순간이었다.

잠도 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 책을 읽었다. 새벽 두시까지. 이 책이 나에게 힘을 주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우선 엄마가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육아를 이야기하지만 엄마의 마음 헤아리기를 잊지 않고, 엄마가 받았을 상처도 어루만진다.

아이들마다 모두 타고난 기질이 있고, 성향이 있는데 그것은 좀체로 바뀌지 않고, 누구의 탓도 아니다. 아이가 타고난 기질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기질을 가지고도 사회 속에서 훌륭하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다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의 많은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객관적으로 보고 나니 마음도 편해졌다. 그대로 받아들여 주면 될 일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웠다.

거기에 덧붙여서 엄마의 기질과 아이들의 기질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가도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기질을 알고, 자신의 기질까지 파악이 된다면 정말 아이와 함께 살아가기는 훨씬 더 쉬워질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뒤 나는 두 주먹 불끈 쥐고 다시 일어섰다. 아이들과도 한결 편해졌다. 책을 읽으면서 형제간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느냐는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기는 하지만 아이와 엄마의 관계가 원활해지면 형제들간의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는 점을 경험으로 체득하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 책은 담고 있다고 감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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