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번 산 고양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83
사노 요코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비룡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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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책 사주기를 고집하는 엄마 때문에 책 사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 아이들이 오랜만에 할머니 덕분에 서점엘 갔다.

서점에서 아이가 고른 책, 백만 번 산 고양이.

아이는 왜 이 책을 골랐을까?

백만번이나 살았지만 고양이는 늘 자신의 인생이 싫었다.

백만번이나 누구의 고양이로 산 끝에 누구의 고양이도 아닌 자기 자신의 고양이로 살게 되었고

마침내 자신을 가장 사랑하던 고양이가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고양이와 자식들을 만났다.

자신과 함께 늙은 사랑하던 고양이가 자신의 곁에서 움직임을 멈추자

백만번 동안 한번도 울지 않았던 울음을 몇날 며칠 내놓다가 움직임을 멈추었고

마침내 다시는 다시 태어나지 않게 되었다.

아이들은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책을 읽을 때처럼 중간에 참견하지도 않았고

다 읽고 난 뒤에 말을 보태지도 않았다.

나도 묻지 않았다.

이제 일곱해째 세상을 살고 있는 아이들이 백만번의 삶이 주는 의미와 도둑고양이의 삶과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된 고양이의 자유와 사랑을 다 이해하긴 어려울 테지만

다만 인생은 그 백만번이란 숫자만큼이나 깊고 넓고 큰 것임을 어렴풋이 느끼면서

자기 앞에 펼쳐진 인생 앞에서 숨을 한번 고르지 않았을까 짐작을 해 볼 뿐이다.

어른에게도 삶의 의미를 다시 새겨 보게 해 주는 시 같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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