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다닐 때, 대학을 졸업하고도 내 책장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던 문학과 지성사 책들.
집은 좁고 책은 늘어나고 자꾸 내가 읽던 책들을 버리고 아이들 책을 채워 넣게 된다.
그러니까 김현 문학전집과 오래 된 소설들은 몇 번의 정리 끝에도 살아남은 책들이다. 차마 버릴 수 없었던. 내가 다니던 학교 앞 서점에서 한 권 한 권 사모았던 김현 문학전집. 내가 책을 골라 계산대로 가져가면 서점 주인 아저씨는 두꺼운 비닐로 커버를 만들어 주셨다. 아저씨가 책을 다 싸실 때까지 기다리던 그 시간마저도 그리운 추억이 되었다.
그때는 책이 그렇게 귀했다. 소중하게 포장을 해 상하지 않게 두고 보는 귀한 물건이었다.
책만 귀했던 게 아니었다. 책을 고르는 시간, 책 주변을 서성거리던 발걸음. 아저씨가 책을 싸던 손놀림, 가슴에 품고 나오던 시간까지 귀하지 않은 게 없었다.
오늘 포스팅을 하면서 그때를 다시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