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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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주제의식이 강해서 거부감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무지개 물고기가 잘난 체하는 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관대하게 받아들여지는데, 반짝이는 비늘을 하나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파란 물고기가 친구들에게 일러바쳐 '왕따'시켰다는 설정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친구를 사귀기 위해 무지개 비늘을 하나씩 떼어 줘야 한다는 것도 너무 잔인하단 말이다. 비늘을 떼어낼 때 얼마나 아프겠어? ㅜㅜ 

하여간 이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잘 읽어주지 않는데, 아이들은 반짝이는 물고기 비늘에 홀딱 시선을 뺏긴다. 홀로그램의 작은 비늘 조각이 박혀있는 무지개 물고기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독자가 어릴수록 무지개 비늘에 더 시선을 뺏기는데, 아이들이 '비늘'을 '비닐'로 알더라. 그래서 물고기 비늘을 알려주기 위한 독후활동을 하면 반응이 좋았다. ^^  



아무리 예쁜 무지개 비늘을 가졌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더구나 친구 하나 없는 물고기는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삶의 지혜를 가진 문어할머니를 찾아가 한 말씀 듣는다. "네 반짝이는 비늘을 다른 물고기들에게 한 개씩 나누어 주거라. 그럼 너는 더 이상 바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고기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 수 있을 거다." "싫어~" 라고 말하려는데 문어할머니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무지개 물고기는 다시 다가 온 파란물고기에게 반짝이는 비늘을 하나 나누어주고, 곧 다가온 다른 물고기들에게도 하나씩 나누어 준다. 그렇게 아끼던 비늘을 하나씩 떼어주면서 비로소 행복을 느끼며 물고기들과 친구가 된다. 아끼는 것을 나누어 주고 느낀 행복감은 이해하지만, 다른 물고기들이 반짝이는 비늘을 받고서 친구가 되어준다는 게 맘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물고기들도 무지개 물고기를 따돌렸던 걸 사과하지 않아서 끝까지 별로다.  

초등학생이라면 충분히 토론이 될 만한 책이다. 친구들에게 일러바쳐 왕따시킨 파란물고기의 행동, 아끼던 비늘을 하나씩 떼어준 무지개 물고기의 마음, 무지개물고기의 비늘을 안 갖고 친구가 돼주면 안 되었을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거리는 듬뿍 들어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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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11-3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순오기님 말씀도 공감해요.^^
그래도 여럿이 함께 나눈다는 건 정말 어렵지만 소중한 일인 것 같아요.

순오기 2009-11-30 11:18   좋아요 0 | URL
처음에 삐딱하게 봐서 그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