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꽃신 효리원 창작 그림 동화 4
정휘창 지음, 박요한 그림 / 효리원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그림이 참 예쁘다. 주인공 원숭이는 어리석고 오소리는 얄밉지만 그림은 짱이다.^^ 내용은 익히 하는 이야기지만 다시 읽으며 조삼모사도 생각나고, 아프리카에 신발을 팔 수 있는지 시장조사하러 갔던 사람이 저 맨발에 우리 신발을 다 신겨야겠다고 긍정적인 평가로 성공했다는 일화가 떠올랐다. 현대는 자본의 논리가 세상을 좌우한다. 오소리가 탁월한 사업가라고 본다면 비난 받을까? 하지만 오소리의 영업전략에 먹혀 들어간 원숭이도 반성할 일이다. 

초등 3학년 교과에 실린 이야긴데 충분히 토론거리가 많다. 오소리와 원숭이 팀으로 나눠 찬반 토론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먹고 먹히는 세상, 지혜로운 처신이 필요할 때다.^^ 

맨발로 살아온 원숭이에게 꽃신을 선물한 오소리의 친절을 의심해야 했을까? 

한번도 아니고 꽃신이 닳아질때마다 가져오는 오소리의 친절을 경계했어야 했다고~ㅜㅜ
 

이미 꽃신에 길들여진 원숭이 발바닥은 봄에 맨발로 다니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닳아진 꽃신을 고쳐보려 했지만 재주도 없고 완전히 낡아서 고칠수가 없구나. 원숭이 너 어쩔래?
 

아무리 사정해도 안면 싹 바꿔 그냥 줄 수 없다는 오소리 영감, 힘겹게 모은 식량을 오소리가 요구하는 대로 점점 많이 주고 꽃신을 얻는 원숭이, 결국엔 오소리의 머슴이 되어 시키는 일도 다 해야 됐고... 나중엔 업고 다녀야 했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걸 깨닫기엔 원숭이가 너무 어렸을까? 무슨 일을 하기 전에 그렇게 결정해도 좋은지, 그리 했을 때 무슨 문제가 생길지 헤아려 보는 현명한 원숭이였다면 결코 오소리의 꾀에 넘어가지 않았으리라. 사탕발림에 넘어가 버린 원숭이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 주워 담을수도 없으니 묵묵히 감당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어린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깨우칠 수 있을까? 친절을 불신하고 남을 속여야 내가 살 수 있다고 가르쳐야만 할까? 참 사는 일이 만만치 않지만 정이 통하고 믿음을 주는 세상은 정녕 없단 말인가! 속이는 자와 속는 자, 누가 더 나쁠까? 엎지러진 물처럼 지도자를 잘 못 뽑아 땅을 치고 통곡한들 소용없더란 말이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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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2-16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그림책으로도 있군요. 저 중학교때 담임선생님이 읽어주시던 게 생각나요.

순오기 2009-02-16 22:51   좋아요 0 | URL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요거 하나만 봤어요.

마노아 2009-02-16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한 낯선 어른을 경계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는 현실이 서글퍼요. 오소리의 친절도 의심하지 않았던 원숭이를 탓하자니 마음이 아프네요. 그래도 대가 없는 과한 친절은 의심을 좀 해보지...ㅠ.ㅠ 그림이 참 이뻐요. ^^

순오기 2009-02-16 22:52   좋아요 0 | URL
이런 책을 재미로 받아 들이기엔 좀 그렇죠?
현실을 생각하면 착잡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