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물고기 작은도서관 28
안선모 지음, 한지선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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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푸른책들의 '작은도서관' 시리즈는 초등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기에 어렵지 않은 이야기다. 그러나 저학년과 고학년은 독서수준이 다르기에 구분돼야 할 것 같다. 표제작인<자전거를 타는 물고기>는 초등6학년 2학기 읽기 교과서에 실렸지만, 다섯 편 모두 3학년 이상이면 무리 없는 내용이다.

 
등장하는 어린이들은 고학년이지만 단순한 이야기 구조가 오히려 저학년에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큰 갈등 없이 쉽게 마무리되는 이야기들이 고학년에겐 좀 시시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그래도, '아~ 나도 이런 적 있었어'라는 공감은 준다. 충분히 공감할 소재이지만 이야기가 너무 짧아서 제대로 펼쳐 놓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 책은 교육현장에 계신 작가답게 솔직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냈다. 또 각 편마다 선생님의 역할이 드러나는데,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선생님이 초등학교에선 꼭 필요하지만, 너무 직접적으로 교훈하는 개입은 동화적이기보다는 아이들 교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아 평점이 깎인다.


'메뚜기가 된 꼴뚜기'는 뜀틀 넘기가 두려웠던 나의 초등시절과 겹쳐지면서 웃음이 배어나왔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심정으로 도전했던 나와는 달리, 담임선생님의 경험담을 듣고 용기를 낸 준영이는 복 많은 녀석이다.


'자전거를 타는 물고기'에서 현실이 버거운 효성이는 날치처럼 날고 싶지만, 날 수 없어 자전거 타는 물고기를 그린 꿈이 살아있는 아이다. 다행히 좋은 선생님을 만나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기에 안심이다. 6학년 교과서에선- 자전거 타는 물고기를 그린 효성이의 마음이 어떠한지, 효성이는 어떤 아이였는지, 선생님에 대한 효성이의 변화된 태도를 알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인지 묻는다. 또 효성이를 대하는 선생님의 행동과 불우한 환경에 대한 효성이의 태도를 생각하고 느낌을 주고받도록 이끌어준다. 주변에서 이런 친구를 만났을 때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써 보는,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바람직한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


'가위소리'가 미치도록 싫었고 고물장수 하는 아버지가 부끄러웠던 수연이를 보며, 한때는 부모를 부끄럽게 여겼던 나의 성장기가 떠올라 얼굴이 달아올랐다. 아마도 이런 경험 한번쯤은 있지 않을까... 이제는 내 아이들이 부끄러워하지 않는 부모가 돼야겠단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아이의 가슴 속에 든 사랑이 피어나도록 하는 것도 현명한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된다.


'대부'에 나오는 찬이 같은 아이는 교실에서 한번쯤은 만날 수 있다. 초등학교에 특수반이 있고 특수교사가 있어도 학교생활은 일반아동과 같이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학부모나 아이들도 반 구성원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많이 성숙한 것 같다. 전국 초등학교에 급식이 시행된 지도 10년은 족히 되었는데, 아이들이 싸 온 도시락 반찬을 찬이가 먹어치운다는 이야기는 요즘 현실에 맞지 않는다. 10여 년 전에 썼더라도 이 책을 출판하는 시점에선 좀 수정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내 짝 영남이'에서 담임선생님은 영남이에게 엄마가 안 계신다는 사실을 모르신다. 그럴 수 있을까?  엄마가 외가로 가버려서 한동안 아빠하고만 살아봤던 민경이는 영남이를 이해한다. 경험만큼 좋은 선생님도 없는 것이다. 마음이 아픈 경험을 한 민경이가 짝꿍 영남이를 이해하고 내 짝 영남이가 좋다는 시를 적어 슬쩍 영남이 필통에 밀어 넣는 모습에 내 마음도 따뜻해졌다.


아주 짧고 단순한 이야기 구조이지만 현직 교사가 쓴 동화인만큼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동화의 장점을 잘 살려내었다 생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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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9-2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군요^^

민경 2008-01-2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이름이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