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예쁜 아이 말이 거친 아이 - 더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우리 아이 언어습관
공규택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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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예쁜 아이
말이 거친 아이
공규택 지음

이책은 생각거리를 많이 제공합니다. 저자가 광범위하게 내용을 다루다보니 읽다보면 여러 생각들을 저절로 하게됩니다. 저도 모르게 오염된 언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서 그 피해와 심각성을 잘 못느끼고 있었지요. 욕설에 예민했던건 욕을 잘 사용하지 않는 탓도 있기도 하고.
저자의 책에서 오염된 언어표현의 일상적인 예를 들어보면,
저자의 책 ‘42쪽~43쪽’
“글로벌한 생각으로 넓게 보자”
“그녀의 매력은 보이시한 것이다.”
“드라마틱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정말 원더풀합니다.”
“쿨하고 로맨틱한 남자가 좋다.”
“심플할수록 럭셔리한 휴대전화가 많이 나온다.”
“이 옷은 너무 타이트해서 못입겠어.”
“그 애는 일하는 걸 보면 참 스마트한 것 같아.”

저자가 문제제기한 표현들은 내겐 자연스럽고 일상적이라서 별다른 저항의식이 없었어요.그만큼 내 언어에 깊숙이 침투되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표현임을 저자를 통해 환기하게되었죠.
몇가지 표현은 적절한 우리말이 있는데 섞어서 쓰고 있었고 저자는 멋진 우리말 표현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우리말로 옮긴 표현의 예 중 “보이시”를 “선머슴”으로 대체한 표현은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말의 선머슴은 차분하지 못하고 매우 거칠게 덜렁거리는 사내아이를 표현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보이시란 일반 여성적인 분위기와 다르게 소년과 청년사이의 풋풋한 매력적인 분위기를 표현하기 때문에 “선머슴”의 대체 표현은 솔직히 적절하지 않고 별로 공감을 얻기 어렵지않은가. 엽기적인 그녀의 “엽기적”이란 말이 다른 뜻으로 바뀐다면 모르겠지만.
저자가 표현한 누더기 언어를 우리들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첫째 무분별한 기업체 제품과 광고에서 사용하고 있고 그런 기업의 광고는 우리일상에 침투되어 우리의 생활에도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미 스마트 폰이 대중화된 시대에 살고 있지요.
또 고 앙드레김의 의상 표현이 희화되어 유행처럼 번진적이 있지만 지식인들이 선진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영어와 모국어를 섞어 표현함으로 지적 우위를 나타내기도 하고 선진국의 문화와 언어를 높이 사는 부분도 있으며 일상화되어 국민들도 별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기도하지요.영어는 하나의 단어에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어서 우리말과 섞어 쓰면 분명 다양한 우리 말 표현이 줄어들고 오염되는 것은 저자의 말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언어가 오염된 것은 청산되지 않은 역사도 한 몫하는건 아닐까? 아직도 일본어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고 일제 식민역사를 청산하지 못하고 미국의 개입이 시작되어서 영어와 일본어 오염이 심하지요. 개인적인 문제로 돌려서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책의 장점은 요즘 아이들의 언어 표현을 배울 수 있고 알 수 있다는 점이지요.
대중가요에 무관심한 나는 “소시”가 뭔가 했는데 “소녀시대”라는 걸 알게 됐어요.
줄임말은 아이들만 사용하지 않지요. “나꼼수”,“나가수”“위탄”등 인터넷통신이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문화로 비단 우리나라 뿐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이지요.
SNS이나 트위터 카카오톡등의 문자를 이용하기에 줄임말을 사용하고 있어요.
샘, 초딩,대딩등 이미 줄임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그러나 문제는 단순 줄임말에 있지 않아요.
“우결을 봤더니 패마에 가서 문상을 내고 뭘 사더라.” 이런 표현을 실제로 아이들이 사용할 때 일부 어른들만 이해할 겁니다. 저도 이책을 보기전까진 하나도 못알아듣겠어요. 그런나 이런 형식이 소통을 단절하는 기능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공감하고 평소에 소통한다면 아이들 끼리는 이런 표현을 사용해도 어른들과 함께 대화할때는 아이들이 어른들을 배려해서 완전한 문장을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배려의 문화가 사라지면 어렵겠지만.
이 책을 보며 문자보낼 때 띄어쓰기도 좀 더 고려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자도 byte 전송이라 띄어쓰기도 byte에 포함되기에 띄어쓰기를 하게 되면 문자가 길어져서 요금이 더 부과되서 또 효율을 중시하는 문화속에서 두 번에 걸쳐 문자를 보낸다는 것은 성미급한 사람으로선 답답하기도 하니까요.
한정된 byte에 최대한 구겨넣다보니 띄어쓰기를 생략해서 의미가 달라진다거나 읽기가 불편한 부분을 고려해보지 못했어요.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제게 있어서 단순히 거친 욕설과 줄임말을 넘어서 바른 언어 표현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갖게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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