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엄마보다 힘이 쎄다 글 박기복/그림 정주원 작가의 좋은 글 작가의 프롤로그에 행복은 ‘자기 선택’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아무리 좋은 것도 그냥 주어지면 행복하지 않다. 아무 생각 없이 누군가 시키는 대로 사는 사람은 설사 목표를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무조건 복종할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거친 후에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자의 독특한 이력에 끌려 이 책을 신청하였다. 대한민국 남성들과 다른 선택을 했기에 관심이 가져졌다. 저자의 신간 철학은 엄마보다 힘이 쎄다는 저자가 논술학교 선생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겪은 경험과 한국아이들이 주로 겪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큰 주제로 1부에선 정직 2부에선 미래 3부에선 가족 4부에선 공부로 아이들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독특한 것은 저자가 가공의 인물을 설정하지 않고 실제로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의 고민을 수업시간에 주고받은 내용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사고력이 높아서 놀랐다. 정확한 연령이 없어서 추측해야 하지만 아이들의 의식수준은 어른인 나보다도 높은 부분이 있었다. 생각하라는 말은 무수히 들어왔지만 내 젊은 날을 되돌아보면 그렇게 깊게 사고해서 선택한적은 별로 없는듯하다. 고민은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해결되기도 했고 어떤 것은 미해결상태로 내 가슴 속에 상처로 남겨두기도 했다. 이 책은 10대를 상대로 만들어진 철학책이라 쉽게 써져있지만 최종선택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져있어 어른이 읽어도 도움이 많이 된다. 어른의 삶을 한번 돌아 볼 수 있고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푸는지 점검해 볼 수 있다. 저자가 조금 부러운 건 갈등이 있는 아이들이 부모한테는 털어놓지 못해도 저자인 선생님한테 풀어놓는 다는 것이다. 선생님한테 마음을 열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혹 나도 강압적인 부모는 아니었는지 또 훈계형은 아닌지 점검에 들어갔다. 사실 아이보고 늘상 생각하라고 하지만 언제나 훈계만 하고 있었다. 1부 정직에서는 어른도 아이도 일상적으로 겪지만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전자 사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인터넷소설을 수집하는 아이가 엄마가 삭제하라는 요구에 다른 곳에 옮겨두고 엄마에게 삭제했다고 속인 일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여기서 저자는 옳다, 그르다는 가치판단이나 훈계를 하지 않는다. 더구나 엄마를 속인 이학생은 엄마를 속인 행동에 대해 철학이론까지 거론하며 정당화시킨다. 저자는 선택하는 아이의 마음이 자신을 속이거나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버리는 것이면 안된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너 자신에게 진실로 정직해야 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을 선택하지는 마. 그것은 분열이야. 너를 분열시키면 너의 내면에 죄책감이 생기고, 핑계거리로 둘러싸인 자신이 만들어져. 그것은 널 불행하게 하는 일이야.“ 결국 그 학생은 엄마가 원하는대로 인터넷소설을 지웠지만 자신이 선택하여 지웠다. 어릴 때 읽었던 피노키오에서 요정이 세상에는 코가 길어지는 거짓말과 다리가 짧아지는 거짓말이 있다고 말한내용도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는데 피노키오이야기와 데미안의 이야기가 나오서 어릴 때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큰 제목과 그 아래에 작은 4개의 소제목이 있고 각각의 소제목에는 철학으로 길 찾기가 있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학생의 고민과 저자의 안내와 대철학자의 생각들을 함께 보면서 내자신의 마음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