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으로 그린 그림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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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 더 아름답다....


아주 오랜만에 김홍신님의 <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읽으면서 내내 떠오른 생각이다.

영화나 소설을 보면 운명적이고 너무도 아름다운 사랑이 그려지곤 한다.

평생동안 잊지 못하는 사랑,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는 사랑,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헤어져야 하는 사랑 등등...

그러나 현실에선 그러한 사랑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흔히 사랑의 결실을 결혼으로 여긴다.

정말이지 너무도 사랑해서 사랑의 결실로 결혼을 했지만, 결혼 후의 삶은 현실에 부딪혀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이 조금씩 퇴색되어가는 것을 느끼며 안타까워하지 않던가...


<바람으로 그린 그림>

사랑이야기이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야기..

성당에서 알게 된 리오와 모니카.

리오는 모니카에게 점점 사랑을 느끼지만 표현하지 못한다.

모니카 역시도 리오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임을 인지한다.

모니카가 리오보다 7살 연상이었기때문이다.

지금이야 여자가 남자보다 연상인 것이 문제 될 것이 없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바람으로 그린 그림>에서 리오와 모니카가 사랑할 당시에는 연상의 여자와 특히나 7살이나 많은 여자와 결혼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드러내놓고 리오와 모니카가 사랑을 표현하거나 연애다운 연애를 해본 것은 아니지만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전달한다.

그러나..

모니카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선택한다.


이렇게 리오와 모니카의 사랑이야기가 간단하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리오와 모니카의 사랑 이야기를 흔하디 흔한 이야기 중에 하나쯤으로 보면 안된다.

예상되는 리오와 모니카의 사랑이야기이지만 <바람으로 그린 그림>의 결말은 예상 밖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비극적으로 끝나는가 싶다가도 용서가 해피엔딩으로 이끌어 간다.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또다시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쳐온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배신감이 몰아닥치다가

이해와 용서가 리오와 모니카의 사랑, 그리고 그들 주변의 사랑을 정리한다.


<바람으로 그린 그림>

눈물을 흘리며 읽었다.

리오와 모니카의 아련한 사랑이 안타까워 눈물이 흐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모니카가 결혼 후 인공수정을 하게 되는데 인공수정을 하는 것이, 그것도 남편의 정자가 아닌 다른 남자의 정자를 통한 인공 수정이 어떻게 집안의 대를 잇는 것이 되는 것일까라는 것과, 리오의 정자로 인공수정하게 되는 경위가 좀 그랬다..^^

그리고 서로의 행복을 빌며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된 리오와 모니카이지만 서로 각 가정을 이루고 난 후 거리낌 없이 가족끼리, 리오의 아내와 모니카가 언니 동생하며 친하게 지내는게 가능한 일인걸까? ㅎㅎ


소설임을 감안하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일이긴하다.

아니 어쩜 우리가 가장 이상적으로 꿈꿔보는 그런 사랑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랑의 결실이 가정을 이루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런 결실이 없어도 사랑은 있을 수 있고,

그 사랑을 잊지 못하고 마음에 품고 있다하더라도 또 다른 사랑을 할 수도 있다. 거짓이 아닌 진실된 사랑을..

사랑은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바람으로 그린 그림>에서는 한번 쯤 해보고 픈 그런 운명적인 사랑을 볼 수 있고, 또 한번 쯤 겪어봤을 법한 사랑의 배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용서'가 우리의 모든 사랑을 품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강렬하고도 슬픈 사랑을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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