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코코슈카 - 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 문화 평전 심포지엄 5
뤼디거 괴르너 지음, 최호영.김하락 옮김 / 북캠퍼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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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사에서 모던 빈 화가로 알려진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실레, 그리고 오스카 코코슈카 이렇게 세명의 빈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화풍은 지금도 그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오스카 코코슈카를 다룬 평전에서는 그의 생애를 통해 그가 이룬 업적과 미술 및 저작 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됐다.



그동안 국내에 그의 작품 화집을 소개한 것은 있지만 그의 생과 작품 세계를 모두 다룬 책은 이번이 처음이란 점과 예술의 본질과 예술가로서의 고뇌, 실제 그 시대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뤄낸 예술작품성들은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886년 오스트리아 푀흘라른이란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그가 빈의 국립실업학교를 거쳐 예술가로서 날개를 펼치고 세기의 사랑이자 지독한 사랑에 대한 일을 겪으면서 그의 대표작으로 남긴 작품에 이르기까지, 이후 망명의 길을 걸으면서도 예술에 대한 열망은 누구보다도 뒤지지 않았다는 것을 들려준다.




그의 작품 중 대표하는 '바람의 신부'속 여인인 알마 말러와의 광기와 집착성 짙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파탄으로 끝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회자된다는 점에선 인생이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보 보면 알마란 여인의 매력은 뭇 여럿 남성들의 인생을 뒤흔들었으니...)





                                           (네이버 발췌)



사랑이 지나친 소유욕으로 변하고 집착으로 변할 때 그가 이미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실존모형 인형까지 만들어 지낸 시간들은 '알마 인형'을 만든 남자란 별명이 무색하게 그의 예술적 창작 활동에 있어서는 표현주의 화가로서의 정접을 찍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캔버스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내고 히틀러 시대에 자신의 예술지향을 인정받지 못해 망명으로 길을 돌린 점, 이후 1953년 잘츠부르크에서 잘츠부르크 국제여름미술아카데미를 설립하면서 '시각예술'로써의 예술 교육을 했다는 점은 오늘날 현대 예술 교육의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예술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전생애를 차근히 더듬어 가다 보면 젊은 날의 흔히 말하는 똘기와 청춘의 무한한 자유로움에서 점차 나이가 들면서 예술가로서의 창작과 시대의 흐름에 부딪치는 예술가란 자리의 고민들은 또 다른 면모를 엿보게 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지칭받는 그가 추구했던  자신만의 예술 표현과 그가 지나쳐온 여정들을 함께 엮은 여정을 알 수 있었던 내용이라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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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도끼다 -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지성의 문장들
김지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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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10년간 이어져 오며 누적 조회 수 2500만 회를 기록하고 있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통해 접한 국내외 석학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



그런데 단순히 인터뷰를 통해 다듬은 글이 아닌 실제 그들이 말한 내용 일부를 필사로 할 수 있는 것으로 출간된 것이라 좋은 기회로 만나볼 수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국내 유명인들은 물론이고 국외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 인터뷰는 책을 접했을 때의 감촉부터 남다르다.



180도 펼쳐볼 수 있는 사철제본 방식과 인터뷰 글을 오른쪽에 필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각 장마다 컬러별로 쉽게 접할 수 있게 구성된 점이 첫 장부터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










고인이 되신 분부터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분 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에 대한 생각과 실천들은  짧은 글 속에 많은 의미를 담아내고 있어 한 글자 한 글자 필사를 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감동 또한 깊게 다가온다.



100인의 지성인들은 과연 나의 삶의 방향과 무엇이 다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인생을 바라보는 눈길에서 우리들은 무엇을 느끼고 실천할 수 있을까?



워낙 좋은 분들의 인터뷰가 많아서 어느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송승환, 김혜자, 나태주 시인의 글을 뽑고 싶다.



간략하지만 그 안에 품은 인생에 대한 생각들은 실제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평소 느끼던 바를 진솔하게 옆 사람에게 들려 주 듯한 내용이라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설 연휴에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정주행 하면서 뒤늦게 시청했는데, 좋은 어른이란 어떤 어른일까?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로 구분된 시대라는 것을 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서 서로를 바라보고 느끼는 인간미 넘치는 대사들이 많은 심금을 울렸는데, 마침 이 책을 필사하면서 삶의 방향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던져볼 수 있었던 시간이 됐다.







하루에 짧은 시간을 통해 한 장에 담긴 유명인사들이 던진 문장들 속에 나만의 인생 길라잡이를 잡아보는 것도 좋고 그들의 생각을 통해 좀 더 발전된 나의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타가 된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단 생각이다.




필사를 하고 싶지만 긴 문장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분 들이거나 기존에 필사와는 다른 취향의 필사를 하고 싶은 분들에겐 정말 좋은 필사책이라 소장용,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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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
정명섭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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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병조판서 송치인의 아들인 송현우는 장원급제 이후 친구 이명천의 여동생과 혼인하고 곧 왕으로부터 암행어사로서 활약할 것을 명 받는다.



그러나 결혼한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아내와 부모, 노비들이 끔찍한 모습으로 죽은 현장을 발견하고 그의 눈에 비친 외팔이, 외다리, 애꾸눈을 지닌 자들을 보게 되는데, 그는 그들이 곧 이 범행현장의 범인들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그가 지닌 검이나 주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그는 범인으로 체포되고 옥에  갇히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곧 깨어난다.



이후 옥에서 탈출, 왕실을 보호하는 임무로 수행 중인 천격당의 당주인 소진주를 만나면서 그는 이 사건 전체에 대한 해결을 위해 그녀가 소개한 진원과 '어둠'이란 이름을 지닌 개와 함께 길을 나서게 되는데, 과연 이 사건의 주범은 누구이며 왜 그에게 이런 일들이 벌어진 것일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반정에 성공한 임금과 그를 도운 신하들, 왕의 명에 의해 부마와 죽은 누이의 죽음에 대한 주범으로 생각하고 있는 송현우를 잡기 위해 암행어사로서 그의 행방을 쫓는 이명천까지 그들의 동선들이 서로 겹치면서 엮어가는 진행이 한 편의 영화를 연상시킨다.







조선판 다크 판타지로서 전해 내려오는 각 전래의 요괴들을 떠올리게 하는 대결들이나 자신의 근원을 찾아 나서면서 만난  민초들의 애달픈 사연들과 삶의 처참한 모습들은 죽었으나 죽지 않은 송현우란 인물의 암행어사 활동으로 이어진다.



연신 좀비가 등장하는 '킹덤'이 떠올랐는데  뱀, 요괴들, 어둠을 배경으로 검에서 쏟아져 나오는 군졸들을 통해 한국전래 이야기로 들었던 모든 것들의 총체적인 집합으로  이만한 등장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시종 알듯 모를 듯 점점 진실에 다가가는 송현우 가문이 지닌 비밀, 여기에 왕권유지와 신하 견제에 대한 정치적인 흐름들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한국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의  다크 판타지 탄생이라 느낌이 든다.








누군가는 진실을 찾아 나서고 그런 그를 쫓는 자들의 연이은 행보 속에 펼치는 판타지 무술 세계는 읽는 동안 하나의 영상처럼  계속 자리 잡았는데 실제 극장에서  만나도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열린 결말처럼 송현우가 차후 어떤 암행의 역할을 하면서 끝까지 진범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 작품, 시리즈물로 만나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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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대루
천쉐 지음, 허유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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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대표하는 작가 천쉐의 동명 드라마 원작으로 알려진 소설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현대를 상징하는 것들 중 하나인 무한대로 뻗어가는 고층 건물들, 첨단 공법을 이용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다는 유명 건물들을 연신 생각하게 하는 작품 속 건물은 높이 150미터 지상 45층의 주상복합 마천대루다.



이곳에 A, B, C, D동으로 나뉘어 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은 흡사 현대인들의 각박한 삶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비친다.



여기에 건물 카페에 아름다운 미모로 알려진 매니저 중메이바오란 여인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내용은 범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수사와 함께 그 건물 안에서 살아가고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이들의 각기 다른 환경과 참고 조사를 통해 보이지 않은 그들만의 세계를 드러낸다.








총 4장으로 이뤄진 흐름들은 건물과 연관된 직업을 갖고 있거나 관리를 하는 사람들, 길을 건너면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지만 편리한 주상복합으로 인한 밀폐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심리적인 불안과 모순된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점차 그녀의 죽음을 계기로 주요 용의자로 지목된 자들의 생각들을 엿보게 이어진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문제 될 것 없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이라도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성장했는지, 진짜 사랑의 모습과 자신의 안위를 위한 결백을 주장하는 말들 속에 점차 더욱 범인의 정체에 대해 혼동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배치는 마천대루란 건물과 동질의 모습을 함께 한다.




오고 가며 그녀를 알고는 있지만 정확히 그녀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 관음적인 성향과 첫사랑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 정상적인 사랑이 아닌 사랑을 하는 사람, 성소수자들의 사랑의 모습들까지 세밀한 그들의 인생모습을 그려낸 이 작품은 한 사람의 죽음을 통해 그들이 그녀를 알고 있지만 모르고 있었다는 전개가 그들이  서서히 변해가는 삶의 모습을 그린 과정으로 그려져  조용하면서도 슬프게 다가왔다.


  

한 사람을  중심으로 그와 연결된 이들의 자조적인 삶에 대한 변화의식과 진행방식이 빼곡히 몰린 건물들 사이에서 누가 어느 동에 살고 있는지조차 관심 없으며 자신만의 삶에 대한 치친 피로감, 여기에 건물이 의미하는 상징적이고도 추상적인 모습 대비는 현대인들의 모습 그 자체로 보인다.




시간이 흐르고 점차 사건에 대한 기억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멀어지는 시간에 대한 공허함, 여기에 관련된 인물들이 자신들의 삶에 대한 변화를 하고 싶다는 의지는 대만인들의 평범한 삶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대만의 현대의 흐름들을 함께 엿볼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마천대루를 통해 저자가 그리고자 한 각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통의 부재와 사랑과 용서, 죄와 벌, 죽음들을 이끌어낸 이야기는 끝없는 희망이 보이지 않던 이들의 삶에 대한 연민을 불러일으킨 소설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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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 공격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3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빛소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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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에밀졸라-



국내에 출판된 작품들이 루콩- 마카르 총서를 중심으로 엮은 방대한 이야기부터 실제 역사 사건의 쟁점에 있었던 일에 자신의 생각을 쓴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이번에 마주하게 될 작품집들 또한 그만의 색채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작품집들은 장편소설이 아닌 단편 선집 구성으로 다섯 편의 작품을 보인다.



'방앗간 공격', '나이스미쿨랭', '올리비에 베카유의 죽음', '샤브르 씨의 조개', '수르디 부인'으로 선보인 작품들 내용은 배경 묘사 자체부터 각 등장하는 인물들의 특성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그렸다는 점에서 읽는 내내 실제 그 당시의 생활상 모습이나 풍경이나 사물들에 담긴 하나하나의 세밀함이 돋보인다.




- 물이 은빛 물결로 물레에 쏟아지면, 물레는 진주 방울을 뒤집어쓴 채 그 기이한 뼈대를 눈부신 은빛 목걸이 아래로 돌렸다.- p 11




작품 속에서  등장인물들을 대변하는 인간들의 군상들 모습이 삶에 있어서 뜻대로 이뤄지는 것들이 힘들며 이러한 진행의 흐름들은 아이러니와 희비극조차도 섣불리 확실하게 단정 지을 수없는 예측불허의 삶을 보여주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첫 번째 작품인 '방앗간 공격'의 배경인 프로이센- 프랑스 전쟁을 통해  시골 방앗간에서 벌어지는 연인들의 사랑과 고민들을 그린 이야기는 저자가 그동안 그려온 전쟁시대( 작품 : 패주)를 관통하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사연들이  제도와 복잡한 인간 내면을 중심으로  충실히 그려왔듯 이 작품에서도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과 연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부조리와 어리석음에 일침을 가한다.




그런가 하면 '나이스 미쿨랭'은 저자 자신이 실제로 체류했던 레스타크에서 쓴 작품으로 아름다운 풍경의 묘사는 절로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리고 이런 풍경 속에서  학대 속에 살아가는 여인이 사랑에 빠지면서 연인을 위해 아버지를 죽이려는 결심을 하게 되는 진행이 불안감을 선사하며 빠져들게 만든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강하게 느꼈다고 하는데 그런 자신의 마음의 불안을 표현하듯 그린 '올리비에 베카유의 죽음'에서 다룬 내용들은 관 안에 갇힌 인간의 심리와 행동들을 너무도 탁월하게 그려냈다.








이외에도 '샤브르 씨의 조개'에서는 특유의 외설스럽고 우스운 이야기를 펼치고 있으며 마지막 '수르디 부인'에서는 미술을 모티브로 삼아 두 남녀의 예술과 결혼생활을 통해 예술의 본질과 예술가, 예술작품에 대한 저자만의 생각과 물음들을 독자들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이야기꾼으로서 각기 다른 단편에서 보인 저자만의 작품세계는 지금도 여전히 마치 평행선을 걷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 이는 인간군상에 대한 표현과 심리의 불안들이 인생사 전반에 걸친 여러 감정폭들을 작품 속에 녹여낸 점들로 인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선과 악, 전쟁과 사랑, 그리고 예술에 이르기까지 그가 그린 창작의 세계는 단편선집을 통해서 차후 펼쳐진 대작품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된 기본이었고 이는 독자 입장에서도 그의 단편을 읽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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