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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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작가로서 그가 남긴 작품들이 지금도 여전히 독자들의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미공개 에세이를 만났다.




그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남긴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이 책에 담긴 소소하면서도 큰 울림을 주는 글들로 인해 다시 한번 그가 남긴 글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책에 담겨있는 9편의 글들은 나치를 피해 브라질로 망명하면서 살아가던 시기에 남긴 기록이자 그동안 묻혀있거나 공개를 원치 않았던 이유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한 글들로 히틀러의 만행이 극에 달한 시기를 겪었던 그의 진정한 글들이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첫 이야기 주인공인 안톤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돈에 얽매이지 않으며 이웃들에게 친절하며 스스로 물질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의 삶을 살아가는 그를 통해 저자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던 삶에 대해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데, 마치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나오는 홍반장이 떠오르는 것은 왜인지^^(물론 홍반장은 일정 수고비를 받긴 했지만 타인을 도우려는 선의의 마음에서 보면 비슷한 부분들이 있다.)




여기에 전쟁이 주는 피해와 충격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겪은 임계점을 넘어설 때 보인 감정의 소요에 대한 글들은 지금도 전쟁 중인 국제적인 일들을 떠올려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들의 생각방향과 행동들에 대한 저자의 통찰력은 놀랍다.







단순히 한가롭게 낚시 사냥꾼으로서의 일에 몰두하는 이를 보면서 글을 통한 그의 인간의 한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 당시 히틀러의 일들은 그가 호소하는 문장문장마다에 짙은 분노와 안타까움, 그러면서도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은 살만하다는 용기와 유머를 건네는 센스도 놓치지 않는다.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삶이 나의 의지와는 다르더라도 어린 시절 동급생에게 다가서지 못했던 '용기'에 대한 깨달음은 물론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무한한 애정의 삶의 애도가 엿보여 찬찬히 읽어보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짧은 분량의 글들로 채운 글들이지만 되려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들은 무엇보다도 깊은 마음의 감동과 스스로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들로 가득 찬 작품들, 어두울 때에야 비로소 보이는 우리들의 시선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두고두고 읽어도 좋을 책으로 올려본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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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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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밝게 연상했다면 이 작품을 읽은 후엔 노란색이 주는 다양한 점들을 달리 바라볼 것 같다.



창문과 대문, 그리고 벽에 이르기까지 노란색으로 과감히 색칠한 이유는 단지 좋아하는 색깔인 것도 있지만 적어도 이토 하나란 주인공에게는 그 외에 많은 것들을 상징한다.




어린 시절부터 낡은 문화주택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지내던 하나는 아버지의 희미한 존재감과 스낵바에서 일하는 엄마가 벌어오는 돈으로 가난한 삶을 사는 소녀다.



엄마의 지인으로 알게 된 기미코가 어느 날 그녀들이 사는 집에 잠시 머물던 시절 가까워진 하나는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난 기미코를 따라 학업도 포기한 채 그녀와 가게를 시작한다.




독립을 꿈꾸던 하나가 악착같이 모은 돈을  엄마 남자친구가 훔쳤다는 사실에 좌절과 실망, 이후에 집을 떠나고 싶단 마음이 왠지 이해가 가더라는...




기미코 이름에서 노란색이 의미하는 뜻이 들어있고 가게 이름도 '레몬'이라 지은 근간에는 이제 세상에는 기미코와 자신, 단 둘 뿐이라는 새로운 '가족'이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닫는 과정이 그녀의 작은 행복처럼 보인다.




- 개나리색, 병아리색, 바나나색, 레몬색. 노랑에도 여러 노랑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 모두의 공통점은 아무튼 다 노란색이란 것, 그리고 노란색은 노란색인 것 자체로 우리에게 용기와 안도감을 주는 특별한 색이라는 것이었다. -p 125




여기에 새롭게 사귄 가토 란과 모모코까지 서로의 집안 사정상 함께 지내면서 하나가 겪는  인생의 회오리바람은 세상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소녀에서 성인이 되고 그들이 어떻게 서로 헤어지게 되는지를 추적하는 드라마처럼 다가오는 작품이다.







'돈'이 주는 힘의 논리 앞에서 일찍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 이 작품이 그들이 헤어진 후 20년이 흐른 현재 마흔이 된 하나가 우연히 접하게 된 기미코와 연관된 사건을 통해서라는 설정이 과거의 일을 묻고 살아왔던 그녀의 마음을 다시 두드리는 계기가 된다는 점은 또 다른 만남의 애잔함을 느껴볼 수 있다.





부모라 해도 자식의 앞 날에 도움을 주지 못했던 사람들, 기미코를 의지하며 새로운 기족의 형태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하나의 마음이 작품을 읽으면서 동화가 되는 부분들은 이마저도 놓친다면 누구를 믿고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외로움과 두려움, 여기에 범죄의 길에 들어설 수밖에 없는 지독한 현재의 삶이 너무도 생생하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가족이란 형태가 하나란 인물에겐 너무도 소중한 꿈이었고  그 꿈을 좇아 열심히 노력했건만 처지는 달라도 가토와 모모코가 생각한 관점은 또 다르게 보인다는 점들이 기미코란 여인을 중심으로 저마다 생각들이 달랐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나가 했던 범죄 행위는 분명 옳은 행동은 아니었지만 결핍을 만회하기 위해서, 단지 가족해체만은 피하고 싶었던 작은 소망으로 시작한 것이기에 정말 안타까웠다.




소외된 자들이 모여 살던 집, 노란색이 주는 안정감이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 가족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된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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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존 J. 미어샤이머.스티븐 M. 월트 지음, 김용환 옮김 / CRETA(크레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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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통령 선거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로 집중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로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맞게 됐다.



세계각국이 저마다 자국에 영향을 미칠 부분들을 주의 깊게 생각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나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은 또 다른 초미의 집중된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오랜 우방으로서 다진 초강대국 미국과 이스라엘의 오랜 관계를 되짚어 보면서 현재 이스라엘이 중동 지역에서 펼치고 있는 전쟁의 여파가 국제적인 시선과 위배되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고 하는 이유와 이런 행동에 대한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이 지지하는 이유에 대한 내용을 들려준다.




1. 2부로 나뉜 내용은 1부에서 우선 미국이 이스라엘에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원을 펼치는 면면들을 시작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을 원조하는 이유들, 즉 전략적 중요성이나 이슬람 종교에 대한 좋고 나쁘다는 판단에 대한 의식, 이러한 결과로 이스라엘이 되려 피해자란 주장에 대해 살피고 2부에서는 이스라엘이 적으로 간주하는 팔레스타인, 이라크, 시리아, 이란등이 요인 암살이나 전쟁이란 정책을 통해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알아본다.



이는 로비로 그 영향력이 어떻게 미국에 미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과 이러한 효과는 앞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취할 행동과 전략을 중동과 더불어 좀 더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우방이라고 해도 실질적 자국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오랜 시간 지원을 하는 나라였다고 해도 한순간에 돌아설 수 있는 것이 국제실리 외교 정책이란 점을 생각한다면 이 책에서 다룬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중동 지역 나라들에게 더욱 거센 압박을 가하는 실정이 와닿는 부분들이 많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중동전략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추점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당장 당선확정이 된 후 이스라엘 정부에서 보인 행동들이 나름 중동의 관계와 이를 견제하는 방편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전략들, 여기에 로비의 정치적인 행보는 미래의 중동 정책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주요 내용으로 다룬 책이라 이론과 실제의 복잡한 면들을 알 수 있게 한 책이다.




외교적인 국제질서와 국제 간의 실리추구가 대세인 오늘날, 두 나라의 행보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던진 책이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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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미술관
강민지 지음 / 아트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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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늘이 참 예쁘다.


청량한 바람결과 기분 좋게 내리쬐는 햇빛을 받고 잠시 눈을 감고 있노라면 가을의 느낌이 와닿는데, 그중에서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흘러가는 자연의 모습은 기분 좋은 느낌을 갖게 한다.



파란색이란 컬러가 이렇듯 우리들에게 다가와 때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것도 천차만별, 여기 15명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와 작품에 관한 여러 가지 감상을 느껴볼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실제 1968년부터 색의 연구를 해온 프랑스 학자 미셸 파스투로가 전하는 말에 의하면 18세기부터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색깔로 파란색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데, 어디 유럽인들뿐이겠는가?



의류나 그림들, 기타 여러 예술 방면에 걸쳐서 생각해 보면 파란색이 지닌 여러 갈래의 파장들, 채도와 명도, 화가들이 생각하는 화폭에 담긴 블루 계열이 지닌 의미는 정말 다채롭다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저자가 다룬 15명의 화가들 또한 자신의 작품에서 개척해 나간 작품의 성향이나 그림에 담긴 해석을 풀이해 들여다보면 파란색이 같은 파란색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인상파의 모네처럼 자연과 빛이라는 소재를 갖고 파란색을 이용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이루는가 하면 피카소의 라이벌 앙리 카티스의 작품 세계, 산업혁명 이후 예술계도 변화의 바람을 맞아 변해가는 모습들이 파란색이 지닌 다양성에 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희망, 긍정, 기쁨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한편 우울, 블루스 같은 장르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파란색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책의 내용은 화가와 그의 작품들을 함께 보인 내용들이라 나에게 어울리는 파란색은 어떤 계열로 생각할 수 있을까?를 물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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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이트 제국의 역사 더숲히스토리
쓰모토 히데토시 지음, 노경아 옮김, 이희철 감수 / 더숲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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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세계사를 배울 때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탓에 잠시 머물다간 손님처럼 내용이 적었던 히타이트 제국-




지금은 인강이나 유명 채널을 통한 영상으로 쉽게 내용을 찾아서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당시엔 라디오 강의를 통해 관심을 두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발음이 입밖에 내뱉을 때의 강한 악센트가 인상 깊게 남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이 제국에 대한 분량 할애가 적었는지, 아마도 세계사 비중에 맞춰 상대적으로 깊게 다룰 시간적, 공간적 부분이 부족해서이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히타이트 제국에 관한 저술서가 극히 적기에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알고 있던 부분이나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알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았다.


 






우선 히타이트라고 하면 철기 무기를 다룬 제국이란 것이 떠오른다.




고대 오리엔트 역사에서 아시리아, 이집트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지금의 글로벌 확장시대를 맞았던 제국의 역사는 그들이 최초, 최대란 수식어를 처음으로 달고 있는 명칭에는  제국 영토를 넓히고 확장하는 시기에 걸맞은 그때그때마다 적응한 모습들을 통해  오리엔트에서 패권을 장악했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법률체계, 일반 식생활, 정치, 외교, 문화에 이르기까지 정복을 통한 속국에 대한 지배력에 대한 통찰들, 주된 음식인 빵의 종류만 해도 146종이었다고 하니 그들의 풍부한 삶의 방식도 엿보게 된다.




특히 법률체계가 로마가 다스리던 속국지배나 함무라비 법전과 자연스럽게 연결 지으면서 떠올릴 수 있는 점들은 법으로 강력한 지배를 채운 것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중시하면서 다뤘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이들 제국이 12세기에 사라진 원인이 가뭄, 내전, 속국들의 독립등 여러 가지 원인들이 겹친 이유로 한때 찬란했던 그들의 역사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는 점은 애석한 마음이 들었다.




만일 긴 역사를 이어왔다면 오늘날 주된 지배권 판도는 변해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이는 역사란 유한한 흐름아래 인간들의 삶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갖추게 하는 부분이란 생각도 들었다.









전체적으로 히타이트 제국에 관한 고른 주제를 담아내고 있어 그들의 밀착취재처럼 여겨질 만큼 그림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점과 내용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 세계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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