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인류 - 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한스 블록.모리츠 리제비크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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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무엇일까. 인간에겐 영혼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디지털 세계에서 나를, 친구를, 가족을 복제해서 불멸의 존재로 만드는 것이 죽음이라는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할 유일한 방법일까. 



읽는 내내 여러 가지 생각을 들게 했던 <두 번째 인류>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만남과, 2부 관찰


1부에서는 디지털 불멸성을 꿈꾸는 사람들을 찾아가 직접 이야기를 듣고, 왜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그들의 일상을 집중하여 담았고, 2부에서는 디지털 불멸성 자체 그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처음 책의 제목을 봤을 땐 앞으로의 미래사회나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덕성에 대해 설명하는 그런 책인 줄로만 알았다. 첫인상과 달리 책은, 미래가 아닌 현실에 집중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실제 기술들, 경험들, 사례들을 보다 사실적으로 명확하게 적시해놓은 과학 인문서적에 가까운 것 같다. 



아버지가 암에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은 제임스는 아버지의 대화와 추억을 바탕으로 챗봇을 만들게 된다. 챗봇은 아버지의 평소 억양과 말투를 고스란히 담아냈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아들이 만든 자신의 챗봇을 보고 "정말 대단하구나" "네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제임스의 누나는 마음이 더 심란해 질까 봐 챗봇과 이야기를 나눌 용기를 내지 못했지만, 제임스의 어머니는 남편이 그리울 때마다 대드봇과 이야기하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자신과 똑 닮은 챗봇을 본 아버지의 심정은 어땠을까. 
가족들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위로를 아버지와 닮은 챗봇으로부터 받았을까.


모든 일상을 자동으로 녹화하고 측정하는 '라이프로깅Life'ogging' 기술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일단 모여진 데이터만 있으면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나의 모든 발자취가, 살아온 역사가 기록된다면 정말 편하긴 할 것 같다. 내가 언제 누구와 있었는지 10년 전 지인, 20년 전 지인, 30년 전 지인까지 모조리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나보다 나를 더 잘 기억하는 디지털 세상. 나중에는 어느 게 진짜 나인지 헷갈릴 때가 올까.


망각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 죽도록 사랑하는 타인의 죽음도 결국 잊히며 극복해 나가는 게 인간이다.
매 삶을 디지털로 기록하는 우리는 이미 잊혀질 권리를 세상으로부터 뺏기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니면 '대신'기억해 주고, 리마인드까지 해주는 디지털 기기 덕에 오히려 인간의 기억이 감퇴할지도 모르겠다.

2020년 한 기업이 죽은 지 3년이 지난 7살 나연이를 VR 세상에서 부활 시켰다. 업체는 나연이를 가장 그리워하고 있는 나연이 엄마가 VR 고글과 장갑을 낀 채 딸아이와 재회하는 장면을 짧은 영상으로 찍어 세상에 공개했다. 
책에서도 이 이야기가 두 번이나 언급되고 있다. 그 부분을 볼 때마다 너무 눈물이 났다. 

딸을 잃은 엄마가 다신 못 볼 줄 알았던 딸을 다시 만났을 때 들었을 감정은 감히 짐작도 하기 힘들다.

떠난 이보다 남겨진 사람들이 더 힘들기 마련이다. 이런 남겨진 이들을 위해 라이프로깅 데이터로 그 사람을 부활 시켜준다면 다시 행복했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남겨진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일까

고인의 디지털 클론이 그 사람에 대한 남은 이들의 기억을 덮어쓸지, 삭제할지, 아니면 좋은 의미로 확장할지는 그 기술을 이용하는 개인에 달렸다. 그리고 우리가 누구를, 혹은 무엇을 아바타로 여길지, 그리고 그것을 누구로 혹은 무엇으로 인식할지에 달렸다.

우리는 형체를 얻어 구체화된 고인들을 꽉 붙잡으려 시도할까? 아니면 진짜인지 확인하지도 않고 그들이 우리를 자극하도록 내버려 둘까?


한 챕터 한 챕터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책의 구절 구절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다가올 미래가 아닌, 현재 진행형의 디지털 클론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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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게 권하는 물리학 - 어려운 물리학을 왜 배워야 할까요? 10대에게 권하는 시리즈
이강영 지음 / 글담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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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이란 어떤 학문일까요?,


이공계를 졸업한 저도 사실 물리학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힘과 에너지의 상관관계를 공부하는 학문"이라고만 말할 거 같습니다. 사실은 그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포함하고 있는데 말이죠.

학생 때는 교과 단계별 진도 빼는데 급급해서 사실 전체적인 핵심을 놓치기 쉬운 것 같아요. 


나무에 집착하여 큰 숲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세세한 공식과 푸는 법은 술술 잘 말하더라도 정작 이 학문이 무엇이고 왜 배우면 좋은지에 대해 짚고 넘어갈 시간조차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전반적인 물리학 이론에 대해 알려주는 <10대에게 권하는 물리학 > 과 같은 책으로 전체적으로 큰 맥락을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살펴보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Chapter 01. 물리학이란 무엇인가요

Chapter 02. 물리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Chapter 03. 현대물리학은 어떻게 발전했나요

Chapter 04. 물리학은 우리 생활에 어떻게 이용되나요

Chapter 05. 물리학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요


물리학이란 학문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물리학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고 발전되고 있는지를 그 기초부터 발전과정까지 많은 이야기를 한 책에 담았어요.




물리학의 역사 자체는 길지만, 증명할 방법과 연구 방법의 한계로 추정만 있었지 실체는 없는 경우가 많았어요.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는 오랜 시간 관찰하고 지켜보고 패턴을 알아가고 그것을 바탕으로 검증하고 예측하는 그런 식의 과학이 다였지만 어찌 보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학의 원천적인 개념이 그때부터 성립되어 온 것 같아 참 신기합니다.


최근 들어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이 생긴 현대 물리학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원자, 양자역학 등 물질과 원자에 대해서 나오는데 조금 더 자세히, 많은 그림으로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었으나 이 개념이 도대체 어떤 것을 말하는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한 양인 것 같아요. 워낙 범위가 넓고 많은 이론과 논쟁이 있었으므로 전부 다루기가 힘들었을 테고, 독자 입장에서도 너무 심오하게 개념을 다루다 보면 다음 단계로 나가기 힘든 부분도 있으니까요. 
이 책을 발판으로 관심 있는 특정 분야를 뽑아 다음 책으로 더 깊게 찾아보면 좋을 거 같아요. 



마지막 장에서는 이런 원자, 전자, 중성자 등이 현대 산업에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 실질적인 사용 예시들이 상세히 나와요.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제품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겠어요.
읽는 독자로 하여금 앞서 나온 개념들이 왜 중요하고 우리가 왜 물리학을 단순한 학문으로 보면 안 되는지 알 수 있는 대목 같아서 더욱 인상 깊게 읽었답니다. 

레이저를 발명함으로써 인간은 빛을 자유자재로 다루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에도 레이저를 이용해서 극저온에서 원자를 멈추게 하고, 중력파를 측정하는 등 새로운 분야가 개척되고 있습니다. 또한 뒤에 나올 양자 정보 과학을 실현하는 데에도 레이저를 이용합니다. 이렇게 레이저 기술은 점점 발전하며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습니다. 레이저가 발명되었기에 양자 광학 혹은 양자 전자학이라는 분야가 새로 열리게 되었고, 극저온을 만든다든가, 중력파를 만든다든가 하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분야에도 레이저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p170 물리학은 우리 생활에 어떻게 이용되나요

레이저의 발견 하나만으로도 파생되고 응용되어 발전된 분야가 이리도 많다니 정말 놀라웠어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집념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의 고민이 있었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까지 증명하는 오늘날의 현대물리학이 있을 수 있었고 지금의 문명이 존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리학은 아직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연구해야 할 학문임은 분명한 것 같아요.

책의 타이틀은 <10대에게 권하는 물리학>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네요.
현재 진행형인 물리학에 대해서, 과학의 눈부신 발전과 그것을 이루어준 과학자들에 대해서 경이로움마저 듭니다.

아이들도 일찍이부터 이런 책을 접한다면 과학이란 학문, 특히 물리라는 학문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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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초5, 수학 격차 만드는 결정적 시기 - 넘볼 수 없는 입시의 차이를 만드는 수학 학습의 골든타임
윤주형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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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 책 진짜 너무 좋다. 

많은 수학 교육 관련 책을 읽어봤지만, 여태껏 읽어본 수학 교육 책 중에 정말 최고 인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이렇게 칭찬 하는 이유는,

 1. 교육 현실과 선행에 대한 직관적인 설명

 2. 학년별 명확하고 자세한 로드맵 제시

 3. 수학의 구체적인 단계 제시


선행이냐 심화냐 정말 많은 수학교육자들이 논쟁하는 부분이다. 대부분은 자신의 실력을 확실히 알고 선행보다는 심화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이 자꾸 흔들리는 이유는 실제로 학원이며 주위 학생들이며 선행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작가는 정말 쿨하게 인정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과정을 빨리 때고 반복해서 풀어는것이라고. 

개념 이해 없이 무조건 선행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 수준에 맞는 심회도 반드시 필요하다. 너무 빠른 선행은 어차피 고학년 가서 잊어버리기 쉽고 너무 늦게 되면 아이가 진도를 따라가는것 자체에 부담을 느낄 수 있으니, 반년에서 1년정도의 선행이 좋다라고 주장한다.



책은 총 5장으로 나뉜다

1장. 초3~초5는 수학머리를 만드는 결정적 시기
2장. 수학머리를 만들기전, 알아둬야 할 것
3장. 초등 3학년, 수학 첫걸음 내딛기
4장. 초등 4학년, 수학 자신감 채우기
5장. 수학 5학년, 수학 자립 시작하기.

1장은 고등학교 중학교 선생님을 거치며 겪어온 여러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아이들의 자기조절 능력, 수학의지등, 수학을 공부하는데 있어 핵심되는 부분을 짚어준다. 
2장은 초등수학에서 반드시 길러줘야 할 역량들과 장기 계획 세우기, 꾸준히 공부하는 의지를 잡아줄 팁에 대해 학원의 도움을 받는 방법과 집에서 적용하는 방법(특히 자세히) 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1장, 2장 후에는 아이 연령별 수학 로드맵과 공부 방법에 대해, 수학을 대하는 각 학년별 자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많은 부모들이 어떻게 하면 공부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수 있도록 해줄까에대해 고민을 하는것 같다. 부모가 어떻게 하든, 어떤 재미난 교재를 드리내밀던, "공부는 하기싫은 것이고 재미가 없다" 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재미있게 아이가 지치지 않도록 흥미를 유발하세요"이런말은 사실, 허구에 가깝고 더욱더 엄마표를 지치게 하는 말들 같다. 그래서 작가의 현실적이고도 직설적인 조언이 너무 와닿는다. 어차피 재미없고 해야하는거 어떻게 하면 스스로/주도적으로 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너무 좋다. 


이 책을 책장 가장 가까운데 두고 몇번이나 꺼내보고 싶은 이유가 있다.
아이와 함께 짜 볼 수 있는 로드맵도 엄청 상세히 볼 수 있고, 각 단계별 중요한 부분도 골라서 볼 수 있다.
공부시간을 어떻게 셋팅 해야하는지, 어떤 수학 시스템을 완성해 나갈 것인지에대해서도 엄청 자세하다.

연산 문제를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는 연산 학습지 제공 사이트 부터, 수학 공부에 도움이될 초등 수학 동화 추천 리스트까지,. 다른 책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학습 부재료의 소개들도 마음에 들었다.


책은 나처럼 예비 초 부모나 초저 학년 부모가 보기에도 정말 좋다. 
본격적으로 수학을 해야 하는 시기가 초3 이기는 하지만 초등 저학년부터 수의 개념이나 습관을 잡아나간다면 초3에서 훨씬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다. 이렇게 초등 전반에 걸쳐 수학을 위해 알아야 할 개념이나 지식, 발달되어야 하는 부분들을 소개하고 있기에 각 학년별로 어떤 부분을 짚어나가야 하는지, 미리 필요한 학습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초등수학에 대해 그 어떤 책 보다 현실적이고 자세하며 구체적인 설명을 볼 수 있었던 <초3~초5, 수학 격차 만드는 결정적 시기>로 고3까지 길게 갈 초등 수학 시스템을 완성해 보자! :) 








* 출판사 지원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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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댄 야카리노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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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너무 좋은 그림책을 만났어요. 

이 세상에 책이 사라지고 없다면?!  <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 이란 책이에요


요즘 핸드폰만 붙잡고 사는 어른들, 아이들 너무 많죠.

저도 책 보는 시간보다 핸드폰을 보는 시간이 더 많은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그림책을 보았을 때 더 공감이 되고 이러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더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빅스라는 꼬맹이가 책의 주인공이에요. 

빅스는 '눈'이 뭐든 것을 다 해주는 나라에 살고 있어요. 

사람들을 깨워주고 양치해주고, 씻겨주고,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고,,


얼마나 편하겠어요. 저희 아이는 이 대목에서 "좋겠다, 나도 눈들이 다 해주면 좋겠다"를 연신 외쳤죠.


학교에 가면 아이들 각자 큐브 안에서 공부를 하는데, 서로 '눈'들이 골라주는 책을 보며 읽기 공부를 한답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책을 고르는 것이 아닌, '눈'들이 아이들을 관찰하며 아이들에 맞는 레벨을 찾아서 보여주는, 어찌 보면 지금의 아이들 환경과 다를 바가 없는 세계인 것 같아요. 


전자 패드로 레벨을 올려가며 책을 숙제처럼 읽는 아이들, 이런 현실을 그림책으로 보니 당연했던 생각했던 부분이 당연하지 않았었네요. 



빅스는 독립적인 아이라 '눈'들이 자기를 위해 뭘 해주는 게 싫었어요. 자길 감시하는 것도 싫었고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지하 도시를 발견하게 돼요. 

그곳은 오래전에 사람들이 살다가 떠난 옛날 도시였어요.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빅스는 책이 쌓여있는 곳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이 도서관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빅스는 알게 되었어요. 

지금 읽고 있는 것이 책이고 이곳은 도서관이라는걸요.

빅스는 이제 읽기가 재미있었어요.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았어요.


책뿐만 아니라, 비어있는 오페라 하우스에서 음악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고, 박물관에서 옛날 역사에 대해서도 배웠어요. 호기심 많은 빅스에겐 지하세계가 어둡고 컴컴한 무서운 곳이 아닌, 새롭고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한 세상이었어요. 항상 옆에서 지켜보고 다 해주는 '눈'들이 없어 스스로 모든 것을 다 해야 했지만, 마음만은 정말 자유로웠을 거 같아요.



그렇게 꽤 오랜 시간 지하에서 생활하던 빅스는, 슬슬 가족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어요. 


빅스는 다시 가족이 있던 원래 세계로 돌아갔고, 지하세계에서 가져온 책을 보여주며 자신이 발견한 것들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어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눈들이 빅스의 언니를 데려가 버렸답니다.


빅스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하세계에 대해 알렸고,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눈의 감시망을 피해 몰래몰래 책을 읽으며 조금씩 변하기 시작해요.



과연 빅스는 언니 테프를 구할 수 있을까요?! 

일단 책의 이야기 컨셉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스토리가 과장된 것 같이 보이지만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현실과 너무 닮아있거든요.

무엇이든 다 해주는 '눈'들은 엄청 편리하겠지만, 사람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게 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른 채, 로봇이 하라는 대로, 해주는 대로만 하고 사는데, 과연 그런 삶이 의미 있는 삶일까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어린 빅스가 도움을 거부한 채 스스로 해보고, 전자 패드가 아닌 종이 책을 통해 읽는 재미를 깨닫고 더 많은 것을 알게는 과정도 너무 좋았어요. 그것이 빅스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쳤다는 부분도요.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세탁기나 식기세척기, 로봇 청소기 등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우리와,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은 채 서로 대화도 하지 않고 폰만 바라보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한참을 이야기하였어요.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인 것 같아요.

그림책 치고는 페이지가 많은 편이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에 그림 많고 글자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아이는 제가 읽어주는 내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꼼짝 안 하고 책에 푹 빠져 읽었어요. 

오랜만 아이와 함께 정말 재미있게 읽은 그림책, 추천 추천드려요.












*출판사 지원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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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공부의 정석 - 초등부터 고등까지 수학,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공부해 내는 법
정근창 지음 / 포르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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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수학 로드맵, 어떻게 짜줘야 할까. 

선행이냐, 심화냐, 무엇이 더 중요할까. 물론 둘 다 적당히 병행해가면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들 하지만, 그것조차 아이마다 다 다를 것이고 실력마다 다 다를 텐데, 무엇이 좋다고 딱 잘라서 말할 수 있을까.


유튜브의 "아는 선생"으로 유명하신 정근상 선생님, 대구에서 실제 수학 학원 원장을 하고 계시는 분이다. 

학원을 운영하며, 많은 제자를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책으로 담아냈을지 내용이 궁금했다.



책은 총 4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다.


1장. 수학 교육 전체 로드맵

2장. 수학 학원 사용법

3장. 올바른 수학 학습으로 가는 길

4장. 수학에 필요한 근력 키우기



1장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온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고등학교까지 전체 로드맵. 


초등 저/초등 저학년에는 크게 수학적으로 해줄 일이 없다. 그저 하나에 몰입하는 행동을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는 것이 다다. 이제 막 수학을 시작하는 아이에게 정답과 오답을 일일히 설명할 필요가 없다. 틀려도 괜찮으니 그저 열심히 한 것에 대해 칭찬해 주며 수학의 감을 익히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만, 초등 시기의 아이들은 선행이 아닌, 무조건 심화로 가야 한다는 것. 이렇게 딱 잘라 말해주니, 흔들흔들 갈팡질팡 했던 마음들이 확 잡히는 느낌이다.



중/고등학교 아이들에겐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자신의 레벨이 어느 단계인지를 알려면 "테스트 다운 테스트"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집에서 하는 테스트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풀었던 테스트는 자신의 진짜 실력이 아닐 확률이 높다. 그래서 학원들의 레벨테스트를 이용하라 하신다.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모른 채 심화 문제집 <센>이나<최상위 수학>같은 심화 문제집을 풀어봤자 소용이 없다는 거다. 요즘 처럼 학습지 레벨, 혹은 학원 레벨에만 목매는 부모들에게는 정말 뼈때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다 보니 이 선생님만의 특유의 교육 철학도 보이는듯하다.

부모의 마음을 뒤흔드는 사교육 시장의 잘못된 마케팅부터 "단기완성"의 슬로건을 내밀며 분기마다 만들어지는 방학 특강까지, 학원가에 숨어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들과 그것이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들을 학원 원장님이신 작가로부터 들으니 좀 더 확실히 와닿는 것 같다. 


작가님도 수학학원의 원장이기 이전에,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에 부모로써 겪었던 고충, 자신의 자녀 교육 담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수학 선생님의 아이들은 수학을 어떻게 가르칠까. 수학은 잘 할까. 


그도 부모이기에 남들이 가지는 조급함은 당연히 있었고, 다그치기도 해보고 싸워도 봤지만 결국 학생의 의지 없이는 모든 것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셨다고 한다. 같은 말이라도 부모가 하는 말과, 멘토가 되어주는 선생님이 하는 말을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점도 너무 공감 간다. ( 공부/숙제 잔소리는 선생님에게 부탁하자..ㅋ )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더 똑똑한 머리가 필요하지 않다. 정신을 차리고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공부를 하면 된다. 갑자기 똑똑해질 수는 없지만, 갑자기 정신을 차릴 수는 있다. 그렇게 정신 차려서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하면 머리는 조금씩 좋아진다. 성적 향상은 덤으로 따라온다.

- 4장 수학에 필요한 근력 키우기 中




학부모 상담에서 필수로 나왔던 이야기들을 모두 담아 내신 듯하다. 

어떤 문제집을 풀려야 좋은지, 어느 정도의 선행이 필요한 건지, 숙제를 하기 싫어하는데 무엇이 문제인 건지, 올바른 복습 방법은 무엇인지 등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한 번쯤은 가졌던 의문들에 대해 수학 교육자로써의 생각을 진솔하게 적어주셨다.



"관계가 전부다" "우선순위는 학습이 아니라 관계다"라고 강조하는 작가님의 말처럼, 부모의 관계가 틀어지면서까지 아이를 몰아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공부는 어차피 아이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의 걱정/노력과는 상관이 없다. 그저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필요할 때 함께 이야기해줄 수 있는 조력자의 역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습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그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열중하자.


아이의 수학 문제로 갈팡질팡하는 부모들이 꼭 봤으면 하는 책이다.














* 출판사 지원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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