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가정부 조앤
로라 에이미 슐리츠 지음, 정회성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빨강머리 앤》《작은 아씨들》을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무작정 읽어보고 싶은 책 《어린 가정부 조앤》은 뉴벨리 상 수상 작가 로라 에이미 슐리츠의 작품으로 2016 스콧 오델 상, 2016 전미 유대인 도서상, 2016 시드니 테일러 상 수상 등 여러 비평지에서도 찬사를 받았다고 하네요. 이 소설은 작가가 할머니의 일기장에서 영감을 얻어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일기장 형식으로 열네 살 소녀 조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가는 특유의 날카로운 위트와 예리한 시선으로 20세기 초의 미국 생활을 희극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열네 살 소녀 조앤이 닭장을 청소하는 생활에서부터 밝은 전등이 있고 카펫 청소기가 있으며 세탁물을 맡기는 도시 생활로 이동하는 삶의 여정을 보여주는 한편, 페미니즘, 가사일, 문학, 종교, 사랑, 신분, 고양이, 모자, 무지외반증, 화상 등에 얽힌 이야기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책 표지 中)

 

 

이 책의 주인공 조앤은 열네 살의 소녀로 그녀를 두고 아빠는 '황소 같은 계집애'라고 할 정도로 외모가 예쁘지는 않아요. 엄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아빠는 조앤을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조앤에게 헌신을 강요하지요. 책 읽기를 좋아하는 조앤의 책마저 불살라 버립니다. 아빠와 오빠들이 조앤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암담한 현실에서 조앤은 자신의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농장을 탈출하지요. 조앤이 많이 공부하고 배워서 선생님이 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바람처럼 조앤은 도시로 가서 선생님이 되기를 꿈꿉니다. 가출한 조앤은 나이와 이름을 속이고 부유한 유대인 집안인 로젠바흐가의 가정부로 취직하게 되지요. 그렇게 조앤은 재닛 러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합니다. 조앤은 그날의 일들과 감정들을 일기장에 적으며 성장해 나갑니다.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이 세상이 모래 알갱이처럼 사소한 일과 좁은 생각들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상은 넓고 거칠며 장대하다. 언젠가 나는 작은 돛단배를 타고 바람과 물살을 가르며 저 드넓은 바다 같은 삶을 향해 용감하게 항해할 것이다. 파도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지겠지만 정복당하지는 않으리라. 내가 바로 운명의 주인이자, 내 영혼이라는 배를 지휘하는 선장이니까. (본문 549p)

 

《빨강머리 앤》의 주제곡처럼 조앤은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입니다. '황소 같은 계집애'라는 아빠의 말처럼 키가 크고 거친 성격은 오히려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많은 일들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조앤과 너무도 잘 어울리네요. 예쁜 외모를 가졌다면 조앤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았을 듯 싶어요.《빨강머리 앤》《작은 아씨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도 마음에 드실거라 생각이 되네요. 그날의 일들과 감정들을 써내려간 조앤의 일기는 더욱 생생하게 조앤의 삶을 엿보게 합니다. 여리고 따뜻하지만 씩씩하고 당당한 조앤이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성장이 생생한 작품 《어린 가정부 조앤》, 그녀를 통해서 저 또한 힘을 내어봅니다.

 

이 책의 여주인공은 20세기 초반만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니다. 작가 슐리츠는 조앤을 통해 현대의 삶까지 조명하고 있다. 교육에 목마른 순박한 시골 소녀, 충동적인 이상주의자이지만 자신의 잘못을 알아차린 후에는 열정적으로 그것을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조앤(재닛)은 청춘의 일분일초도 낭비하지 않을 것 같은 정말로 사랑스러운 여성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

 

(이미지출처: '어린 가정부 조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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