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0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지음, 김세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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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풍경을 그 누구보다 빼어나게 그려 낸 화가이자, 동물을 그 누구보다 사랑한 자연주의자로 사실적인 동물 이야기를 육십 권이나 써 낸 이야기꾼이자 인디언들의 정치적, 문화적, 정신적 권리를 지지한 인권 운동의 선구자이며 스스로를 '검은 늑대'라 불렀던 시턴이 작가로서의 첫발을 내닫게 된 최초의 작품이자 가장 훌륭한 작품이 바로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 실린 7편의 이야기들은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시턴은 야생 동물의 삶이 항상 비극으로 끝나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실화임을 강조하고 있지요. 그것으로 인해 우리가 도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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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야생 동물과 더불어 살아간다. 모두가 친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에게 있는 것은 동물에게도 반드시 남아 있다. 그것이 비록 미미한 흔적일지라도……. 마찬가지로 동물에게 있는 것은 인간에게도 반드시 있다. 아주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그러니까 동물들도 우리처럼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느낌이나 소망을 가진 생명체들이다. 그만큼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의 권리가 분명하게 있는 것이다. (본문 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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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의 이야기는 책 제목처럼 정말 아름답지만 슬픈 이야기입니다.

야생 동물은 늙거나 병이 들어서 자연적으로 죽는 일은 거의 없다. 그들의 최후는 언제나 비극적이다. 단지 얼마나 오랫동안 적에게 대항할 수 있느냐의 차이일 뿐…….  (본문 95p)
책을 읽다보면 시턴이 얼마나 자연을 사랑했고 세심하게 관찰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출간된 지 백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한 번도 절판이 된적이 없을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연을 사랑했던 시턴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우리 주변의 동물에 대해 생각케 합니다. 먹을 것이 없어 사람이 사는 곳까지 내려오게 된 멧돼지, 여기저기 버려지는 반려동물, 그리고 이번에 조류 인풀루엔자 감염으로 살처분된 수많은 닭까지, 야생 동물이든 반려동물이든 그 최후는 정말 너무도 비극적이라는 시튼의 말에 너무 공감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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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튼의 야생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전설의 늑대왕 로보, 현명한 지도자 까마귀 실버스팟, 영리한 숨고리토끼 래기러그, 나의 영원한 친구 사냥개 빙고, 가슴 저미는 눈물 어미 여우 빅슨, 자유를 갈망하다 야생명 페이서, 두 얼굴의 양치기 개 울리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광활한 목축 지대인 뉴멕시코 주 북부에 있는 커럼포에서 맹위를 떨치는 포악한 왕으로 힘이 세었을 뿐 아니라 교활하고 강인하기까지 한 늑대 왕이지만 짝의 죽음앞에서는 나약한 가슴 아픈 사랑의 주인공 로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최고의 지혜를 가진 까마귀이지만 한밤중 무시무시한 살인마 부엉이 앞에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당할 수밖에 없었던 실버스팟, 엄마 몰리에게 적으로부터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어린 솜꼬리토끼 래기러그, 늑대 같은 생활을 버리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개였던 빙고, 믿었던 주인에게 버림받은 양치기 개 울리 등에서 슬프고도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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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의 삶이 시턴의 세심한 관찰력으로 섬세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삶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연과 도덕을 떠올리게 됩니다.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그들입니다. 그들은 시턴의 글을 빌어 자신들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대자연 속에서 극적인 삶을 살아간 야생 동물들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가 자연주의자 시턴의 눈으로 다감하게 펼쳐진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큰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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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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