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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 - 네, 지금 행복합니다 1년 살아보기
박선정 지음 / 미니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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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이 몇해 전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사를 했다. '제주에서 살아보기'라는 블로그 카테고리를 통해 그의 제주 생활을 들여다보면서 그저 여행지로만 알고 있던 제주에서의 생활에 동경을 갖게 되었다. 가수 이효리 또한 블로그를 통해 제주도 생활을 공개하였는데,  그 생활을 엿보면서 동경은 더욱 커져만 갔다. 제주에 여행을 가면 제주에서 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나의 발목을 잡는다. 제주에서의 생활은 그저 환상일 뿐이다. 자라는 아이들, 직장, 경제적인 부담감이라는 현실을 무시하고 제주에서 살 수 있겠는가? 내게는 그건 그저 비현실적인 목표일 뿐이다. 헌데 여기 아주 용감한 이가 있다. 바로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의 작가 박선정씨다. 안식휴가제 도입으로 여름휴가와는 별개로 상반기에 5일, 하반기에 5일 이상을 의무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는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고, 베트남 사파 여행을 통해 무엇을 위한 삶인지에 대한 고민, 뚜렷한 목적과 가치를 찾지 못한 것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된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늙어 죽을 때까지 더 즐겁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그녀는 직장 선배의 권유로 타샤 투더의 <나는 지금 행복해요>라는 책을 읽어보게 되고, 타샤 투더의 삶과 가치관은 그동안 미래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구하지 못해 답답해하던 저자에게 해답을 안겨주었고, 꿈을 꾸게 해주었다.

 

 

역시 제주의 바람은 단연 최고다. 막혔던 속도 뻥 뚫리게 하고, 시름시름 앓던 내 떠남병도 말끔히 치유해주니 말이다. 바람 따라 때론 부드럽게, 때론 격정적으로 어디든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싶다. (본문 68p)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그녀는 몇 차례의 제주 여행을 하게 되고, 아름다운 제주도에 진짜진짜 편안한 우리 집이 생긴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무지 심각한 제주 그리움병에 걸린 그녀는 제주 여행 관련 책자를 찾아 읽게 되었고 <제주 버킷 리스트 67>책에서 '1년 동안 제주에서 살아보기'라는 항목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그녀는, 한 1년 제주에서 살다보면 그리움이 다 채워질 수 있을지, 진짜 여행 같은 삶을 사는 게 가능해질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리고 그렇게 제주로 떠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다. 집을 구하고 인테리어가 끝난 후 그녀의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제주 1년 살아보기가 시작된 것이다.

 

 

 

바람은 어쩜 이리도 시원하고 향긋한지!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전혀 느끼지지 않던 바람인데, 능선을 따라 걷다보니 금방이라도 나를 굼부리 속으로 날려버릴 것처럼 강력하다. 바람에 연신 머리카락이 휘날리고, 모자가 날아갈까 꾹꾹 눌러쓰길 몇 차례. 바람에 취해 흔들흔들 비틀비틀. 그래도 좋아좋아 히죽히죽. 올라오길 참 잘했지? 바람까지도 훔쳐 담을 기세로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보고, 이것이거 너무 많이 훔쳐 담아 무겁겠는걸. 흐흐. 햇살은 뜨거워도 강력한 바람이 있어 좋은 제주의 여름이다. (본문 209p)

 

 

 

저자는 커텐을 설치하지 않은 유리창을 통해 투영된 멋진 제주의 일출을 본 제주의 첫날을 시작으로 한라산 등반, 신촌의 닭머르 전망대, 4·3의 아픈 상처를 그대로 간직한 화북동의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마을터>, 영실 탐방로, 교래 곶자왈, 사려니숲 등 제주의 이곳저곳을 보여준다. 1년만 머물고 떠날 계획이었던 그녀의 제주에서 살아보기는 어느새 1년이 지났다. 막상 1년이 지나고보니 떠날 엄두가 나지 않은 그녀는 이제 정해진 기한 없이 머물고 싶은 날까지 진짜 머묾을 시작하겠다고 한다. 굳이 특별한 제주 여행을 계획하지 않더라도 그냥 아침에 일어나 마음이 동하면, 배능 하나 둘러메고 제주섬의 어디든 달려갈 수 있음 좋은 그녀의 제주에서의 삶. 하지만 그녀는 그런 환상적인 제주의 삶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제주에서 살기를 실천하기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까지 담아내고 있다.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는 제주앓이를 앓던 박선정씨가 제주에서 정착하기로 결심하게 되는 계기와 정착하기 위한 준비 그리고 정착하면서 살아가는 과정까지 모든 것을 보여준다. 단순히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험을 통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제주에서의 삶은 일상으로의 여행과도 같은 행복한 삶을 선사할 것만 같다. 저자의 1년을 돌아보니 자꾸만 제주에서의 삶을 꿈꾸게 된다. 남편과 나는 머지않은 미래에 아이들이 성장하면 답답한 서울에서 벗어나 제주의 삶을 이야기하곤 했다. 물론 현재는 저자처럼 용기있는 결단을 내릴 수도 없고, 발목을 잡는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는 실정이지만, 그녀가 보여준 제주의 다양한 모습과 실질적인 도움은 머지 않은 미래에 제주에서의 삶에 대한 꿈을 더욱 확고히 해 주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틈 없이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이지만 우리는 늘 부족함, 허전함을 느낀다. 그로인해 여행을 꿈꾸지만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여행을 떠나는 것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이러한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서 잠시 제주에 머물다 온 느낌이다. 제주의 바람, 햇살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처럼 이 책은 여행하기도 버거운 바쁜 일상에서의 숨돌리기를 위한 수단이 되어줄 수도 있겠다. 제주를 고스란히 담은 책, 그래서 여행이 주는 편안함을 선물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출처: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 본문에서 발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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