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북스쿨 저학년문고 10
윤수천 지음 / 계림북스쿨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몇 해전 초등학교 추천도서 목록 중에 제목이 마음에 들어 구입했던 책이었습니다. 아빠 없는 다림이를 통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따뜻한 동화인데, 초등학교 2학년인 다림이가 엄마에게 걸려온 남자친구의 전화를 받은 후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성장하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진 예쁜 동화입니다.
요즘은 이혼의 증가로 인해서 한부모 가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가족 구성원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변화해야 하며, 한부모 가족에 대한 그릇된 시선도 바뀌어야 하지만, 여전히 편견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엄마와 딸>>은 한부모가족인 씩씩한 엄마와 다림이를 통해서 우리들이 갖고 있는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동화입니다.

다림이가 여섯 살 때 아빠는 교통 사거로 돌아가셨고, 그 날의 일을 생각하면 다림이는 지금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습니다. 달빛 속에서 너울거리는 나뭇잎이 아빠의 그림자로 보이고, 보슬비가 골목을 돌아오는 소리는 아빠의 발자국 소리로 들리기만 합니다.
엄마는 그런 모든 일들이 아빠가 함께 살고 있는 증거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아빠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동안 아빠는 결코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단다." (본문 13p)

대학 자전거 동아리에서 만난 아빠와 엄마는 일요일마다 자전거를 함께 타고 싶어서 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다림이는 둘이었다가 하나가 된 엄마가 얼마나 쓸쓸할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할머니가 오셔서 엄마에게 재혼을 권할 때 다림이는 깜짝 놀랐지만, 다림이와 살 자신 있다고 말하는 엄마의 목소리를 엿들으며 다림이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번역 일을 하는 엄마는 집에서 일을 하지만, 소설 번역이 끝나면 출판사에 다녀오곤 합니다.
그런데, 엄마가 외출한 사이에 ’엄마하고 잘 아는 사람’이라며 걸려온 전화에 다림이는 기분이 나빠졌어요.
곧 출판사 최덕진 사장님이라는 걸 알고 머쓱하긴 했지만, 다림이는 할머니가 말씀하시던 정미를 두고 재혼한 정미엄마처럼 엄마가 자신을 두고 재혼하게 될까봐 걱정이 되었던 거죠.

하림이의 가장 친한 친구 옥자도 아빠가 돌아가셔서 엄마와 단둘이 삽니다. 옥자는 이모가 엄마가 결혼을 하고 싶어도 자신때문에 못 하기 때문에 ’혹’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네요. 다림이는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아서 엄마에게 따지듯 물었지만 엄마는 다림이는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엄마의 딸이며 실이라고 말해줍니다.
옥자 엄마에게 생긴 애인, 최덕진 아저씨, 외로운 엄마를 생각하며 다림이는 생각합니다.

"아저씨, 저보다도 우리 엄마랑 오래오래 친구해 주세요. 우리 엄마는 아주 외롭거든요. 그렇지만 친구만 해야 해요. 알았죠?" (본문 90p)



다림이는 곧 3학년이 됩니다. 키도 커지고 학년도 높아진만큼, 다림이의 마음도 커졌습니다.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엄마에게도 좋은 친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으니까요. 다림이는 아빠에게는 조금 미안했지만, 아빠도 외로운 엄마를 생각하면 싫어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았어요. 

갑자기 환경에 변화가 생겼을 때, 특히 생각하지 않았던 어려움이 닥쳤을 때엔 그야말로 부쩍 자란다고요. 나무가 세찬 비바람을 맞아야만 더욱 단단해지듯 말이에요. (글쓴이의 말 中)

이 따뜻함이 느껴지는 동화책은 가족, 친구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생각으로 창덕이처럼 다림이를 놀리는 친구가 아니라,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친구가 되어준다면, 상대방도 힘들고 지칠 때 힘이 되어주는 친구가 되어줄 거예요. 
이번에도 <<엄마와 딸>> 제목에 이끌려 오랜만에 책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추운 겨울 마음 속까지 따뜻해지는 이야기로 차가운 선입견이 눈녹듯 사라집니다.

(사진출처: ’엄마와 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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