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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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내에서는 기욤 뮈소와 소설 분야 1,2위를 다툰다는 작가 마르크 레비.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탓에 한때 기욤 뮈소의 소설에 빠져 미친듯이 읽었던 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혼을 울리는 로맨스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마르크 레비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니! 뭔가 대단한 작품들을 놓친 듯하여 안타까움을 가득 안고 아주 오랜만에 로맨스 소설을 읽어보게 되었다. 어쩌면 기욤 뮈소 때 그러했듯이 이 작가의 작품에 한동안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서 말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명씩 스쳐지나가고 수많은 사람들도 인연을 맺지만 그 중 한 사람과 사랑을 하게 된다.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그 한 사람과 사랑을 하게 되는 건 보통 인연은 아닌 것이다. 헌데 영국인과 미국인이 다른 나라인 프랑스에서 만나 사랑하게 되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는 어쩌면 우리가 홀로 떠난 여행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로망을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아닐까 싶다.

 

바람난 남편을 바라보다 친구 다이지가 있는 파리로 떠난 유명배우 영국인 미아. 건축가였으나 의도치 않게 첫 소설을 발표하고 유명세를 피해 파리로 떠나 글 쓰는일이 가져다주는 자유가 좋아 건축가 활동을 중단하고 소설가가 된 미국인 폴. 미아는 다이지의 레스토랑에서 바쁜 일손을 거들며 지낸다. 그러던 중 다이지의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고 다이지의 파일을 뒤져보다 데이트 사이트를 발견하면서 호기심으로 자신도 가입하게 된다. 물론 프로필을 작성할 때 자신이 유명배우라는 사실과 달리 다이지의 직업을 써넣는 건 센스. 폴의 소설은 첫 소설을 제외하면 유럽과 미국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한국에서는 대성공이었고, 몇 년째 한국인 번역가 경과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경은 일 년에 두 번 파리에 와서 딱 일주일씩 머물다 가는 정도였다. 폴을 만나러 프랑스에 온 친구 로렌과 아서는 그런 폴을 위해 몰래 데이트 사이트에 가입한다.

 

이후 아서는 미아에게 쪽지를 보내게 되고, 그 편지에 호감을 느낀 미아도 폴에게 답장을 보낸다. 로렌과 아서의 거짓말에 속아 약속 장소로 나온 폴, 거짓 편지에 속아 약속 장소로 나온 미아의 만남은 오해로 시작되지만 친구가 되기 위한 첫만남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폴은 서울국제도서관에 초대를 받게 되는데 비행기 타는 것을 두려워하는 폴은 경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가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폴과 미아는 의미없다는 말과 함께 친구라는 이름으로 자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너무도 예상가능할 수 있듯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확인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 이건 불가항력이다.

 

《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는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의 스토리를 따라간다. 서로의 만남은 오해로 시작되고, 서로 연인으로서는 호감이 없는 듯 친구가 되기로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는데 아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까지.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소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흥미로운 것은 한국의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점일 것이다. 소설이 한국에서 인기가 있다는 점을 소재로 하여 한국인 번역가를 연인으로 두고, 서울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까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충분히 어필이 되는 내용일 듯 싶다.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오해로 인한 에피소드를 만들려면 아주 먼 나라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마르크 레비의 기존 작푸믈 읽어보지 못해 미처 알지 못했으나 폴의 친구인 아서와 로렌은 저자의 성공적인 데뷔작 《저스크 라이크 헤븐》의 주인공이었다는 것이다. 《저스크 라이크 헤븐》을 읽었다면 이 소설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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