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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쟁이 다이어리
왕두 지음 / 새먼스 / 2023년 11월
평점 :
네이버 웹툰 베스트도전에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며 소소한 반향을 불러온 만화, 예수쟁이 다이어리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비 크리스천들에겐 유쾌하고 재밌는 만화로, 크리스천들에겐 너무 적나라해서 충격적이라는 반응으로 양쪽 모두를 사로잡은 이 만화는 이제 보기 편한 책 제본의 형식으로 독자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의 주인공인 왕두는 불신자 집안에서 태어나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살아가는 평범한 아이였습니다.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기독교의 모습, 자기들만 대단한 것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것 같은 재수 없는 모습까지 기독교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왕두가 우연한 기회에 교회에 가게 됩니다. 성령이 역사하는 초자연적인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여자친구에 끌려 큰 기대 없이 가게 됩니다. 초신자를 우대하는 교회 분위기 때문에 얼렁뚱땅 눌러앉게 되고, 왕두는 결국 예수쟁이가 되었습니다.
과거의 왕두에게 예수쟁이가 된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면 기겁하며 난리가 날 것입니다. 한 번도 예상한 적 없고, 꿈꿔본 적이 없는 현실로 그렇게 왕두는 떠밀려 왔습니다.
밖에서 본 교회 사람들은 모두 꿍꿍이가 있어 보였습니다. 예수라는 간판을 내세워 목사들을 호가호위하게 해주는 영업 사원 같은 이미지였습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 들어와 보니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사랑과 희생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새로 생긴 맛있는 빵집을 돈 한 푼 받지 않고 주변에 홍보하고 다니듯 내가 만난 좋은 것들을 주변에 전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예수쟁이가 되었지만, 신앙의 길이 그러하듯 왕두 역시 많은 의심과 회의에 휩싸입니다. 이 책에는 루미라는 암 환자가 등장합니다. 하나님은 루미를 사랑하시고, 루미 역시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하나님은 루미를 고쳐주셔야 합니다. 그게 사랑이니까요.
그러나 현실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이런 모습인데, 하나님은 전혀 다르게 이끌어 가십니다. 이 모순 속에서 왕두는 괴로워합니다.
얼마 전 소천하신 팀 켈러 목사님의 가르침에 따라 왕두는 사랑에 대한 관점이 바뀌게 됩니다. 내가 생각했던 좋은 길이 아닌데, 그 길을 통해 하나님을 신뢰하고 믿음이 커지며 오히려 사랑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성경 속 순교자들이 그러했고, 루미가 그러했습니다.
꿈의 좌절과 발달장애 아이들과의 교제, 무능하고 죄 많은 현실을 겪으며 왕두는 내가 원하는 미래를 이루어 주는 신이 아닌, 인간의 몸을 입고 인간의 고통을 겪으며 우리와 교제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무엇이 정말 좋은 것인지 우리가 알 수 있을까요? 우리보다 먼저 고통의 길을 걸었던 선배들의 고백은 우리의 기대와 달랐습니다. 그렇게 성경이 증언하고, 이 책 속 인물과 같은 믿음의 동역자들이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은 왕두를 어떻게 다뤄가시는 지, 아직 끝나지 않은 크리스천의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책을 통해 꼭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오징어 게임, 유미의 세포들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적재적소에 패러디하며 누구라도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몰입감 있는 전개가 펼쳐집니다. 아직 교회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신앙생활을 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하는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어줄 책입니다.
내가 주인 되어 살아가던 잘난 인간이 어떻게 예수쟁이가 될 수 있을까요? 왕두의 변화를 통해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평범하게 역사하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참 좋은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예수쟁이 다이어리를 통해 닫혀있던 나의 마음 문을 활짝 여는 계기를 마련하시길 바랍니다.
이제까지 계속된 도망과 회피를 멈추고 예수님을 직면하는 오늘이 되시길, 여러분의 더딘 신앙생활을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왕두처럼, 루미처럼, 그리고 예수처럼 할렐루야.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