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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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비워지는 작가의 화법과

중심으로부터 ‘약간의 거리‘를 둔 편집자의 배려 덕분에

한 손으로 책을 조금만 펼쳐도

부담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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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말을 건다 -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
김영건 지음, 정희우 그림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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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에 처음 발령받아 왔을 때,
낯선 로터리를 눈에 익히고자 무작정 숙소를 나섰다.
세탁소, 미용실, 편의점.. 여기 하나 더 있네?
골목의 특징을 잡아가며 큰 길로 나아갔다.

규모에 놀라며 진해도서관 회원으로 등록하고 나오는데
근처에서 작은 서점을 발견했다.
중앙시장 곁 다른 서점을 돌아보고
저녁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배가 불렀다.

학생 손님이 많아서 수험서 위주였지만
큼직한 분류 제목을 단 서가 아래
오래오래 살아남은 책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가 빠진 시리즈물은 다른 세계에 기대어 이야기를 이어가고
같은 책이 위 아래 서가에 있어 손님 눈높이를 맞추기도 했다.

그날그날의 계시를 받거나
찾으려던 책이 창원의 대형서점에 없을 때,
노부부 내외께서 지키고 계시다가
요상한 책이름을 대면 그건 없어~ 구해줄까 하시는
이곳 서점에 들른다.

갓 도착한 책들이
선배 나무들과 섞여 숨 고르는 동안
손을 내밀어 바라보고
이런 나를 바라보는 이야기가
진솔하게 울림을 준다.

속초에서 군 생활을 했더라면,
가끔 와서 전 서가를 찬찬히 훑어보다
가만히 나가는 진상 손님으로 등장했을지도 모르겠다.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종이와 손의 멋진 연대는
실은 아버지에게 존경과 사랑을 담아
건네는 오마주의 인트로와도 같다.

랜디포시 교수가 강의 막바지에
‘마지막 강의‘가 실은
자신의 세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 밝힌것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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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결정 - 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내가 결정하는 삶이다 일상인문학 5
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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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기 때문에 이 책을 집어든 것은 아니었고,
실제로 15년 겨울부터 ‘읽고 있는 책‘ 목록에 들어 있었다.

다소 딱딱한 제목의 책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것은
구매 당시의 내가 가졌던 갈증이
다른 책들을 데려온 갈증과 뒤섞여버렸기 때문이라.

평소 기호는 가지고 있지만 이를 촘촘히 물어서
분류하는 작업을 능동적으로 수행하지 않다보니
이를 불러와 확인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학창시절을 거치며 최초로 느낀 갈증은
그런 것들이었는데
지금은 이것들을 포함해 쌓아 온,
정신적 정체성을 바라보는 ‘자기인식‘의 갈증이 더 커졌고,
이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책을 요약하면
˝스스로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독립성은
우리의 의지와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로 구성되는 삶의 역사는 자기인식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인식된 경험을 세분화, 구체화 하고
의식되지 못한 것을 의식화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말로 표현함으로써 자기인식에 이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문학과 타인과의 관계가 복합적인 이해를 돕는다˝는 것.

3번의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인데
조용한 공간에서 (종종 거울을 보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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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피터 - 인생을 바꾸는 목적의 힘
호아킴 데 포사다.데이비드 S. 림 지음, 최승언 옮김 / 마시멜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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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를 알아내고자 안으로 파고들 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게 한 책.

혼자서는 ‘세상에 온 사명이 있다고 생각하는지‘에서부터

진정 원하는게 무엇인지를 거칠게 묻고 고민했는데

책은 같은 내용을 화자의 성장과정과 더불어 친절하게 내려놓는다.

‘내가 가진 힘으로 남을 돕는다‘는 큰 틀의 목적을 생각하니

이래저래 조급했던 마음도 가라앉는다.


평생을 응원해 준 선생님,

책을 통한 실마리 발견,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조언자와의 만남,

법에 대한 인식, 반려자의 사려깊은 지지,

아버지와의 화해에 이르는 순간에는

나도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사무실 서가에서 먼지를 뒤집고 있다가 돌고 돌아

꼭 필요한 순간 내게 온 신기한 인연,

모모의 마지막 말이 진하게 떠오르는 하루였다.

‘사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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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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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책은 그에 필적하는 경험을 진행하고 나서야 이해가 쉬웠다.

그럼에도
결혼과 그 이후 단계에 초점이 맞춰진 이번 책을,

결혼을 일찍해서 멋진 연애를 찬찬히 하고 싶던 지난날의 낭만과
아낌없이 서로를 향하는 오늘의 연애 가운데 서서,
(다가올) 소용돌이같은 일상을 더 지혜롭고 열린마음으로 맞이하기 위해 예습한다는 심정으로 책장을 열었다.

군데 군데 부모님 생각도 스쳐가고 ㅎㅎ
‘내가 그 위치에 있게된다면..‘ 상상도 해 가면서
운용할 수 있는 마음에너지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실감한다.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려고 물어보고
때론 내 고집과 붙어서 차전놀이도 서슴치 않고
부족한대로 솔직하게 표현해
나도 그렇게 완벽하지 않다고 유쾌하게 소통할 수 있는,
내 사람이 곁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속깊이 감사하며..

우린 더 많은 방식으로 불완전해질 거니까
되려 마음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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