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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래질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안세민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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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래질 – Antifragile>

단어 자체가 생소하게 들리는 안티프래질은 저자가 영어의 깨지기 쉽다는 의미인 프래질(Fragile)에 반대의 의미를 가진 접두어 안티(Anti)를 붙여만든, 잘 깨지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신조어이다. <안티 프래질>은 월가의 투자 전문가 나심 탈레브가 저술한 책으로 그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뜻하는 <블랙스완>이라는 책을 저술하여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견하였고, 월가의 노스트라 다무스라는 명성을 얻기도 하였다.

그의 저서 <안티프래질>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인간이든 시스템이든 충격을 받고 회복한 후에 더 강건하게 된다는 내용이며, 정치, 문화, 의료, 법률 등 사회 각 분야에 적용된다. 버블은 터져야 됨에도 불구하고, 파생되는 문제점으로 인해 버블이 터지지 않도록 막는 행위는 더 큰 버블을 양산시켜 향후에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 경제상황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충격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은 상황을 더욱 프래질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의 반대의미로 생소하긴 하지만 외상 후 성장에 관하여 강조하며,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의미를 통해 상처와 역경이 어떻게 순기능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아일랜드 혁명가의 가사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바리케이드가 높을수록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다.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하면 할수록 바이러스는 더 강한 항생제에 내성을 갖추게 된다. 암치료도 화학 요법과 방사선 요법의 독성에도 살아남은 암세포는 더 빨리 증식해서 정상세포가 약해지며 생긴 빈자리를 차지해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안정이 주는 리스크를 택시운전수와 월급쟁이를 대비시켜 설명한다.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고 생활하는 직장인은 언젠가 조직에서 쫓겨나는 순간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벌이가 불규칙한 택시 운전사는 오히려 작은 변화에 적응력을 높여 웬만한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택시운전사에 대한 설명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직장인에 대한 설명은 격하게 공감하게 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약간의 동요는 정신에 자양분을 공급해주며, 종이 번성하도록 만드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자유다.’_151

실패나, 충격을 통해 안티프래질이 강화되는 사례는 많은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재난에 대비한 보험은 재난 이후에 리스크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게 되어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항공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정비하여 유사사고를 방지한다. 물론 실패를 통해 회복하고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는 부분의 실패를 전제로 한다. 종말을 가져올 엄청난 실패는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안티프래질을 만들 기회조차 없을지 모른다. 어느 한 비행기의 사고가 다른 비행기의 사고와 연관되지 않지만, 세계 경제 시스템의 경우 실패는 곧 재앙을 의미한다. 그래서 모든 금융위기는 다음 위기의 가능성을 오히려 높인다는 역설이 발생한다. 대기업과 같은 규모가 큰 조직, 네트웍으로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 등이 미래에는 더욱 프래질할 것으로 저자는 예견하고 있다. 저자는 예측의 무용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미래를 정교하게 예측하고 준비한다고 하지만 예측이 잘못되면 더 많은 리스크를 갖고, 기업은 파산까지 할 수 있다. 예측에 의존하지 않고 무작위성, 불확실성, 카오스를 즐기는 편이 오히려 낫다는 설명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근대사회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개입하기를 즐기고, 무작위성을 거부하는 근대사회는 정형화되고 규칙적인 것을 추구한다.하지만 결과는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쿠르스테스가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누이고는 행인이 침대보다 크면 잘라서 맞추고, 침대보다 작으면 늘여서 맞춰 죽이는 방식처럼, 근대사회가 효율성에 기반을 두고 제도와 시스템을 짜맞추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켜 프래질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의료분야에서 과잉진료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과잉진료가 오히려 환자를 망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과잉행동장애와 같은 현대판 질병의 경우에 대한 약물치료는 오히려 아이들을 망칠 수 있다고 보고도 있다. 저자는 과도한 개입의 부작용을 통해 현대 사회가 프래질을 증가시키고 있음을 역설한다.

부분의 효율성이 전체의 효율을 담보하지 않고, 부분의 비효율이 오히려 전체의 효율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조직생활을 통해 배웠다. 마치 책에서 인용한 바람은 촛불 하나는 꺼뜨리지만 모닥불은 살린다는 말처럼 말이다. 규격화된 것, 정형화시킨 인공미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자연자체가 안티프래질의 본류임을 인식하게 된다. 7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이지만 흥미로운 내용을 많이 담고 있어 아주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방대한 참고자료를 통해 이 책을 저술한 작가의 노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책 속으로>

인간의 마음은 텔레비전에 나오지 않은 수천명의 죽음보다 옆에서 우는 한 명의 아이에게 더 쉽게 흔들린다. _141

당신이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생각은 당신을 통제하게 된다. _81

그러면 무엇이 프래질한 것인가? 그것은 큰 것, 최적화된 것,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 오랜 세월 동안 검증된 경험법칙이 아니라 이른바 과학적 방법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장점으로 여겨왔던 규모가 결국에는 블랙스완에 지나치게 프래질하도록 만들어 대기업은 사라질 것이다. _514

사실을 입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이 가변성을 좋아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배가 고프지 않으면 음식은 맛이 없다. 노력이 없는 성과는 의미가 없다. 슬픔이 없는 기쁨도 의미가 없다. 불확실성이 없는 확신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리스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도덕적인 삶도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다. _ 660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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