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8월 4주

  언제나 세상은 멍에이고 굴레다. 그래서 인간은 지금까지 자유를 위해 싸워왔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했다. 도전하기 위해선 이전의 모습에서 탈피해야 하고 변해야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말이다. 변화에 대한 이런 도전이 여성이라고 예외일 수 없으며, 어느 면에선 더욱 강조되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는 오늘날 여성들의 새로운 미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도전에 대해 세상은 아직도 구태의연한 방식을 고수하기도 하며, 여성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그래서일 것 같다. 최근 세상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여성들을 다루는 영화들이 눈에 띈다. 이런 여성영화들 속에서의 여성들은 다양한 색깔을 보여준다. 여성의 특성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는 영화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세상의 편견과 싸우는 여성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모습의 다양한 여성들은 현재의 여성을 보여주면서 미래에 어떤 여성들이 등장할지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이것들은 단순히 여성만을 위한 영화가 아닌, 현시대를 사는 모든 이들을 위한 영화이기도 하다. 대규모의 블록버스터들이 영화계를 주름잡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 영화들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겠지만 그래도 한 번 관심을 갖고 볼만한 영화들이 아닌가 싶다. 그런 영화 중에 주목할 만한 여성영화들로 '헤어드레서,' '사라의 열쇠,' 그리고 '심장이 뛰네'이 있다
 


헤어 드레서 

 



  남성도 마찬가지겠지만 뚱보라는 이미지는 여성들에겐 저주에 가까울 것이다. 중국 영화에서도 다루었지만 남자는 능력이라면 여자는 용모라는 것은 어느 면에서 인류가 살면서 가장 확실하게 느끼고 있는 세상의 이치다. 그런 점에서 살이 쪘다는 것은 여자에겐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여성 영화에선 살 찐 여성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바그다드 카페]에 이어 이번엔 [헤어 드레서]도 그런 현실을 보여준다.
  여자 주인공 ‘카피’는 성격도 좋고 삶도 긍정적으로 살지만 문제는 살이 쪘단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 한 가지 문제를 적극적으로 타개하면서 영화는 즐거운 유쾌함을 보여준다. 그녀의 활력 바이러스가 그녀 주의에 퍼지면서 많은 이들의 고민이 해결되고 있다. 또한 영화는 그녀만 보여주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그렇겠지만 베트남 출신 불법 이민자들의 슬픈 모습도 담고 있고, 뚱뚱한 여성, 나이 많은 이혼녀에 대한 사회적 냉대도 다루고 있다. 솔직히 이혼녀에 대한 대처방식은 한국만이 예외는 아닌 듯싶다. 그래서 이혼은 좀 위험한 선택인 것 같다. 아무튼 영화는 어려운 타개 방식을 낭만적이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사라의 열쇠 

  



  어쩌면 여성 영화에서 가장 진부한 소재 중 하나가 전쟁과 여성과의 관계를 다룬 영화일 것 같다. 거의 전쟁 속에서 사회적 타자인 여성들의 피해가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 전쟁에 졌을 경우 사회적, 정신적 고통을 특히 여성들이 감내하는 경우를 많이 다루고 있는데 그런 과정 속에서 여성의 강점과 용서 등이 제재로 다루어진다. 이 영화 역시 그런 류의 영화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태인이 겪었던 것을 기본 테제로 설정, 독일군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던 유태인의 어느 오누이의 비극이 그 시작이다. 문제는 이 영화는 특정 시점만을 다루지 않고 과거와 현재가 서로 교차되면서 그 비극을 다루고 있단 점이다. 자신들과 다른 민족과 문화를 공격하면서 그들의 인권 자체를 말살하려 했던 과정 속에서 남동생을 잃은 주인공 ‘사라’의 진실 찾기가 주내용이다. 동생 죽음과 자신에게 가해졌던 고통에 대한 트라우마를 간직하며,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그러면서도 아무도 밝히기를 거부했던 과거의 참혹한 진실을 밝혀내면서 희생자들의 아픔을 자신의 비극으로 승화시키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분명 주목할만한 영화로 만든다.  



심장이 뛰네   

 

 


  설정 자체가 슬프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날 포르노 배우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이라 여자 주인공이 포르노 배우가 되려고 한다는 설정은 어색하지만 분명 사실적이기도 하다. 자칫 잘못하면 여성들을 조롱하는 분위기가 있지 않을까 오해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러니와 역설 등을 통해 오늘의 여성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여성영화 특유의 호소력이 있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상실하고 불안한 오늘을 살고 있는 30대의 주인공 ‘주리’의 모습은 골드 미스라고 칭송되고 있는 노처녀들의 고통을 보여주고 있단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특히 시작부터 주인공과 관객을 잇기 위해 “요즘 그대는 무엇으로 사는가?”라고 시작하는 질문은 주인공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의 여성의 이야기임을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등장하는 형편없는 오늘의 삼순이인 주리의 고난은 분명 관객들에게 찡한 그 무엇을 전달해 주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드러나는 일종의 성장통과 어른으로 되어가는 과정은 분명 현재의 많은 여성들이 실제 경험하고 있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인상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