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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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님께서 쓰신 따끈따끈한 신작 소설을 소개해 드리려 해요.

소설의 제목은 <나의 돈키호테>인데요. 

어제 오후에 읽기 시작해서 너무 재미있어서 후루룩 읽었어요. 

제가 소설을 많이 읽은 편은 아니지만, 김호연 작가님 작품은 읽으면 와~! 이건 연극이나 드라마로 만들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던데 이 작품도 눈앞에 주인공들과 사건들이 순차적으로 그려지는 게 딱 드라마 같은 느낌이었어요. 

나의 돈키호테 줄거리

나의 돈키호테는 제목만 들어도 예상하실 수 있듯이 돈키호테와 관련된 이야기로, 스페인의 돈키호테가 아닌 돈키호테가 ㄷ이 겹치는 대전에 있었던 '돈키호테 비디오'가 무대로 나와요. 

돈키호테 비디오 사장님이셨던 돈 아저씨의 아미고스였던 꼬마들이 훌쩍 자라 어른이 되었고 그 시절의 돈 아저씨의 흔적을 찾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돼요.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의 산초였던 솔이는 PD가 되었지만 본인의 아이디어를 뺏기고 결국 고향 대전으로 다시 돌아와 지내고 있었어요.

우연히 돈 아저씨의 아들은 한빈을 만나 돈키호테 비디오가 있었던 건물의 지하 1층에서 아저씨의 옛 물건들을 발견하고 유튜브 채널 <돈키호테 비디오>를 열게 되죠. 

어린 시절 추억의 소설과 영화, 만화를 리뷰하고 사라진 돈 아저씨를 찾는 것이 목적이었어요. 


솔은 한빈과 함께 그 시절 아미고였던 대준을 찾아 아저씨의 돈볶이를 맛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아저씨의 대치동 강사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 법대 친구, 아저씨가 도움을 줬던 출판사의 번역가, PD를 만나 돈 아저씨의 흔적을 쫓아가요. 


아저씨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저씨가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었다고 기억하죠. 

돈키호테의 정신을 간직하고 불의에 맞서는 사람이었다고 말이죠. 

아저씨의 흔적을 찾아가던 중 솔과 한빈은 아저씨의 마지막 모습이 돈키호테가 아닌 산초의 모습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지막 퍼즐을 찾아가는데요. 


솔과 한빈은 돈 아저씨를 찾았을까요? 그리고 그들의 삶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요? 


인상적인 문구

"누가 알아준다고 모험을 떠나는 건 아니란다. 나만의 길을 가려면 남의 시선 따윈 중요치 않아."

46p

'고행의 기회. 여러분의 고행의 기회는 언제였나요? 아니면 언제 그 고행의 기회를 잡을 건가요?'

85p

지식인은 많이 배운 사람이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 세상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169p

돈 아저씨는 진짜 산초가 되기 위해 폭식을 하고 과음을 한 걸까? 

아니면 돈키호테라는 무거운 갑옷을 벗어던지고 내면의 산초를 끌어낸 것일까?

235p

"열정이 사라졌으니까. 열정이 광기를 만들고 광기가 현실을 박차고 나가는 인물을 만들거든. 

296p

"네가 말한 그 돈키호테의 열정. 그리고 광기. 그러니까 싸울 수 있다는 용기.

정의와 자유를 위해 거악에 맞서는 선한 힘이라는 용기."


돈 아저씨와 나, 그리고 라만차 클럽과 채널 돈키호테 비디오의 아미고스. 우린 모두 친구다. 

우정이란 말은 썸과는 달라서 뭉뚱그려 표현해도 곧잘 통했다.

친구가 아니었던 사람에게도 우정이란 말을 붙이는 순간 친구가 되곤 했다. 

함께 꿈을 나누고 모험을 떠난 순간에도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먼 옛날 이베리아반도의 늙은 기사와 동네 농부가 나눈 우정을 기록한 책처럼, 우리는 친구가 되어 행진해왔다.

389p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나서

'나의 돈키호테'를 읽으면서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씩은 품고 있을 '나만의 돈키호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젊은 시절 돈키호테처럼 불의와 체제에 대항하며 살아왔을 분들도 계실 것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누구보다 앞장서서 행동하셨던 분들도 계시겠죠...

누군가는 돈키호테처럼 살아가다 본인이 돈키호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산초의 삶을 살기도 하고, 산초로 살다 내면에 숨어있는 돈키호테를 찾아 진정한 돈키호테가 되기도 할 테고요. 

마지막까지도 열정을 불살랐던 진정한 돈키호테가 궁금해지고 그리워지는 순간이었어요. 


또 스페인 지역들이 나오면서 스페인에 여행 갔을 때가 생각이 났었는데요. 세비야를 갔을 때 인근 도시로 라만차가 나오더라고요. 

그때는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곳 정도로 생각하고 방문을 하지 않았었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다음번에 스페인을 가면 꼭 라만차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9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추억을 되새김질하기에 좋았던 것 같아요. 

추억의 비디오방, 만화, 소설을 이야기하니 옛 생각이 나더라고요. 언플러그드 보이, 퇴마록, 고양이를 부탁해 등등 추억의 영화들과 소설이 새록새록 떠올라 좋았어요.


<불편한 편의점>에서 사랑을 받던 '산해진미 도시락'이 언급되는 부분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고요. 


몰입감 있게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소설이 품고 있는 방향과 내용도 너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김호연 작가님 소설은 믿고 볼 것 같아요~!


소설의 줄거리는 너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최소한으로 정리했지만 느낌적인 느낌으로 베스트셀러가 될 소설이니 꼭 보시길 바라요~!




출판사에서 가제본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호연 #김호연작가 #신간소설 #김호연소설 #불편한편의점 #나의돈키호테 #세르반테스돈키호테 #베스트셀러소설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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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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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이동진의 이 달의 책으로 추천된 서동욱 교수님의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땐 그림 같은 서정적인 표지에 감탄을 했었는데요. 책 서문을 읽자마자 바로 "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보관할 책이다 하고 줄을 막 그으며 다 읽고 보니 이동진 평론가님이 추천한 책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서동욱 교수님은 철학자, 시인,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계신 분이라고 하는데요. 서강대학교 교수로 철학자로 재직 중이며 한국프랑스철학회장을 역임하기도 하셨다고 해요. 지은 책들은 정말 많으시더라고요. 철학서부터 시집까지 다양하게 종횡무진하는 서동진 교수님을 응원드리고 다음 책들도 읽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날씨를 선물하는 일기예보- 프롤로그


"날씨가 우리를 만드는 것이지 우리가 날씨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생각 또한 철학도 날씨가 만들어낸다."

7p



그러나 내 마음은 어둠 속에서도 햇살처럼 켜져야 하며, 가뭄 속에서도 그토록 좋아하는 빗소리가 울려 퍼지는 우산 아래의 원형극장을 만들어야 한다. 진정 모든 변화는 생각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생각의 눈은 삶에서 어디에 햇살의 깃들고 어디에 반가운 여름비가 오는지 찾아주어야 한다. 삶의 구석구석을 응시하면서 말이다. 삶에 햇살을 찾아주는 것도 가뭄 속에 간직한 비 향기를 기억해내는 것도 생각의 노력에서 시작한다. 

10p


서문에서부터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제목을 붙인 이유를 날씨와 철학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날씨가 우리를 만든다."라는 말은 충분히 이해가 가실 거예요. 

실제 우리도 날씨가 우중충하면 우울해지기도 하고, 겨울에는 가라앉기도 하잖아요. 그렇지만 작가는 어릴 적 분무기로 무지개를 만들어내던 시간을 이야기하며 날씨와 무관하게 우리는 우리 인생의 날씨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결국 생각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것에 너무 공감이 되었던 것 같아요. 


목차는, 


1부 우리는 성숙할 수 있을까

2부 세상을 견뎌내기 위하여

3부 위안의 말

4부 예술과 세월과 그 그림자로 이뤄져 있는데, 각 챕터별로 다양한 주제를 끌어와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삶, 약자, 영혼과 같은 큰 주제들도 있지만 늑대인간, 산책, 유머, 피젯스피너와 혼밥처럼 현상이나 작은 일상의 조각들도 다루고 있어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그 중에서 제가 인상 깊었던 부분을 말씀 드려볼게요.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


 "질문을 자신의 삶에서 절실하게 피워내지 못한 이에게 질문은 추상적인 남의 질문이며, 따라서 해답 역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23p


Chat GPT가 보편화된 지금 '질문의 기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죠. 좋은 질문이란 '구체적일 수록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소설에서는 우주에서 두 번째로 똑똑한 컴퓨터에게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 무어냐고 질문했더니 '42'라는 답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왜 42냐는 질문에 컴퓨터는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해요. 


보통 "글은 어떻게 잘 쓰나요?" "책을 어떻게 많이 읽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그냥" 또는 "잘하면 된다"로 상당히 모호한 답이 나올 수 밖에 없죠. 

저자는 여기에 대해 "질문을 자신의 삶에서 절실하게 피워내지 못한 이에게 질문은 추상적인 남의 질문이며, 따라서 해답 역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며, 삶에서 자기만의 노력을 통해 올바른 질문을 찾아가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생충의 예술과 철학


이 부분이 저는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요. 저자는 기생충의 가장 큰 역할을 소통의 단절이라고 표현했어요.

하지만 메시지 차단이 끝일까요? 아니겠죠? 즉, 메시지 차단으로 인해 기식자인 조직에 위기가 오게되죠. 즉 기생충은 기식자가 변화 함으로써 새로운 질서를 탄생시키는 계기를 마련한다고 해요. 


"불순물로서 기식자의 역할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을 꼭 집자면, 그것은 '메시지의 차단'이다. 기식자는 무엇인가? 조직이고 관계이다. 그것은 살아 있는 개체의 한 장소에서 기관의 메시지들을 차단한다. 

기존의 메시지를 차단하는 일종의 '소음 만들기'가 기생충이 숙주에 침입하는 방식이다. "

30-31p



반복, 인생과 역사와 예술의 비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는 어른이 되었을 때 어린 시절에 하던 마들렌 체험을 함으로써 행복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 있다고 해요. 즉 당시에는 그 의미를 모르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반복하면서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이데거가 이야기 했듯이 과거를 반복하는 것은 단순한 반복이 아닌 현재의 새로운 경험이 되어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 준다는 것이에요. 


하나의 시작은, 

사람들이 이미 지나간, 잘 알려진 것을 그저 똑같은 방법으로 모방해서 단순하게 반복함으로써가 아니라, 

출발이 '원천적으로 고유하게' 다시 시작됨으로써, 

따라서 진정한 시작이 지니는 모든 난처함, 어둠, 불확실성과 함께 

다시 한 번 출발함으로써 되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 

하이데거 <형이상학 입문> 



느려질 권리


"자기"를 잃어버리며 결단 내리지 않는 자는 거기에서 '자기의 시간'을 잃는다." 

그러므로 그에게 맞는 전형적인 말은 '시간이 없다'이다.

248p 하이데거, 


 

자기를 시간 속에서 잃어버린 자, 시간의 맷돌에서 갈리며 비지가 되는 자는 늘 바쁘다며 허덕인다.

시간을 소유한 자만이 원하는 속도로 시간의 폐달을 밟으며 풍경을 즐기듯 '느릴 수 있다.' 그는 세상살이에 흡수되어 사라져버린 자가 아니라 원하는 만큼 천천히 세상을 즐길 수 있는 자이다.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느림의 가치이다. 

248p


작년까지 제가 입에 달고 살던 말은 "바쁘다" "시간이 없다"였어요. 돌아보니 나는 나를 잃고, 내 시간을 잃었었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슬프지만 시간의 맷돌에 갈리며 비지가 되어 갔던게 아닐까요? 

이제는 시간을 소유한 사람이 되어 시간을 즐기고 느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네요. 


그 외 인상적인 문구들


산책에는 삶의 중요한 진실이 있다. 산책에는 단조로움과 새로움이 결합해 있다.

달리 말하면 반복과 반복을 통해 얻는 새로움이 결합해 있다. 

늘 똑같은 길로 들어서지만 그것은 늘 새로운 하루이다. 

180p


프네우마를 지닌 자, 숨 쉬는 자는 홀로 있는 자일 수 없고 타자와 더불어 있는 것이다.

234p


과거의 순간은 그 자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현재의 사건으로 변화한 채 다가오기에 우리에게 현재는 늘 새롭고 유일무이하다.

290p



삶의 '경계'로서 죽음을 염두에 둠으로써 우리는 삶의 좌표를 다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죽음을 향하기엔 삶의 모든 좌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죽음은 단지 모든 것을 할 수 없게 만드는 폭력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능성의 원천일 것이다. 

314p


삶의 여러가지 순간에서 날씨를 찾아 줄 수 있게 생각의 지평을 열어주는 책이었어요. 

재독 삼독하면 또 다른 포인트에서 느낌이 올 것 같은 책이고요. 한 번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 드립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동진추천책 #이동진이달의책 #철학은날씨를바꾼다 #서동욱교수 #서동욱 #김영사 #철학책 #추천책 #삶을대하는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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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안쪽 - 속 깊은 자연과 불후의 예술, 그리고 다정한 삶을 만나는
노중훈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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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신간 여행 에세이인 <풍경의 안쪽>을 리뷰해 보려고 해요.

풍경의 안쪽의 저자는 노중훈 전문 여행작가이신데요. 전문 작가님이 안내하는 세계의 숨은 곳들이 어딘지 상당히 궁금했어요.


제가 가본 국가들도 더러 있었지만 실제 소개하신 곳들은 제가 가보지 않은 도시들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겹치는 곳은 그리스 산토리니, 아테네, 스웨덴 스톡홀름, 인도 케랄라, 미얀마 바곤, 양곤 정도였고요. 가본 곳들도 책을 읽으면서 추억에 잠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보지 않은 곳들 중에서는 미국 유타/ 브라질 이구아수 폭포/ 스페인 발렌시아/ 코소보 프리슈티나/ 프랑스 프로방스 등이 매력적으로 보여서 꼭 가보고 싶었구요.



경의 안쪽

작가님의 책 이름은 <풍경의 안쪽>인데요. 이렇게 이름을 붙인 이유는 "눈에 확연히 보이는 풍경도 기쁘고 좋지만 풍경의 겉면에만 머무르지 말고 밝음과 마음 품을 팔아 안쪽으로 조금 더 진입해 보자."라는 뜻으로 "풍경을 보고 돌아가는 관광객의 시선이 아니라 풍경의 안쪽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는 취지"로 지었다고 해요. 최근에 여행 에세이들을 몇 권 읽고 있는데요. 아마추어 여행 작가분이든 전문 작가분이든 모두 여행을 통해 그들의 삶에 다가서고 풍경에 안쪽에 머무르고자 하는 마음은 동일하다는 게 느껴졌어요.


한 번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시간의 조각칼이 새긴 풍경- 미국 유타주

출처 입력

이번에 미국 서부를 여행하는 기회가 생겼지만 유타 주까지는 가지 못하는데요. 언젠가 '모뉴먼트 밸리'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어요.


미국 유타주 남동쪽 끄트머리의 모뉴먼트 밸리는 황량하고 장엄했다. 메마른 평원에서는 모래바람이 시도 때도 없이 일었고, 풀과 나무의 생장을 용인하지 않는 완강한 바위산들이 우뚝했다. 지프차를 타고 붉은 바위들이 도열한 '외계의 풍경' 속으로 들어갔다. 경이로운 시간이었다.

13p


세상을 울리는 물줄기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


이구아수 폭포를 처음 알았던 건 교과서였던 것 같은데요. 그때도 언젠가 세상에서 제일 거대한 저 폭포에 한 번 가봐야지 했었던 것 같아요. 세상은 넓고 정말 갈 곳이 많은 것 같은데요. 건강 관리를 잘 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곳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세 개의 국가를 맞닿고 있다는 것만 봐도 그 거대함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중에서 브라질 쪽에서 바라볼 때에는 전체의 모습을 조망하기 좋고, 아르헨티나의 경우는 폭포의 디테일을 확인하기에 좋다고 해요. 특히 아르헨티나에서는 이구아수 폭포의 백미인 '악마의 목구멍'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코앞에서 살펴본 '악마의 목구멍'은 세상의 모든 폭포이자 크기를 나타내는 어떠한 형용사를 끌어와도 형용이 불가한 초월적인 존재였다.

폭포를 바라보고 있자니 물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눈과 귀의 감각이 비현실적인 현실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맸다.

갇혀 있는 물이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는 반면, 일거에 쏟아져 내리는 물은 마음의 축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66p


건축으로 혁신하다- 스페인 발렌시아


건축물을 보러 여행한다는 건 저 같은 일반 사람들에겐 익숙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이런 생각을 바꿔 주었던 여행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였어요. 가우디의 손길이 듬뿍 담겨있는 바르셀로나에서 건축물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를 느꼈고 구엘 공원에서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정말 샘솟는 사랑과 애정의 감정을 느꼈었거든요.

스페인에는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이 모인 도시가 또 있다고 해요. 바로 발렌시아인데요. 이곳은 건축계의 모차르트라고 불리며 활동하고 있는 '칼라트라바'의 고향이라고 해요. 언젠가 가볼 수 있겠지요?


미래의 어느 공간에 불시착한 것이 아닐까.

일찍이 본 적 없는 독창한 건물들이 감탄과 찬찬을 연거푸 이끌어낸다.

혁신적이면서 예술적 품위까지 장착한 건물들을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고, 그 각각의 차림차림은 차원이 다른 '미적 충격'을 안겨준다. 스페인 발렌시아의 '예술과 과학의 도시'이야기다.

169p

프랑스 프로방스


프랑스 프로방스 하면 고흐가 생각나는 것 같아요. 프랑스에서 북부를 위주로 다녀 남부는 니스 정도만 방문을 하였기 때문에 늘 프로방스를 포함한 프랑스 남부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터라 더 눈길이 갔던 것 같아요.

저자의 에피소드 중 노셰프가 운영하는 요리 코스로 침이 꼴깍 넘어갈 만큼 침샘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더 눈에 띄었던 건 올리브유에 대한 묘사였어요. 저 올리브유.... 직접 가서 사오고 싶어요.


생 레이드 프로방스의 올리브 농장 겸 올리브유 제조 공장인 물랭 뒤 칼랑케.

품질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나서 조엘 로부숑 같은 세계적인 셰프가 고객 목록에 올라 있으며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지에도 수출한다.

소량 생산 원칙을 고집하고, 압착하는 과정에서 27도를 넘기지 않으며, 한 번 눌러 짜낸 올리브는 재사용하지 않는다.

이곳의 올리브유를 맛보면 코끝을 감도는 풀 향, 혀에서 느껴지는 쓴맛, 목을 메우는 매운맛이 복합적으로 다가온다.

218p


작가님의 글을 따라 전 세계를 여행 다닐 수 있었고 풍경의 안쪽을 살짝 들여다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여행 좋아하시는 분들, 세계의 숨은 곳들을 만나보길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풍경의 안쪽 #여행에세이 #신간리뷰 #여행책 #세계여행 #노중훈작가 #상상출판사 #미국모뉴먼트밸리 #이구아수폭포 #발렌시아 #프랑스프로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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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시간 너머의 유럽
이선비.김형우 지음 / 북퍼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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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유럽여행 에세이 <일천시간 너머의 유럽>이라는 신간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작가, 사진작가 소개


이 책은 신혼부부가 일천 시간 이상을 유럽에서 여행을 하고 돌아와 쓴 여행 에세이예요. 사실 부부가 신혼여행으로 유럽으로 다녀와 쓴 책을 얼마 전에 읽었던 터라 어떤 부분이 차이가 있을까 궁금했어요. 

이 책을 읽고 난 후 처음 든 생각은 이선비 작가님의 책이 이번이 처음인가? 였어요. 그만큼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초보 작가가 왜 이렇게 글을 잘 쓰는지 생각을 해보니 그 답은 작가님의 소개란에 씌어 있더라고요. 

작가님은 책을 좋아해서 22살에 독서모임을 만들었고 14년째 이끌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역시 인풋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아니면 타고 나신 걸까요? 보통 여행 에세이는 과도하게 감정을 넣어 담백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의 문체는 담백하면서도 사색의 기운이 충분히 느껴져 참 좋았어요. 

그리고 남편분께서 사진을 전공하신다고 하더니 김형우 사진작가님이 찍은 사진들은 여행 가이드북 보다 더 느낌 있는 사진들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사진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앞으로 작가님이 쓰실 책이 기대가 됩니다. 


여행 중 우리가 겪은 수많은 일들은 대부분 우연이거나 혹은 어쩌다 그렇게 된 것들이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의도하지 않았지만'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이 더 놀라웠고, 더 의미 있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오로라를 보면서 여행을 시작하다


목차는 여행에 들어섰던 아일랜드와, 스위스 여행과 좀 더 현지에 젖어 들어 다가갈 수 있었던 독일, 폴란드 여행으로 나뉘는데요. 여행의 시작부터 대단한 행운이 함께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지은이는 신혼여행지로 아일랜드나 캐나다로 가서 버킷리스트였던 오로라로 보고 싶었다고 해요. 그런데 금액적인 측면에서 무리가 있어 일정을 조정했다고 하는데요. 특이하게 이 비행기의 경우 북미를 경우 해서 유럽으로 가는 거였고 지은이 부부는 비행기 양 끝에 앉아 창가로 보이는 오로라를 감상하였대요. 

오로라를 여행지로 가는 순간에 본 것도 신기했지만 남편과 본인 모두 창가를 좋아해 비행기 양 끝에 앉았다는 것도 신선한 충격이긴 했어요 하핫. 뭐 결혼하고 초반에 집은 합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니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려나요? 


그 춤에 홀린 나는 청록빛 움직임을 따라갔다. 

내 세상 너머의 세계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실재하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인지하는 내 의식이 흐릿해져 갈 때쯤 오로라가 나를 제자리에 데려다주었다. 

내 시야를 가득 채웠던 신비로운 움직임이 조금씩 사라지더니 언제 나타나긴 했냐는 듯 검정 바탕에 반짝이는 점들만 남아 있었다. 오로라가 내 눈을 열어주기 위해 나타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깨어 있으라. 마음을 열고, 눈을 열어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17p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제가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여서 에피소드를 더 관심 있게 봤어요.

첫 방문지는 '모허' 절벽이었는데요.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모허 절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아일랜드의 역사가 더 와닿더라고요. 아일랜드나 스코트랜드의 역사를 보면 오랫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었잖아요. 그걸 잊고 있었는데 책을 보면서 이곳을 여행하게 된다면 꼭 역사 공부를 하고 저곳들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위스 - 그린데발트, 체르마트, 몽트뢰


스위스의 아름다움은 모두가 알고 계실 거예요.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스위스를 갔었는데요.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도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자연의 아름다움이 다가왔었어요. 

저는 중,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 역사를 너무 좋아해서 이탈리아와 그리스 같은 유적지를 방문하는 게 그 당시의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처음 갔던 로마에서는 오히려 슬픔을 느꼈던 거 같아요. 폐허가 된 유적지에서 고양이들만 울고 있었고, "아.., 이들은 과거를 팔아 삶을 영위하는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프랑스 파리나 오스트리아도 아름다웠지만 "자연이 이렇게 위대하고 아름다운 거구나."를 스무 살에 처음 알게 해준 곳이 바로 스위스였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대도시 위주로 다니다 보니 그린데발트와 체르마트는 가보지 못했는데 다음에 스위스를 간다면 이 두 곳을 꼭 넣어야겠어요


어둠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마터호른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100p


몽트뢰 시옹성


체르마트에서 2시간 40분 정도 떨어져 있다는 호숫가 작은 마을인 몽트뢰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요. 이곳에서 작가 부부가 먹었다는 스위스 카이에 레몬맛 초콜릿도 상당히 궁금했어요. 

우연히 떨어진 초콜릿을 남편이 맛보고 일정을 다 취소하고 마트에서 이 초콜릿을 찾았는데 알고 보니 스위스 최초의 초콜릿이었다는 에피소드가 참 재미있었답니다. 


"사보이 왕가의 수도로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초콜릿 제조법을 익힌 스위스인 프랑수아 루이 카이에는 1819년 브베에 스위스 최초의 초콜릿 공장을 세웠다."

스위스 방명록-노시내


독일


저자는 책을 좋아하고 독일 철학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은 터라 하이델베르그를 첫 여행지로 선택하고 괴테의 길도 다녀오는데요. 오히려 그들이 삶을 느낄 수 있었던 건 뮌헨과 베를린이었던 것 같았어요.


나이가 들어보니 어떤 사상과 학문이 삶 그 자체를 완전히 변화시키는 건 아니었다. 

삶을 바꾸는 건 경험으로부터 배운 직접적인 것, 그리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였다. 

161p


경로를 틀어 방문한 베를린에서는 혼탕 목욕탕 경험을 하게 되고 일종의 자유를 느꼈다고 해요. 저는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나체 해변이나 혼탕을 경험한 적은 없는데요. 

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작년에 읽었던 홍신자 선생님의 책에서 읽었던 나체 걷기를 통해 자유를 느끼는 경험을 사람들에게 선사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더라고요. 

저자도 평생 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경험을 통해 평생 입지 않던 바지도 당당하게 입고 다니고 어린 시절부터 저자를 옭아매었던 육체에 대한 가치관을 바꿀 수 있었다고 해요. 옷이라는 거풀을 던져버리면 인간 본연의 실체를 마주할 수 있는걸까..하는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사우나 밖에서는 남자와 여자로 분리되어 사회가 만들어놓은 성 개념에 따라 살아간다.

하지만 사우나 안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아닌, 서양인과 동양인도 아닌, 

오로지 발가벗은 인간과 인간만이 실존할 뿐이었다.

199p




유럽에서 저자 부부는 정말 특별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결국 한국에 돌아와서는 두 집을 합치고 함께 사는 부분의 모습을 선택했다고 하고요. 앞으로의 여정도 응원 드립니다. 


책을 쓰면서 느낀 분명한 것 하나는 유럽에 다녀온 후 우리의 삶이나 가치관이 조금씩 더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천시간 너머의 유럽에서 우리가 느끼고, 경험한 것들은 우리에게 큰 힘을 주었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그러한 기억들은 지금의 삶을 조금 더 재밌고,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316p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함께 유럽을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았던 책이었어요.  작가님의 담담한 문체가 제 스탈이기도 하였고요. 여행 에세이를 읽고 싶으신 분께 마구마구 추천드려요~!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감상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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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 - 양자 시대를 여는 꿈의 물질
김기덕 지음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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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양자 시대를 여는 꿈의 물질 '초전도체'에 대한 책을 소개해 드리려 해요.


최근 상온 초전도체 개발에 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초전도체란 게 도대체 무엇인가 궁금해지더라고요. 상온 초전도체가 개발된 이후의 미래가 궁금하기도 하던 차에 초전도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책이 나왔다고 해서 보게 되었어요. 


저자 김기덕 박사


이 책의 저자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석사까지 졸업하고 독일로 건너가 양자 물리학 연구로 박사과정을 득했다고 해요. 손 위에 올릴 수 있는 물질을 만들고 측정하는 실험 물리학자라고 이야기하는데요. 박사 과정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로 와서 연구를 계속하다 다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로 가서 현재는 고온 초전도체를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있었던 상온 초전도체 이슈가 있었을 때 방송과 유튜브 등에 출연해 초전도체를 제대로 알리는데 힘을 썼다고 해요. 

나는 훗날 틀린 것으로 밝혀지거나 완벽하지 않더라도 제시된 이론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론이 없다면 연구는 어둠 속에서 주위를 더듬으며 나가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완벽한 이론이 아니더라도 현상을 해석할 수 있는 이론이 있어야 방향성을 갖고 나아갈 수 있다. 

처음에 제시된 이론들은 틀린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옳은 이론을 찾기 위한 가증성을 좁힌 것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초전도체 이야기


저자는 개인적으로 고체 물리학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 초전도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 책은 초전도 현상을 소개하는 입문서라고 합니다. 


사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물리학과 초전도체를 다루고 있어서인지 이 책은 제가 최근에 읽었던 과학 책들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내용이 어려웠던 건 제가 이해가 부족해서인 것 같고 저자분은 정말 쉽게 써주셨다는 게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껴졌어요. 심지어 초반에는 "초전도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거야?"라고 생각할 정도였는데요. 중반부로 점점 가면서 내용의 심도가 깊어지니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첫째는 과학을 좋아해서 한 번 읽어보라고 하려는데 저보단 이해가 더 빠르지 않을까 해요. 

최대한 제가 이해한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를 해 보려 해요. 


초전도체의 발견


초전도체는 영어로 superconductor로 말 그대로 슈퍼맨처럼 초월적 능력을 가진 전도체라는 뜻이에요. 초전도체는 열이 가해지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힘을 잃고 일반적인 전도체로 변하게 된다고 해요. 


초전도체는 전기만 잘 흘리는 것이 아니라 1) 전기저항이 0이고, 2) 초전도체 내부의 자기장을 0으로 만드는 '마이스너 - 옥센펠트 효과'를 보이고 3) 조지프슨 효과와 자기선속 양자화 현상 같은 거시적 양자 현상을 보이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1. 금속에서의 전기저항은 격자의 결함과 진동(포논) 때문에 생기고

2. 포논에 의한 전기저항 값은 온도가 낮아질수록 작아진다.


초전도 현상은 보통 절대영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19세기 물리학자들은 이 절대온도의 기준점인 절대영도에 다다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해요. 물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섭씨 영하 273도가 절대온도 0K에 해당하기 때문에 373K(섭씨 100도)를 지나면 기화되어 수증기가 되고, 아래면 액화가 되는 것이죠. 


당시에는 산소, 질소, 수소, 헬륨 등의 기체들을 영구기체라고 불렀지만 이미 오래전 헬륨도 액화에 성공하였죠. 

1. 1908년 오너스가 최초로 헬륨 액화에 성공하였고

2. 헬륨 액화 성공으로 절대 영도에 가까운 극저온에서 실험이 가능하게 되었다. 


끓는 점, 어는 점 그리고 초전도체로 변하는 온도와 같이 물질의 상태 변화가 일어나는 온도를 '전이 온도'라고 하는데요.  1911년에 오너스가 처음으로 저온에서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체를 발견하였다고 해요. 


곧이어 그는 초전도 저항값이 0이어서 영구적으로 돌고 도는 영구 전류인 '초전도 전류'도 1914년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때까지 발견된 초전도체는 1종 초전도체로 쉽게 온도나 전류, 자기장에 의해 초전도성을 잃었다고 하고요. 


초전도체의 양자역학적 특징


초전도체의 기본 성질 세 가지를 처음에 이야기드렸는데요. 마이스너 효과가 바로 공중 부양하는 초전도체의 모습과 관계가 있다고 해요. 

완벽한 전도체는 내부 자기장의 변화를 극도로 싫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초전도체는 내부의 자기장을 밀어내서 항상 0으로 유지하려고 하는 새로운 물질 상태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요. 이렇게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기장을 완벽하게 밀어내는 상태를 바로 '마이스너 상태'라고 한다고 해요. 


하지만 이러한 반자성체의 성격으로는 척력만 주기 때문에 튕겨나가고 공중 부양은 시킬 수 없는데요. 이때 필요한 것은 자기장의 세기로 인한 인력이라고 해요. 즉 척력과 인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겉으로는 부양한 것 같은 모습을 나타낸다고 하고 이는 2종 초전도체에 관찰된다고 합니다. 


초전도체 이론


여러 물리학의 대가들이 초전도 이론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초창기 기술과 실험 결과 부족으로 실패를 거듭하다가 마침내 1)동위원소 효과, 2) 쿠퍼쌍 이론, 3) 수많은 쿠퍼쌍을 묶어 초전도를 기술한 파동함수 이론이 성립되면서 결국 퍼즐이 맞아 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즉, 전자 - 포논(진동) 작용이 전자를 묶어 쿠퍼쌍을 만들게 되고 이 쿠퍼쌍들이 모여 응축되어 초전도 현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고온 초전도체


고온 초전도체가 만들어지기까지 상당히 많은 연구가 실패를 거듭했지만 마침내 1986년 IBM 연구소의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35K 고온 초전도체를 발견했고 이후 이와 관련한 초전도체 연구가 폭발적으로 발전했다고 해요. 

하지만 여전히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것처럼 관찰이 되었다가 다시 재현되지 않는 현상들이 많이 확인되고 있고요. 이것을 미확인 초전도 물체 (USO)라고 한다고 하네요. 저자의 생각으로는 지난해 이슈가 되었던 상온 초전도체 LK99는 데이터 조작이라기보다는 USO로 보인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초전도체의 근황


이렇게 핫한 영역이다 보니 데이터 조작과 같은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얀 헨드릭 쇤은 초전도체 연구에서 데이터 조작으로 이슈가 되었던 인물인데요. 전기장을 이용해 초전도 현상을 비롯한 물리현상을 제어할 수 있다고 했지만 데이터 조작으로 밝혀진 바 있었고, 높은 압력을 이용해 상온 초전도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던 랑가디아스 교수의 연구들도 데이터 조작으로 밝혀졌다고 해요.


이런 초전도체가 우리 생활과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의학, 군사,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고,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MRI 라고 해요. 



저자의 경우는 물리학자를 꿈꾸던 고등학생 시절에 서점에서 물리학 입문서를 보면서 물리학과로 가게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에 책을 쓰면서도 누군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저자의 책을 읽고 초전도체를 연구하고 싶어서 물리학과에 왔다고 얘기하는 모습을 상상했다고 하는데요. 

과학자를 꿈꾸는 과학도들에게 과학사에 이름을 남기는 위대한 과학자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고 배움을 얻을 수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고 격려하고 있어요.


저는 새로운 물질에 대한 궁금증과 앞으로의 산업의 방향을 이해하고 싶은 사적인 욕심으로 읽게 되었는데 참 흥미로운 책이었던 것 같아요. 비록 제 이해도가 높지 않지만 정말 아름다운 미시 세계가 있음을 이해하고 이를 밝혀내기 위해 세기를 걸쳐 많은 과학자들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숭고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물리학 세계의 핫 트렌드인 초전도체의 역사와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던 좋은 책인 것 같아 관심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려요~!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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