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철학은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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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이동진의 이 달의 책으로 추천된 서동욱 교수님의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땐 그림 같은 서정적인 표지에 감탄을 했었는데요. 책 서문을 읽자마자 바로 "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보관할 책이다 하고 줄을 막 그으며 다 읽고 보니 이동진 평론가님이 추천한 책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서동욱 교수님은 철학자, 시인,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계신 분이라고 하는데요. 서강대학교 교수로 철학자로 재직 중이며 한국프랑스철학회장을 역임하기도 하셨다고 해요. 지은 책들은 정말 많으시더라고요. 철학서부터 시집까지 다양하게 종횡무진하는 서동진 교수님을 응원드리고 다음 책들도 읽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날씨를 선물하는 일기예보- 프롤로그


"날씨가 우리를 만드는 것이지 우리가 날씨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생각 또한 철학도 날씨가 만들어낸다."

7p



그러나 내 마음은 어둠 속에서도 햇살처럼 켜져야 하며, 가뭄 속에서도 그토록 좋아하는 빗소리가 울려 퍼지는 우산 아래의 원형극장을 만들어야 한다. 진정 모든 변화는 생각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생각의 눈은 삶에서 어디에 햇살의 깃들고 어디에 반가운 여름비가 오는지 찾아주어야 한다. 삶의 구석구석을 응시하면서 말이다. 삶에 햇살을 찾아주는 것도 가뭄 속에 간직한 비 향기를 기억해내는 것도 생각의 노력에서 시작한다. 

10p


서문에서부터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제목을 붙인 이유를 날씨와 철학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날씨가 우리를 만든다."라는 말은 충분히 이해가 가실 거예요. 

실제 우리도 날씨가 우중충하면 우울해지기도 하고, 겨울에는 가라앉기도 하잖아요. 그렇지만 작가는 어릴 적 분무기로 무지개를 만들어내던 시간을 이야기하며 날씨와 무관하게 우리는 우리 인생의 날씨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결국 생각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것에 너무 공감이 되었던 것 같아요. 


목차는, 


1부 우리는 성숙할 수 있을까

2부 세상을 견뎌내기 위하여

3부 위안의 말

4부 예술과 세월과 그 그림자로 이뤄져 있는데, 각 챕터별로 다양한 주제를 끌어와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삶, 약자, 영혼과 같은 큰 주제들도 있지만 늑대인간, 산책, 유머, 피젯스피너와 혼밥처럼 현상이나 작은 일상의 조각들도 다루고 있어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그 중에서 제가 인상 깊었던 부분을 말씀 드려볼게요.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


 "질문을 자신의 삶에서 절실하게 피워내지 못한 이에게 질문은 추상적인 남의 질문이며, 따라서 해답 역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23p


Chat GPT가 보편화된 지금 '질문의 기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죠. 좋은 질문이란 '구체적일 수록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소설에서는 우주에서 두 번째로 똑똑한 컴퓨터에게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 무어냐고 질문했더니 '42'라는 답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왜 42냐는 질문에 컴퓨터는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해요. 


보통 "글은 어떻게 잘 쓰나요?" "책을 어떻게 많이 읽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그냥" 또는 "잘하면 된다"로 상당히 모호한 답이 나올 수 밖에 없죠. 

저자는 여기에 대해 "질문을 자신의 삶에서 절실하게 피워내지 못한 이에게 질문은 추상적인 남의 질문이며, 따라서 해답 역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며, 삶에서 자기만의 노력을 통해 올바른 질문을 찾아가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생충의 예술과 철학


이 부분이 저는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요. 저자는 기생충의 가장 큰 역할을 소통의 단절이라고 표현했어요.

하지만 메시지 차단이 끝일까요? 아니겠죠? 즉, 메시지 차단으로 인해 기식자인 조직에 위기가 오게되죠. 즉 기생충은 기식자가 변화 함으로써 새로운 질서를 탄생시키는 계기를 마련한다고 해요. 


"불순물로서 기식자의 역할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을 꼭 집자면, 그것은 '메시지의 차단'이다. 기식자는 무엇인가? 조직이고 관계이다. 그것은 살아 있는 개체의 한 장소에서 기관의 메시지들을 차단한다. 

기존의 메시지를 차단하는 일종의 '소음 만들기'가 기생충이 숙주에 침입하는 방식이다. "

30-31p



반복, 인생과 역사와 예술의 비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는 어른이 되었을 때 어린 시절에 하던 마들렌 체험을 함으로써 행복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 있다고 해요. 즉 당시에는 그 의미를 모르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반복하면서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이데거가 이야기 했듯이 과거를 반복하는 것은 단순한 반복이 아닌 현재의 새로운 경험이 되어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 준다는 것이에요. 


하나의 시작은, 

사람들이 이미 지나간, 잘 알려진 것을 그저 똑같은 방법으로 모방해서 단순하게 반복함으로써가 아니라, 

출발이 '원천적으로 고유하게' 다시 시작됨으로써, 

따라서 진정한 시작이 지니는 모든 난처함, 어둠, 불확실성과 함께 

다시 한 번 출발함으로써 되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 

하이데거 <형이상학 입문> 



느려질 권리


"자기"를 잃어버리며 결단 내리지 않는 자는 거기에서 '자기의 시간'을 잃는다." 

그러므로 그에게 맞는 전형적인 말은 '시간이 없다'이다.

248p 하이데거, 


 

자기를 시간 속에서 잃어버린 자, 시간의 맷돌에서 갈리며 비지가 되는 자는 늘 바쁘다며 허덕인다.

시간을 소유한 자만이 원하는 속도로 시간의 폐달을 밟으며 풍경을 즐기듯 '느릴 수 있다.' 그는 세상살이에 흡수되어 사라져버린 자가 아니라 원하는 만큼 천천히 세상을 즐길 수 있는 자이다.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느림의 가치이다. 

248p


작년까지 제가 입에 달고 살던 말은 "바쁘다" "시간이 없다"였어요. 돌아보니 나는 나를 잃고, 내 시간을 잃었었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슬프지만 시간의 맷돌에 갈리며 비지가 되어 갔던게 아닐까요? 

이제는 시간을 소유한 사람이 되어 시간을 즐기고 느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네요. 


그 외 인상적인 문구들


산책에는 삶의 중요한 진실이 있다. 산책에는 단조로움과 새로움이 결합해 있다.

달리 말하면 반복과 반복을 통해 얻는 새로움이 결합해 있다. 

늘 똑같은 길로 들어서지만 그것은 늘 새로운 하루이다. 

180p


프네우마를 지닌 자, 숨 쉬는 자는 홀로 있는 자일 수 없고 타자와 더불어 있는 것이다.

234p


과거의 순간은 그 자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현재의 사건으로 변화한 채 다가오기에 우리에게 현재는 늘 새롭고 유일무이하다.

290p



삶의 '경계'로서 죽음을 염두에 둠으로써 우리는 삶의 좌표를 다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죽음을 향하기엔 삶의 모든 좌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죽음은 단지 모든 것을 할 수 없게 만드는 폭력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능성의 원천일 것이다. 

314p


삶의 여러가지 순간에서 날씨를 찾아 줄 수 있게 생각의 지평을 열어주는 책이었어요. 

재독 삼독하면 또 다른 포인트에서 느낌이 올 것 같은 책이고요. 한 번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 드립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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