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천시간 너머의 유럽
이선비.김형우 지음 / 북퍼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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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유럽여행 에세이 <일천시간 너머의 유럽>이라는 신간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작가, 사진작가 소개


이 책은 신혼부부가 일천 시간 이상을 유럽에서 여행을 하고 돌아와 쓴 여행 에세이예요. 사실 부부가 신혼여행으로 유럽으로 다녀와 쓴 책을 얼마 전에 읽었던 터라 어떤 부분이 차이가 있을까 궁금했어요. 

이 책을 읽고 난 후 처음 든 생각은 이선비 작가님의 책이 이번이 처음인가? 였어요. 그만큼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초보 작가가 왜 이렇게 글을 잘 쓰는지 생각을 해보니 그 답은 작가님의 소개란에 씌어 있더라고요. 

작가님은 책을 좋아해서 22살에 독서모임을 만들었고 14년째 이끌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역시 인풋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아니면 타고 나신 걸까요? 보통 여행 에세이는 과도하게 감정을 넣어 담백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의 문체는 담백하면서도 사색의 기운이 충분히 느껴져 참 좋았어요. 

그리고 남편분께서 사진을 전공하신다고 하더니 김형우 사진작가님이 찍은 사진들은 여행 가이드북 보다 더 느낌 있는 사진들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사진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앞으로 작가님이 쓰실 책이 기대가 됩니다. 


여행 중 우리가 겪은 수많은 일들은 대부분 우연이거나 혹은 어쩌다 그렇게 된 것들이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의도하지 않았지만'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이 더 놀라웠고, 더 의미 있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오로라를 보면서 여행을 시작하다


목차는 여행에 들어섰던 아일랜드와, 스위스 여행과 좀 더 현지에 젖어 들어 다가갈 수 있었던 독일, 폴란드 여행으로 나뉘는데요. 여행의 시작부터 대단한 행운이 함께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지은이는 신혼여행지로 아일랜드나 캐나다로 가서 버킷리스트였던 오로라로 보고 싶었다고 해요. 그런데 금액적인 측면에서 무리가 있어 일정을 조정했다고 하는데요. 특이하게 이 비행기의 경우 북미를 경우 해서 유럽으로 가는 거였고 지은이 부부는 비행기 양 끝에 앉아 창가로 보이는 오로라를 감상하였대요. 

오로라를 여행지로 가는 순간에 본 것도 신기했지만 남편과 본인 모두 창가를 좋아해 비행기 양 끝에 앉았다는 것도 신선한 충격이긴 했어요 하핫. 뭐 결혼하고 초반에 집은 합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니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려나요? 


그 춤에 홀린 나는 청록빛 움직임을 따라갔다. 

내 세상 너머의 세계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실재하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인지하는 내 의식이 흐릿해져 갈 때쯤 오로라가 나를 제자리에 데려다주었다. 

내 시야를 가득 채웠던 신비로운 움직임이 조금씩 사라지더니 언제 나타나긴 했냐는 듯 검정 바탕에 반짝이는 점들만 남아 있었다. 오로라가 내 눈을 열어주기 위해 나타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깨어 있으라. 마음을 열고, 눈을 열어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17p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제가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여서 에피소드를 더 관심 있게 봤어요.

첫 방문지는 '모허' 절벽이었는데요.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모허 절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아일랜드의 역사가 더 와닿더라고요. 아일랜드나 스코트랜드의 역사를 보면 오랫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었잖아요. 그걸 잊고 있었는데 책을 보면서 이곳을 여행하게 된다면 꼭 역사 공부를 하고 저곳들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위스 - 그린데발트, 체르마트, 몽트뢰


스위스의 아름다움은 모두가 알고 계실 거예요.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스위스를 갔었는데요.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도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자연의 아름다움이 다가왔었어요. 

저는 중,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 역사를 너무 좋아해서 이탈리아와 그리스 같은 유적지를 방문하는 게 그 당시의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처음 갔던 로마에서는 오히려 슬픔을 느꼈던 거 같아요. 폐허가 된 유적지에서 고양이들만 울고 있었고, "아.., 이들은 과거를 팔아 삶을 영위하는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프랑스 파리나 오스트리아도 아름다웠지만 "자연이 이렇게 위대하고 아름다운 거구나."를 스무 살에 처음 알게 해준 곳이 바로 스위스였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대도시 위주로 다니다 보니 그린데발트와 체르마트는 가보지 못했는데 다음에 스위스를 간다면 이 두 곳을 꼭 넣어야겠어요


어둠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마터호른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100p


몽트뢰 시옹성


체르마트에서 2시간 40분 정도 떨어져 있다는 호숫가 작은 마을인 몽트뢰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요. 이곳에서 작가 부부가 먹었다는 스위스 카이에 레몬맛 초콜릿도 상당히 궁금했어요. 

우연히 떨어진 초콜릿을 남편이 맛보고 일정을 다 취소하고 마트에서 이 초콜릿을 찾았는데 알고 보니 스위스 최초의 초콜릿이었다는 에피소드가 참 재미있었답니다. 


"사보이 왕가의 수도로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초콜릿 제조법을 익힌 스위스인 프랑수아 루이 카이에는 1819년 브베에 스위스 최초의 초콜릿 공장을 세웠다."

스위스 방명록-노시내


독일


저자는 책을 좋아하고 독일 철학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은 터라 하이델베르그를 첫 여행지로 선택하고 괴테의 길도 다녀오는데요. 오히려 그들이 삶을 느낄 수 있었던 건 뮌헨과 베를린이었던 것 같았어요.


나이가 들어보니 어떤 사상과 학문이 삶 그 자체를 완전히 변화시키는 건 아니었다. 

삶을 바꾸는 건 경험으로부터 배운 직접적인 것, 그리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였다. 

161p


경로를 틀어 방문한 베를린에서는 혼탕 목욕탕 경험을 하게 되고 일종의 자유를 느꼈다고 해요. 저는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나체 해변이나 혼탕을 경험한 적은 없는데요. 

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작년에 읽었던 홍신자 선생님의 책에서 읽었던 나체 걷기를 통해 자유를 느끼는 경험을 사람들에게 선사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더라고요. 

저자도 평생 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경험을 통해 평생 입지 않던 바지도 당당하게 입고 다니고 어린 시절부터 저자를 옭아매었던 육체에 대한 가치관을 바꿀 수 있었다고 해요. 옷이라는 거풀을 던져버리면 인간 본연의 실체를 마주할 수 있는걸까..하는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사우나 밖에서는 남자와 여자로 분리되어 사회가 만들어놓은 성 개념에 따라 살아간다.

하지만 사우나 안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아닌, 서양인과 동양인도 아닌, 

오로지 발가벗은 인간과 인간만이 실존할 뿐이었다.

199p




유럽에서 저자 부부는 정말 특별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결국 한국에 돌아와서는 두 집을 합치고 함께 사는 부분의 모습을 선택했다고 하고요. 앞으로의 여정도 응원 드립니다. 


책을 쓰면서 느낀 분명한 것 하나는 유럽에 다녀온 후 우리의 삶이나 가치관이 조금씩 더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천시간 너머의 유럽에서 우리가 느끼고, 경험한 것들은 우리에게 큰 힘을 주었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그러한 기억들은 지금의 삶을 조금 더 재밌고,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316p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함께 유럽을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았던 책이었어요.  작가님의 담담한 문체가 제 스탈이기도 하였고요. 여행 에세이를 읽고 싶으신 분께 마구마구 추천드려요~!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감상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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