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아들윽 목소리는 밝았다.
흐린연필심으로 쓴 편지에
엄마다운 편지는 웃겼으며
상상치도 못했던 행군과 운동을 견딜만한 것으로 뿌듯함으로 느꼈다.
주변에 재밌고 다양한 사람들 가운데
잘 지내고 있으며
5분 마다 하던 트위터를 끊으니
자신이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글쓰기를 독려하기위해 나도 열심히 편지를 보낼것이다.
답장을 쓸수밖에 없는
문장을 담아서
군대가 좋은 점도 있다.
급격한 환경의 변화속에서
새로운 재능을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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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경남 진주에 훈련소로 들어갔다.

2주전 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것이다.

오늘 나는 첫편지를 썼다. 고립의 맛과 쓴 침을 삼키고 있는 아들에게

뭐라 위로의 말을 해줄지,, 나는 주섬주섬 아버지와 어머니의 언어로 말을 한다.

제대하면 철인 3종경기도 나갈 수 있겠다. 하하하

편지를 찢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나는 너가 매우 걱정스럽다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내가 가르치지 못한 모순을 군대가 가르쳐주겠지. 세상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인류세의 일원으로 세상의 부품이 되는 기분을 군대에서 어떻게 느끼게 될까.

이제 막 시작된 노예로서의 성인들의 삶에 대해, 어렴풋 치를 떨면서 나오게 될까.

모순과 불균형, 그리고 모멸에 대하여 협동과 우정에 대하여 배웠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육체가 정신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사실 역시 알게 되기를...

아들에게 너의 삼촌이 탈영한 역사를 말해주며,

그것만은 제발..이라 부탁을 했다. 부디 다치지 말고, 잘 적응하기를 기도해본다.

군대 없는 사회는 없었지만, 우리나라에 태어난 이유로

22개월이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게임에 빠져 등까지 굽은 아들의 환상의 세계가 산산히 조각나게 될까.

아니면 더 도망치고 싶을까.

선택이 아닌 시간들 속에서 아들의 주체는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건강하게 돌아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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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8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8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짜 궁금하다
작은 인간 이렇게나 큰 건물 짓고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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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그들이 궁금해졌다 - 심리치료, 그 30년 후의 이야기
로버트 U. 아케렛 지음, 이길태 옮김 / 탐나는책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뜯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30년 후 읽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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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 역설 조합 발상의 방법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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