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의 함정 - 중산층 가정의 위기와 그 대책
엘리자베스 워런, 아멜리아 워런 티아기 지음, 주익종 옮김 / 필맥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에 유행하던 책이다. 얼마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그 어떤 경제 관련 책보다 나에게 도움을 주었다. 가장 기본적인것. 미래를 위해 얼마나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마련할려고 애쓰고 있는가? 주거비용으로 소득의 대부분을 퍼붓고 있지 않은가?

이책에선 '유주택빈민'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왜 집까지 있는 사람들이 빈민일까? 우리나라도 8학군이다, 강남이다 교육환경에따라 집값이 엄청 비싼지역이 있다. 미국은 범죄나 총기사고등으로 인해 중산층가정들이 교육환경이 좋은학교옆으로 이사가기 위해 맞벌이 소득의 60~70%까지 모기지론에 퍼부으면서 집을 사고 있다.

여기서 맞벌이의 함정이 시작 된다. 맞벌이로 인해 몇십년전의 가정보다 월등히 소득은 높아졌지만. 삶의 질은 형편없이 낮아졌다. 학교내 총기사고가 심심치않게 뉴스에 나오니 누구든 아이들을 위해 좋은 환경으로 이사가고 싶지않겠는가? 맞벌이가 일반화되면서 가정내 소득이 높아지자 좀더 큰돈을 부담해서라도 교육 환경이 좋은 집을 너도 나도 구입하려고 애쓰게 되고, 집값은 이미 천정부지로 올라버리고..그 오른 집값을 마련하느라 중산층들이 소득의 대부분을 바치고 있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집구입에 올인하다 보니, 가족중에 누군가 아프거나, 실직을 하거나, 이혼을 하게 되서 소득이 줄게 되면 지금까지의 중산층의 생활을 할수가 없게 된다. 이미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이 정해져 있고, 달마다 지불해야할 고지서들이 줄을 서있기 때문에..그래서 중산층이었던 맞벌이 가정은 집도 뺏기고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최후의 선택으로 '파산'신청을 하게 된다. 이책의 저자는 돈을 안갚으려는 악질적인 파산자라는 고정관념을 깬다. 그들은 가정을 위해 열심히 사는 우리들의 이웃이다. 다만 어려움을 이겨낼만한 여유자금이 없었기에 파산자가 되버린것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이책에 대해 알고 있던 내용이다.

그런데..뒷부분에 왜 이들이 파산할수밖에 없는지 '검은 손'들을 가르쳐준다. 이부분이 범인 찾기처럼 흥미진진하다. 다 아는 내용이라고 제목만 보고 던져버리지 말고 이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궁금하신분들을 위해 맛보기로 범인을 가르쳐 드리자면..미국에서도 1970년대까진 돈을 빌렸을대의 이자율에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신용이 좋지않으면 돈을 빌릴수가 없었기에 가계부채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1978년에 연방법의 모호한 어구때문에 이자율의 상한선이 없어지게 되고 너나없이 고율의 이자로 돈을 빌려주게 된다. 이러다보니 고율의 대출업이 성행하면서 아무나 돈을 빌려주게 되자, 부채를 못 갚아서 파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것이다. 1970년대의 미국인들보다 소비를 더 해서..도덕적 관념이 모자라서 파산하는것이 아니다. 그들이 이렇게 만든것이다.

또한 모기지론으로 집을 구입할때 집값의 30%를 내어야만 구입할수 있었던것이 이제는 집값의 3%만 있으면 집을 구입할수 있게 된다. 그리고 몇십년 동안 집값을 갚아야하는데..여기서 제일 큰 함정은 돈을 빌려준 곳에선 집값을 제때 갚으면 좋고...집값을 못 갚으면 더 좋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불이 어렵게된 중산층을 꼬셔서 다시 높은 이자의 모기지로 대출 해주고..그것을 못 갚으면 집을 빼앗으면 되는것이다.

이런 업체는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시티은행이 대표적이다. 대출업체는 신용으로 더 낮은 이자를 내어야 할사람들의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높은 이자를 내게 한다. 아니면 지불할 책임이 없는 카드빚을 교묘한 협박과 회유로 갚도록 만든다. 이들은 총, 칼 안든 강도들이다.

바다 건너 미국의 이야기지만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야기 아닌가? 신용이 없으면 발급 해주면 안되는 신용카드를 아무나 발급해주어서 막쓰게 만든후에, 카드값 안낸다고 카드쓴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고..신불자 만든후에 그들만을 탓하는 나라....그들의 잘못만을 탓하기엔 우리 모두가 공범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모기지론으로 집을 살수 있다고 한다. 미국처럼 유주택빈민으로 되지 않으려면 두눈 크게 뜨고 능력에 맞는 소비를 해야겠다. 잘못하면 코 베어 갈지도 모르니..나도 몇년전에 입주한 아파트 대출금 갚느라 적지않은 돈이 달마다 나가고 있다. 우리 주변에도 집장만 했다고 허리띠 졸라매며 사는 이웃이 많다. 이책의 충고처럼 자신에게 맞는 집에서 살자. 집이 나의 굴레가 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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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2-28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정말 좋은 이야기입니다. 저도 시댁의 압박만 아니라면..ㅜㅜ

마냐 2005-02-28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이 굴레. 집이 아니라 빚더미를 깔고 앉아 살고 있는데...그런데, 이사가겠다는 생각은 못하겠어유...-,.-

깍두기 2005-02-28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뭐야, 그럼 집 사지 말아야 해? 벌어서 살 능력은 없는데....마지막 희망...판교 ㅎㅎ

sooninara 2005-02-2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린 우리만의 특수한 상황이 있죠. 집값 오를때 집 없으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ㅠ.ㅠ
이책에선 부채에 대해 신경 쓰라는게 주제입니다. 돈 빌려주겠다고 가져다 쓰라고 아무리 꼬셔도 넘어가지 말라구요. 모기지업체의 비열한 상술은 정말...우린 언제나 그들의 밥이라니깐요..저도 마이너스 통장으로 살고 있지만 갚으리라 굳게 마음 먹고 있습니다. 언제 플러스 인생으로 살려나요?^^
(판교는 아예 꿈도 안꾸고..로또도 안사는데..에고 뭐 믿고 살아야 할지)

줄리 2005-02-28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남편이 은행 나쁘다고 하는 이야기가 틀린게 아니군요. 저희도 모기지론으로 집을 사가지고 있는데 중간에 돈이 생겨서 다 갚아 버리려 하면 벌금을 내고 다 갚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은행들은 우리가 매달 갚던지 진짜 못갚던지 하는걸 바라더라구요. 이 책 재밌을거 같네요.

sooninara 2005-03-0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모기지론은 몇십년을 계약한거라서 중간에 갚으려면 위약금을 내야햐요.
은행등에 당하지 않으려면 정보가 있어야겠어요. 이런책을 읽으면 그나마 덜 속을듯..

비로그인 2005-03-0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모기지론에 이런속뜻이~저희 신랑은 항상 저보고 재택크 하라는데...제가 영 그쪽으론 꽝인지라...전 카드도 않쓰거든요...암튼...전기냥 저축만...이러면 언제 집을 살까?

sooninara 2005-03-0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총알님..저희도 재테크 없습니다. 주식하다 돈 번 사람 못봤구요..그냥 저금이 최고라고..그나마도 마이너스 인생이라서 저금도 안하고 살아요^^

marine 2005-03-02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재밌어요 읽기도 쉽고 핵심도 명확하게 집어내고, 감탄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집에서 가사 노동을 하는 여자들은 남자가 직장에서 해고당했을 경우 바로 직업 전선에 뛰어들 수 있는 예비인력이라고 했는데,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업주부가 직업 시장에 뛰어들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맞벌이를 할 경우 한 사람의 수입은 예비비로 남겨둬야 하는데, 두 사람의 수입 모두를 더 나은 집과 교육 환경을 위해서 올인해 버리니, 정작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아주 정확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맞벌이 하는 여성들의 수입을 바탕으로 좀 더 높은 계층으로의 신분 상승을 이루려다 보니, 안전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는 거죠 미국 얘기지만 우리 현실에도 아주 잘 들어맞는 정말 좋은 책입니다 적극 홍보하고 싶어요

sooninara 2005-03-0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책이 어렵지도 않고 번역도 매끄럽고..술술 잘 읽히면서 공부도 되고..
은행이나 모기지업체의 행태를 배운것도 큰 수확이었어요.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이잖아요. 나라의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어요.
이자율 제한을 하려면 이미 기득권을 가진 그들이 가만히 안있을테고..미국인들이 부채의 늪에 빠지는것이 보이죠?

sayonara 2005-03-10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당히 통찰력 있는 내용같습니다. 꼭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