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6개월쯤 되어 그들의 어휘에 "나"라는 말이 나오면, 개인의 주체성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것은 인간으로서 커다란 성장의 순간인데, 인간의 모든 특성을 가진 "사람"이 탄생한다. 이 사람은 이제 환경 속에서 그의 위치와 역할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으며 "나"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그의 주체를 주장하고, 독특하고 하나밖에 없는 인간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한다. 이것은 그 아기의 성장과정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며 혼자 일어서거나 두 발로 일어서는 것은 신체적 주체성의 유아적 표현이다. 이것이 이제는 "나"라는 단어를 이용하여 심리적 주체성의 표현으로 보강되었다. -69쪽
어린이는 발달과정에서 인간의 능력, 힘, 지성, 언어를 획득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환경이 상황에 맞추어 자신의 존재를 만들어간다. 다시 말해 자신의 생명 자체 속에서 형상을 흡수한다는 극히 중요한 특수형태를 독일의 학자 퍼시난은 므네메(기억소)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불렀다. 어린이에게는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 모두를 흡수하는 감수성이 있고 환경을 관찰하고 흡수함으로써 적응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인격체를 형성하고 있는 모든 사회적, 도덕적 습관, 어느 환경 특유의 관습과 심성도 '므네메'라고 부르는 신비적인 정신능력의 작용에 의해 유아기에 쌓아올려지는 것이다. '므네메'는 태어나면서부터 고차원적인 기억의 일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단 여러가지 특징을 창조할 뿐 아니라 동시에 그 특성을 개인 속에서 계속 살려나가는 일을 하고 있다. 어린이가 형성한 것은 인격 속에 편생 남아있어 사지와 내장이 평생 자신의 것임과 마찬가지로 인간 개인이 자신 특유의 성격을 가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98쪽
환경에 있는 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정신체'를 창조하는 것을 우리는 '흡수정신'이라 한다. 자신의 정신적인 근육을 만들고 이것으로 자신의 주변 세계를 찾는데 사용하는데 이 의식적인 흡수정신의 시기는 3세까지 무의식적인 흡수정신에 의해 받아들인것을 의식적으로 이해해가는 시기이다. 즉 이시기는 정신적 기능의 '발달기'가 된다. 이 시기의 유아는 정신적으로 자립을 하고 싶어하며, 자신이 받아들인 환경의 인상들을 잘 정돈하고 분류하는 시기이다. -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