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좋아하시나요.
당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계는 시詩가 있는 세계인가요, 없는 세계인가요.
너는 네가 무엇을 흔드는지 모르고
너는 그러나 머물러 흔들려 본 적 없고
돌이켜 보면 피가 되는 말
상처와 낙인을 찾아 고이는 말
지은 罪에서 지을 罪로 너는 끌려가고
또 구름을 생각하면 비로 떨어져
썩은 웅덩이에 고이고 베어 먹어도
베어 먹어도 자라나는 너의 죽음
너의 後光, 너는 썩어 詩가 될 테지만
<너는 네가 무엇을 흔드는지 모르고>, 이성복
누군가에게는 증언이 되고, 위로가 되고, 연민이 되고, 고백이 되고, 비관이 되고, 아름다움이 되고, 추락이 되고, 계시가 되고, 침묵이 되고, 구원이 되고,... 혹은 영영 알아들을 수 없는, 그런 문장들이 있습니다.
이 시에는 아무것도 없다
네가 좋아하는
예쁜 여자, 통일성, 넓은 길이나 거짓말과 같은 것들이
다만
문을 열자 쏟아지는 창고의 먼지, 심한 기침 소리
네게 주려 했는데
실수로 꽝꽝 얼린 한 컵의 물
물밑의 징검다리, 쓰임을 알 수 없는
약들이 있다
쉽게 말할 수 있는 미래와
뭐라 규정할 수 없는 "지금 여기"
더듬거리는 혀들이 있고
<이전 詩들과 이번 詩 사이의 고요한 거리>, 진은영
아름다움을 읽어내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추락을 읽어내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에게 시詩란 무엇입니까?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의 말을 넣어주는 바람이
떠돌다 지나갈 뿐
<뼈아픈 후회>, 황지우
시를 읽는 당신이 궁금합니다.
그러니 봄이 오기 전에, 우리 같이 석유난롯가 앞에 모여 앉아 시나 읽지요.
돌아가면서 소리내어 시를 읽으면 굉장히 멋지고 근사하지 않을까요.
매주 한 권의 시집을 읽어요. 다 읽고나서 이곳, 온지곤지에서 모입니다.
좋아하는 음악도 가져오세요.
시집에 대해 이야기 나눈 후에는 스피커 볼륨 크게 키워놓고 좋은 음악이나 듣지요.
같이 읽고 들으실 분,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린 검은 잎이 나는 두렵다
<입 속의 검은 잎>, 기형도
*****
1월 23일 첫째 시간_ 『정본 백석 시집』, 백석
1월 30일 둘째 시간_ 『입속의 검은 잎』, 기형도
2월 13일 셋째 시간_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이성복
2월 20일 넷째 시간_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황지우
2월 27일 다섯째 시간_ 『이 시대時代의 사랑』, 최승자
3월 5일 여섯째 시간_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진은영
- 장소 : 책방 온지곤지 http://ozgz.net
- 일시 :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30분
- 회비 : 매 시간 5천원 (전체를 참여할 경우 2만원)
- 책방에서 책을 구입하시면 별도의 회비 없이 참여하실 수 있어요.
- 참여하실 분은 홈페이지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http://goo.gl/I13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