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 후배가 방학 중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기독교인으로서 읽을 만한 책이 무엇이 있을까 질문다.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오래 남을 만한 책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이 책을 추천해 주었다. 물론 이 책은 비단 기독교인에게만 읽힐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오늘도 뉴스거리가 되는 중동의 종교 갈등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평화를 꿈꾸는 한 사람의 삶을 이 책을 통해 좇아 볼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중동 문제를 기독교대 이슬람교, 유태인대 팔레스타인의 이분법적 구도로 바라보는 한계를 갖는다. 특히 기독교 내부에서는 더욱 극심하다. 보통은 율법의 종교로서 유대교를 배척하지만 중동 문제가 나타날 때는 언제나 유대인들의 편을 드는 것은 왜일까? 얼마전 이라크 전쟁이 한창 언론에 보도될때 많은 교회에서는 이라크 전쟁은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설교들이 쏟아졌다. 단순한 이분법적 관점은 문제를 간단히 하지만 한편 책임없는 판단을 유도하기도한다. 이 책은 한 인물 '엘리야스 샤쿠르'라는 한 기독인 사제의 삶을 통해 새로운 이런 이분법적 관점을 깨부순다. 기독교인으로서 그러나 팔레스타인으로서 그가 경험한 파괴와 눈물의 경험은 한 개인의 목소리를 넘어서 더 강하게 다가온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목소리에서 중동문제를 논해본적이 없다. 애써 관심을 갖고 뉴스거리를 찾으며 연일 방송에 매달려도 팔레스타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이 책은 그렇기 때문에 놀라움을 던져준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생겨나기 까지의 역사, 시오니즘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등장했는지, 그리고 그 사건 속에 팔레스타인들은 어땠는지 그 자신의 삶을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역사적 사건만을 전해주지는 안는다. 그를 둘러싼 아버지와 어머니의 뜨거운 가족의 사랑, 그리고 또다른 회복과 화해를 꿈꾸는 그 자신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을 덮을 때는 그동안 가려졌던 중동문제에 대한 분노와 더불어 한 사람의 삶을 통해 엮어진 사랑과 화해의 노력의 따뜻한 감동이 뒤섞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나의 대학 은사님이신 류대영선생님께서 이 책을 번역하셨다. 그분의 고백처럼 단순한 역서가 아니라 따뜻한 삶의 고백이 담긴 역서이다. 아버지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번역한 손길마저 가슴에 남는다. "엘리야스 샤쿠르의 이야기를 처음 읽은 후 내린 결론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엘리야스가 아니라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것이었다. 번역을 하면서 나는 그것이 정확한 판단이었다고 다시 느켰다. 미카엘 샤쿠르는 적어도 나에게 참된 아버지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비록 그가 역사의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처하지는 못했지만, 엘리야스 샤쿠르는 그가 있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한 인간의 역사는 결코 한 세대로 판단될 일이 아니다."(초판, 번역을 끝내고 나서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