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세 번 찢다 - 계보 사상 통념을 모두 해체함 리링 저작선 1
리링 지음, 황종원 옮김 / 글항아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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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나를 위해 책을 읽고 있다. 일단 4장까지 읽었으니 이에 대한 평.


- 중간에 영 엉망인 부분이 많아 읽는데 많이 거슬렸다. 


-  먼저 서론에 붙은 주석 번호와 미주에 내용이 서로 다르다. 번호가 밀렸다. 편집의 문제였던 듯.


- 엉터리로 기록된 부분이 있다. 리링이 몰랐거나 역자 황종원이 몰랐다는 건데, 사소한 실수라고 치부하기엔 너무하다. 43쪽: "사실은 콘스탄티노플이 기독교를 선택했듯이 한 무제가 공자를 선택한 것이다." 콘스탄티노플은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의 이름을 딴 도시 이름이다. 당연히 콘스탄티노플은 콘스탄티누스가 되어야 한다. 


- 번역의 일관성이 없다. 한자를 현대 중국어 음으로 옮길지, 우리식 한자 읽기로 옮길지 정하지 못하고 마구 뒤섞여 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47쪽 "취푸 동쪽에 있는 량공린梁公林이다. 이곳은 공자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의 장지로 알려져 있다. 량공린은 방산防山 일대에 있으며, 방산은 곡부 노고성魯故城의 동편에 있다." 앞에서는 '취푸'라고 했다가 뒤에서는 '곡부'라고 한다. '방산', '노고성' 등은 우리식으로 읽은 것은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취푸'와 '곡부'가 섞여 쓰이는 경우는 이 밖에도 많다.


- 3장. 공부가孔父嘉는 '공보가'로 옮겨야 하는거 아닌가…? '부父'가 인명에서는 '보'로 읽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 일관성이 없는 부분이 자주 눈에 띈다. 97쪽: "송나라 수도는 지금의 허난성 상치우商丘에 있었으니, 곡부에서 멀지 않았다. 그의 집은 상구에서 북상하여 노나라로 이주한 것이다." '상치우'가 뒤에서는 '상구'가 되어 있다. '곡부'가 다시 등장한 것도 문제. 


- 마무리가 덜 되었는지 괄포, 쉼표, 작은 따옴표 등이 빠져있다. 89쪽에는 닫는 괄호 ')'가 없고, 99쪽 두번째로 인용한 원문에는 시작하는 작은 따옴표가 없다. 100쪽 첫째 줄에는 '<열선전><신선전>'이라고 표기했다. 쉼표를 넣어야 할듯. 


- 109쪽. 부자동굴夫子洞은 앞에서는 '부자굴'로 옮겼었다. 


- 이런 실수가 툭툭 튀어나오니 책 읽는데 많은 방해가 된다. 채 마무리가 안된 책을 읽는 기분이다.


- 이 이외에 내용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면.


- 서론 '논어 독법'이 가장 좋다. 저자의 몇 가지 포인트는 <논어>를 읽는 많은 사람들이 염두해 두어야 할 사항이다.


- 1~4장까지 공자의 삶을 언급한 부분은 의외로 치밀하지 못하다. 많은 부분을 공자의 고향 '취푸'를 설명하는데 할애하며, 공자의 성적도를 이야기하는 부분도 지나치게 많다. 설명은 장황하니 예리한 맛이 없다.


- 이렇게 된 가장 큰 문제는 기존의 기록, 특히 사마천의 기록, <공자세가>를 맹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쪽: "사마천은 한 무제 시대에 공자를 지극히 경모한 대학자였다."라고 평가한다. 더 나아가 103쪽: "오체투지를 할 정도로 공자를 숭배했던 사마천이 고의적으로 성인을 모멸했을 리도 없다."라고 말한다. 최술을 비롯한 청대 학자들의 비판, 특히 앞서 읽었던 시라카와 시즈카의 책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다보니 리링이 그리는 공자의 모습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공자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주목해볼 수 있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출토퇸 죽간본에 대한 연구를 가지고 논어를 설명한다는 것이다. 들고 다니기 쉬운 어록체로 된 책, 마치 명언 카드를 뒤섞어 정리한 것 같다는 그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 방대한 분량에 비해 다루고 있는 내용은 좀 평범하다. 일본 저자나 서양 저자의 날카로움이 보이지 않는다. 미주를 꼼꼼하게 읽지는 못했으나 중국 이외의 연구 성과를 참고하지 않는다는 것도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 머릿말을 읽으며 중국에 저렇게 공자붐이 불었던가 하고 놀랐다. 

  

- 책이 나온지 오래 되어 서평이 있을거 같아 찾아보았다. 생각보다 몇 편이 없다. 1) 프레시안에 실린 김갑수의 글 '누가 공자를 '권력의 앞잡이'로 만들었나?'(클릭) 리링의 전작 '상가구'를 번역할 역자가 쓴 글이다. 온통 리링과 공자 이야기만 있고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2) 교수신문에 실린 신정근의 서평(클릭). 밥상이야기는 여기서도 나온다. 서평이라고 부르기엔 글이 무디다. 3) 블로거 노는 사람의 글(클릭) 적절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정리'에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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