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통인시장 기름 떡볶이 먹으러 갔을 적에 사장 할머님이 말씀하시길, 한국여행서 만드는 일본인들이 6개월에 한번씩 찾아온다고 그랬다.

-왜요?
-왜긴, 6개월 후에 없어지는 가게가 많으니 있나없나 보러오는거지.

요즘 나의 주활동지역은 상수역 부근인데, 이 부근은 공사가 그칠 새가 없다. 일년은 고사하고 몇개월 단위로 가게가 바뀐다. 배불리는 건 건물주와 인테리어 업자라는 게 이 동네 우스개인데, 우쨌든 이 근방도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니 여행서 만드는 이들의 고단함을 알겠다.

이런 게 어디 홍대뿐이겠냐만은 이런 서울에도 노포가 없지 않으니, (서울의 노포만 소개된 건 아니지만) 책을 펼쳐들고 과연 내가 가본 데가 있나 짚어보았다. 명동돈가스! 종로 있을 적의 한일관! 꼴랑 두 군데다. ㅎㅎㅎ 하동관은 그 앞을 지나다니기만 했을 뿐.

한국의 근현대사와 함께 나이 들어온 곳인만큼 가게가 겪어온 변화가 곧 역사를 보여줘서 재미있게 읽었다. 재료가 변하고 연료도 변하고. 그 가운데서 맛을 고집스럽게 유지하거나 혹은 유연하게 대처하거나. 각 노포마다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 인건비 생각않고 저렴하고 푸짐한 음식으로 손님을 대했고 직원을 아꼈다. 이북 리더기로 보느라 사진이 다 흑백이었는데 종이책은 컬러로 실렸을지 좀 궁금. 그나마 흑백 사진이라 내 위장을 지킬 수 있었다 생각하고.

인천에 소개된 노포가 많은데 인천 여행을 떠나고 싶다. 예전에 배다리 헌책방과 차이나타운을 쭉 훑었던 때도 생각나면서, 다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특히 복지리가 너무 먹고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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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가 이책을 읽고 싶은데 도서관 대기가 길다하여, 서울도서관에는 대출가능이기에 대신 빌려다준다 하고 어제 대출. 나는 넘치는 책으로 골머리를 앓는 사람은 아니나 -0-;; 읽어봄. 서가 구성이나 책 수리하는 야그 등등 유용한 팁이 있어 잘 읽었다. 하지만 재밌기론 역시 남의 서재 염탐기가...

책싸는 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느꼈음. 우리 아부지도 그렇게 책을 싸놓는 분이라는. 근데 꼭 무겁게 달력으로 싸더라니까. 맥도날드 포장지좀 얻어다 드려야겠다고 다짐을 하였고? ㅎㅎ

내게도 책커버가 두 개가 있기에 소개. 왼쪽은 알라딘 굿즈고 오른쪽은 일본에서 건너온 문고판 책커버. 컬러 취향 참으로 일관되도다. 알라딘 커버는 책 끼워서 들고다녀보니 무겁습니다. 애물단지 됨 ㅋㅋ 문고판 커버는 예쁘고 실용적이고요. 십년 넘은 애라 중간에 빨아 썼어도 이제 누리끼리. 하지만 여전히 이쁘다!

BTW 나는 시방 종이책 서가보다 전자책 서가가 더 난리인 닝겐. ㅡ_ㅡ 다시는 “뭐시기 뭐시기 대란”에 넘어가지 말자. 전자책만 한 천권 있는데 알라딘 통계에 따르면 전 80대까지 읽어도 천권 못 읽는대요.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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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다리가 아프셔서 대학병원, 한의원, 정형외과를 옮겨다니며 이 치료 저 치료를 하고 있는 중 이 책을 발견하여 읽음. 근육에 대한 설명, 나이가 들수록 속근보다는 지근을 키워야한다고 주장하며 그런 동작들을 제시한다. 대둔근이 매우 중요. 엄마 생각하며 읽었으나 점점 내 자세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대둔근에 힘 빡 주며 살아야겠다. 엄마도, 나도 오래오래 걷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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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비교하자면 나는 <수상한 사람들>에 실린 단편들이 더 좋다.
읽다보니 예전에 드라마로 본 작품들이 꽤 많더라. ‘하얀 흉기’는 드라마로 볼 때 토다 에리카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글로만 읽어도 안타깝고 그랬다. 토다 에리카가 잘 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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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마음 보고서 - 불확실한 시대, 우리를 위한 심리학
하지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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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내게 가장 큰 인상을 남긴 부분을 꼽자면 3부 마음을 위한 액션/6장 마음의 만렙 중 한 꼭지 ‘내면의 성찰도 많으면 독이 된다’이다.

심리학이 미디어를 통해 많이 전파되고 그 용어도 익숙해진 시대. 마치 몸이 아플 때 자가진단을 하듯 내 마음상태에도 스스로 이런 저런 이름을 붙이고 프레임을 짜서 이해하는 현상. 사소한 것까지 중증처럼 인식하는 현상을 꼬집었는데, 문득 나도 그런 적이 있지 않나 싶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객관적으로 보아도 분명하고 뚜렷한 증상이 일정 기간 사라지지 않을 때에만 병원을 찾아가 의사를 찾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삶의 큰 흐름 속에서 불가피하게 맞닥뜨리게 되는 정상적 발달 과제로 인한 갈등과 고민, 주관적 불편함을 ‘질환의 범주’로 놓고 의사를 찾아가 상담하고 해결하려는 경향이 증가했다. 삶의 어려움을 의료화하고 더 나아가 심리화하려는 것이다.

200쪽

... 이와 같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사건들을 하나하나 꿰맞춰서 조금씩 극화하면 충분히 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신역동이란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다. 주관적인 기억과 감정의 편린을 재구성한 것이다. 그걸 조장할 필요는 없는데, 최근의 심리화 경향은 이런 식으로 몰고 갈 위험이 분명히 있다. 이것이 심리화의 첫번째 부작용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기보다 과거 불행의 원인 제공자를 탓하는 감정을 되새김질하고 있게 만든다. 결국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우연한 불행들을 흔치않은 비극으로 발전시키고 만다. 두번째 문제는 정상적 삶의 문제를 특수한 증상으로 치환한다는 것이다. 삶의 문제를 불안, 우울, 산만함 등으로 증상화하면서 이 증상만 해결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어 완벽한 존재로 거듭날 것이라 믿는다. 모든 문제는 현대인의 정신질환 때문이니 이를 잘 잡아내서 해결하면 된다고 여긴다.

201-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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