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중 계나가 친구에게 얘기하듯 반말로 줄줄 늘어놓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내 생각과 비슷한 부분이 정말 많았는데 예를 들면 오래 살기 싫어하는 부분이 특히 그랬다. 어느 정도 일하고 어느 정도 놀다가 오래 살지 않고 콱 죽고 싶다! 는 다소 끔찍한(!) 소망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확인은 사실 반갑지 않았다. 내가 하는 생각이라는 것이 이 사회의 부조리에 치여 `본능적으로` 얻어진 것이거나 혹은 은연중에 이뤄지는 학습의 부산물일 뿐이구나 싶기 때문이지. 내 자신이 지금 행복하지 않으며 앞으로 행복할 가능성따위 없다고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허희 평론가의 말대로 비판대상을 닮아있는 계나의 행복 판단 기준이 내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보자니 돌연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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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
이오덕.권정생 지음 / 양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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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어른들한테 책 많이 읽는다고 칭찬받은 기억은 있는데 읽은 책에 대한 기억이 없다. 아마 책 읽는 연기를 하는 요망한 꼬마였나보다. 그래도 그 와중에 기억에 또렷이 남은 책은 몽실언니로, 어젠가 책장을 정리하다 확인하니 집에 있는 책은 85년 재판이다. 읽으면서 엄청 울었던 것, 화냥년이나 양공주가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 했던 것 등이 기억난다. 왜 아이들 읽힐 책에 그리 슬프고 아픈 이야기를 담았는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 책이 그런 질문에 답이 되어줄 듯 하다.

두 분이 주고받은 편지글이지만 권 선생님의 생각이 더 많이 녹아있다. 이 선생님 편지글엔 권 선생 건강 걱정, 실무에 관한 글 등이 많은 편이다. 이 책 사고 좀 지났더니 영인본을 나눠주는 행사를 시작하더라. 타이밍도 참. 영인본 덕은 아니지만 좋아하는데 좀 화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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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내용이다 했더니 아예 같은 내용이었다. 《대화》에 실린 대담에 법정스님 열반 후 최인호 작가가 길상사로 문상을 다녀온 소회가 담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추가된 책이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다. 새로이 읽으면서 밑줄 그은 부분을 서로 비교해보니 겹치는 데가 별로 없다. 새로운 고민과 관심사를 반영하는가 싶다. 

법정
용서라는 말에는 어딘지 수직적인 냄새가 나요. 비슷비슷한 허물을 지니고 살아가는 중생끼리 누가 누구를 용서할 수 있겠어요. 용서라기보다는 서로가 감싸 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관용 정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갈등이나 집단적인 대립도 이 관용 정신에 의해서 극복될 수 있습니다. 관용은 모성적인 사랑의 극치라고도 할 수 있어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최 선생께서는 용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인호
...(중략)...
저는 `내가 미워하고 용서할 수 없는 저 사람이 하느님으로부터는 용서받은 존재이다`라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용서라고 봅니다. ...(중략)... 그런데 여기에는 `나같은 사람도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는 존재로구나`라고 깨닫는 일이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기독교에서 얘기하는 회개이겠지요. 뉘우침이 전제되었을 때 `나 같은 사람도 용서받았고 내가 미워하고 증오하는 저 사람도 용서받은 존재이니 서로 미워해서는 안되겠구나`라고 깨달을 수 있는 겁니다. 이때 우리에게 용서의 기쁨이 다가올 수 있죠. 이건 가능한 얘기입니다.

157~162쪽

법정
... 소수를 위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데, 그건 행복일 수가 없어요. 행복에는 윤리가 전제되어야 해요. 저 혼자만 잘산다고 해서, 저만 맑고 투명한 시간을 누린다고 해서 행복이 될 수 없거든요. 남들이야 어찌되었든 아랑곳하지 않는 행복이란 진짜가 아니에요.

어지러울수록 깨어있으라 - 시대정신에 대하여
113쪽

법정
참된 지식이란 사랑을 동반한 지혜겠지요. 반면 죽은 지식이란 메마른 이론이며 공허한 사변이고요.

최인호
네, 스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참된 지식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요.

법정
우리에게 필요한 건 냉철한 머리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입니다. 따뜻한 가슴으로 이웃에게 끝없는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일을 거들고 보살피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박학한 지식보다 훨씬 소중하지요. 하나의 개체인 나 자신이 전체인 우주로 확대될 수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냉철한 머리보다는 따뜻한 가슴으로 - 참 지식과 죽은 지식
135~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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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
김애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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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좀 뒤늦게 읽은 감이 있다만, 안 읽은 분들은 꼭 읽으셨으면 한다. 여러권 사서 주위에 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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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2014-12-21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번쩍!
 

드라큘라 상/하를 완독했다. 코폴라 감독의 영화에서 미나의 전생을 끌어들인 건 영화 오리지널이었구나. 게리 올드만의 섹시함을 기억하고 읽고 있으니 영 이야기가 지지부진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와 책을 접한 순서가 뒤바뀌었기 때문에 생긴 결과일뿐... 소설의 드라큘라는 전혀 섹시하지 않으며 철저히 외부자의 눈으로만 묘사된다. 드라큘라 1인칭이라면 이 이야기를 어떻게 쓰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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