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넘어졌어요"
여자는 이 사실을 털어놓고 선처를 호소하며 중얼거렸다.
"있잖아요, 난 넘어졌어요"
"당신 혼자만 넘어진 게 아니오"
휠체어를 탄 사람이 말했다.
-'응급실' 중..
2.
"저녁은 집에서 먹는 게 나을거요. 집에서 먹는 것보다 더 좋은 걸 식당에서 먹겠다는 거요? 놀러 다니고 돈을 쓰고 절대로 조용히 멈춰서 생각하는 법은 없고"
그의 목소리는 상처받은 감정으로 가득찼다.
..(중략)..
"난 인간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가 말했다.
-'폭풍우' 중..
3.
"내가 여기서 뭘 하는지 궁금하겠지?" 그는 성급히 말하더니 그 말이 진부하게 들려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나 여자는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요, 궁금했어요" 그의 말에 응수하며 그녀는 꽃 가까이 앉았다. 그러다 갑자기 그가 온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사온 꽃들 옆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가스 불 옆 안락의자로 얼른 옮겨앉았다. 그 의자에 앉으면 허리가 똑바로 펴졌다. 그녀는 가볍게 자세를 바로 하고 앉아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숨을 쉬었다. 여자는 한숨 소리를 들으며 그 또한 그 소리를 듣고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았다. 이번에는 여자가 얼굴을 붉혔다.
..(중략)..
그는 일어날 듯 하다가 달리 옮겨 갈 곳이 없음을 알고 다시 앉았다. "여긴 별로 넓지 않군" 그가 말했다. 그것은 비난처럼 들렸고 그래서 그는 다시 얼굴을 붉혔다.
"넓을 필요 없어요" 이제 이 말이 비난처럼 들릴 수도 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짜증 섞인 몸짓을 했다.
-'흙구덩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