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원제 blindness에 비해 '눈먼 자들의 도시'는 약간 가볍지만 괜찮은 번역이라고 생각된다. 중후반까지는 무서울 정도의 흡인력으로 읽게 만들다가 그 이후에는 약간 지루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파트리트 쥐스킨트의 '향수'를 읽었을 때처럼 영화로 안만드나하는 생각도 들고.

읽으면서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생각은 '인간이란 무엇일까'였다. 공기가 없으면 죽듯, 삶의 불행이란 지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나에게 없어서는 안될 것 같은 물질들의 결핍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삶의 불행이 태어나기 위해서 반드시 복잡한 사건들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주 단순한 하나의 사건만으로 인간은 인간이 아니게 될 수 있다.

윤리라는 것이 아직 의의를 갖고 있다면, 우리는 지금 거기서 아무 의미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것의 의미가 생겨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존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가 심히 생각났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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