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촘스키(이하 B):

만약 러시아가 미국을 정복한다면 로널드 레이건,조지 부시,엘리엇 에이브람스 등이 가장 먼저 침략자들의 편에 설 것입니다. 죄 없는 미국인들을 강제수용소로 보낼 것입니다. 전형적인 우파성향의 정치인들이니까요.


2.

B:

이런 과정에서 유럽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폭력문화를 키웠습니다. 이런 폭력 문화가 테크놀로지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해냈습니다. 테크놀로지는 다른 문화권에 비해 월등하지 못했으니까요.

유럽인들이 세상 방방곡곡에서 저지른 짓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야만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영국 상인들과 네덜란드 상인들-상인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상인의 탈을 쓴 전쟁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이 아시아로 침입해 기존의 무역지대를 파괴해버렸습니다...(중략)...일본은 거의 완벽하게 서방 세계의 침략을 이겨냈습니다. 그런 까닭에 일본은 제3세계에 속하면서도 산업화된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결과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식민지로 전락하지 않은 제3세계의 국가가 이제는 산업화된 세계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중략)..."현 세계의 문제는 서방 세계의 지식인들이 그들의 문화를 증오하며 식민정책을 종식시킨 것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대관용의 문명만이 식민정책처럼 고결한 과업을 해낼 수 있다. 식민 정책만이 전 세계의 야만인들을 비참한 상황에서 구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은 그렇게 했고, 야만인들에게 막대한 선물과 혜택을 주었다. 하지만 그때 서방 세계의 지식인들은 그런 문화를 증오하며 위정자들에게 식민지에서 철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결과가 현재 우리 눈앞에 전개되고 있다."

나치가 남긴 문헌에서도 이와 비슷한 주장을 볼 수 있습니다...(중략)..그런데 이런 기사가 [월스트리트 저널]의 특집란에 실린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기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3.

B:

미국의 사회학자가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종교성을 비교 연구한 논문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논문은 영국에서 발표되었습니다. 축격적인 결과였습니다. 미국인의 4분의 3이 문자 그대로 종교의 기적을 믿고 있습니다. 악마,부활,하느님의 기적을 믿는 사람의 수가 그렇게 많다는 뜻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다른 산업국가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런 비율은 이란의 모스크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수치일 것입니다. 시칠리아 섬의 노파를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할 때에나 가능한 수치일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민이 그렇습니다.

정확히 2년 전입니다. 진화론에 대한 생각을 묻는 여론 조사가 있었습니다. 다윈의 진화론을 믿는 사람이 9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통계조사의 오차를 감안한다면 무의미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미국인의 절반 정도가 신의 뜻에 따른 진화, 결국 카톨릭 교회의 교리를 믿고 있었습니다. 또한 40퍼센트가 이 땅이 수천년 전에야 창조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수치를 얻으려면 산업사회 이전 시대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4.

B:

리프먼의 표현을 빌면 방향을 상실한 무리에 불과한 민중은 참여자가 아닌 구경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대 민주주의 이론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민중은 2년마다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서 다른 곳에서 내린 결정을 비준하거나 그들을 대표할 지배계급을 선택하면 충분합니다. 이런 제도적 장치는 지배집단의 행위를 정당화시켜주기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5.

B:

한편 제퍼슨의 정의에 따르면 민주주의자는 민중과 일체감을 갖고 민중을 신뢰하며, 민중이 가장 현명하지는 않더라도 다수의 이익을 보장하는 데 가장 정직하고 안전한 집단이라고 생각하며 소중히 아끼는 사람들입니다. 달리 말해 민중이 항상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더라도 민중에게 힘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자입니다...(중략)..특히 제퍼슨은 '금융기관과 돈을 추구하는 법인'을 경계하라고 가르치며, 그런 집단의 힘이 커질 경우 귀족집단이 결국 승리해서 미국 혁명의 열매가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퍼슨이 가장 두려워했던 현상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6.

B:

이익은 민간 기업에게 돌아가고 그에 따른 비용은 사회화시킨다는 원칙은 아미 도식화된 공식입니다. 그렇습니다. 비용은 국가의 몫, 즉 국민의 몫인 반면에 이익은 국민의 것이 아닙니다.


7.

B:

그런데도 이런 현상은 '노동 시장의 유연성 증가'라는 말로 미화되었습니다. 유연성이 곧 개혁, 즉 좋은 것을 뜻하는 단어로 둔갑되었습니다. 하지만 유연성은 불안정을 뜻할 뿐입니다.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 아침에 일자리가 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8.

B:

라디오를 민간 기업에 넘긴다는 것은 시장논리에 따라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개념을 왜곡한 해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고요? 당신의 힘은 당신이 소유한 달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민에게 선택권을 준다고 하지만, 선택의 대상들이 힘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9.

B:

얼마 전 나는 정보고속도로를 찬양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정확히 인용할 수는 없지만, 이런 새로운 쌍방향 테크놀로지의 경이로움과 힘을 찬양하며 두 가지 기본적 예를 제시했더군요.

먼저 여자에게는 쌍방향 테크놀로지가 한층 개선된 방식의 홈쇼핑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모델이 상품을 들고 나와 선전을 합니다. 당신에게 "그래, 저걸 사야 돼!"라는 생각을 심어줍니다. 당신은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그럼 그들이 몇 시간 내에 그 상품을 당신 집까지 배달해줍니다. 쌍방향 테크놀로지가 이렇게 여자들을 해방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남자를 위해서는 슈퍼볼을 예로 들었습니다. 씩씩한 미국 남성이라면 슈퍼볼에 미쳐야 한다는 속설까지 있으니까요. 지금은 슈퍼볼을 볼 때 박수를 치면서 맥주를 마시는 것이 고작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쌍방향 테크놀로지는 게임에 실제로 참여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쿼터백이 동료들을 모아두고 다음 플레이를 지시하는 동안, 컴퓨터 앞에 앉은 사람들도 다음 플레이를 결정하는데 참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쿼터백이 패싱,런닝,펀팅 등을 선택해야 할 기로에 있을 때,네티즌들도 나름대로의 판단을 컴퓨터에 입력합니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쿼터백의 행동에 실질적으로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합니다. 다만 플레이가 끝난 후 텔레비전 채널에 투표 결과가 나옵니다. 예컨대 네티즌의 63퍼센트는 패싱을, 24퍼센트는 런닝을 선택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것이 남자를 위한 쌍방향 테크놀로지입니다. 이런 식으로 당신이 세상일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선전합니다. 건강보험처럼 사소한 문제들은 어떻게 결정되든 신경쓰지 말라고 선전합니다.


10.

B: 

기업은 국경을 넘어 국제적으로 운영될 수 있지만 노동조합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11.

B: 

미국식으로 해석하면, 그런 부자들이 권력을 잡지 못한 나라는 민주국가가 아닙니다.


12. 

라디오 청취자 : 개인적 차원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중략)..대부분의 사람이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정치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시간이 없습니다. 공공요금은 줄곧 인상되지만 누구도 공공요금을 인상시킬 수밖에 없는 객관적 이유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업이 취득할 수 있는 이윤율에 한계를 두지 않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물론 그런 조치가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B :

나는 그런 조치도 충분히 민주적이라 생각합니다. 권력과 부가 민주주의를 왜곡시킬 정도로 집중되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칙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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