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두 축으로 나누어져서 진행된다. 하늘과 땅. 중심인물은 세 명이다. 리비에르와 파비앵, 로비노. 리비에르와 로비노는 땅에 있고, 파비앵은 하늘에 있다. 파비앵은 하늘에서 악천후로 고군분투하는 비행사이다. 리비에르는 땅에서 노심초사하지만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다. 로비노는 약간 주변적 인물인데 권위를 내세우지만 사실은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고 외로워하는 나약한 인간이다.
다 읽고 생각난 것은 영화 '철도원'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였다. '철도원'이 생각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할 일을 하는 리비에르의 모습 때문이다. '노인과 바다'는 날씨와 싸우는 파비앵의 비행을 읽고 있자니 생각이 났다. 파비앵은 행방불명되고 리비에르는 주변의 우려와 소문에도 불구하고 야간비행을 강행한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승리자 리비에르'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리비에르는 비도덕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아니지만 비인간적으로 그려진다. 인간적인 면도 나오지만 시니컬하면서 사색적인 모습이나 사고에 흔들리지 않는 의지같은 것은 보통 사람의 것은 아니다. 긍정적 해석이라면, 그는 '초인'쯤 될까? 부정적 해석이라면, 리비에르의 승리가 과연 진정한 승리인가하는 것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말이라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