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처럼 베트남 전쟁이 우리에게 아픈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해자'로서 입은 상처이다.
이 문제를 덮어놓고 한국-베트남의 우호관계를 떠드는 것은
자기를 속이는 동시에 남을 속이는 일이다.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합리화하지 못할 죄악이란 하나도 없다.
뒤에서 살펴보게 되겠지만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는 일본인의 논리가 바로 그렇다.
조선 침략과 식민지배는 "제국주의가 전세계를 휩쓴 시기에
조선과 일본 사이에 불가피하게
일어난 불행한 일"쯤으로 넘길 수 있고
"좋은 미래를 위해서는 어두운 과거는 빨리
잊어버리는 편이 좋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만약 우리 정부와 국민이 베트남 전쟁의 진실을
계속해서 외면한다면....
아시아를 침략하면서 저지른 전쟁범죄를 감추려고
아이들 역사교과서까지 왜곡하는
일본 정부를 욕할 자격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리라고 본다.
-'골리앗을 구원한 현대의 다윗-베트남 전쟁' 중..
2.
..이것이 실제로 일어난 핵전쟁의 유일한 사례이다.
칼로 사람을 죽일 경우 범인은 심대한 정신적 갈등과 죄의식 때문에
그 자신마저 인간성 파탄을 경험하게 된다.
총으로 하면 갈등과 죄의식이 약간 덜하다.
그러나 그 정도의 차이는 실로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본국에 사랑스런 가족을 두고 입대한 미군 파일럿은
폭탄 투하 버튼을 누르는 단순한 동작 하나로 수십만을 살상하고도
멀쩡하게 본국으로 귀환했다.
전투원뿐만이 아니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쟁광들과 전쟁에
반대하는 지하 공산주의자들까지, 원자폭탄은 가리지 않고
살상해버렸다.
만일 재래식 무기로 이같이 두 도시를 짓밟았다면 어떤 나라든
인류의 적으로 비난받았을 것이다.
이것은 일본군이 중국에서 자행한 양민 학살이나
나치의 유태인 학살과 마찬가지로 끔찍스런 전쟁범죄였지만
미국 정부는 아무런 도덕적 비난을 받지 않았으며 미국인은 축배를
들며 승리를 기뻐했다.
물론 이것은 전쟁을 도발한 제국주의
일본의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민간인을 이렇게 대량학살하면서까지 전쟁에 이기려 한
미국 정부의 행위 역시 인간성이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증거라 하겠다.
-'일본제국주의 부활 행진곡-일본의 역사왜곡'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