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화현상에 관심을 두고 있는 역사학도로서 우리 사회에서 문화가 승리를 거두며 지배적인 패러다임으로 등장하는 것을 즐겁게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나 때때로 나는 즐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우려를 금할 수 없고, 이런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 또한 많이 있다. 왜일까? 이유는 많을 테지만 가장 비중이 큰 문제점을 지적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문화가 왜곡된 형태의 문화라는 사실이다. 문화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상품이 될 수 있고 언어마저도 그에 편승하여 자본 증식의 수단이 된다는 것을 아무런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에서 문화에 대한 논의는 곧바로 상업화되고 소비화된 문화에 대한 논의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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