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훔치기 - 한 저널리스트의 21세기 산책
고종석 지음 / 마음산책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자유의 무늬> 이후 두 번째로 읽는 고종석의 책이다. 그의 생각은 둘째치더라도 그가 왜 '가장 정확한 한국어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라고 불리는지 알겠다. 한문장 한문장을 따로 떨어뜨려놓고 봐도 깔끔한 문장이다. 접속사가 별로 쓰이지 않는대도 맥락안에서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런 어휘 구사력과 문장력은 나에게 열망의 대상이다. 이 책을 읽다가 고종석에게 이 메일을 보내 내 고민을 털어놓을 뻔 했으니 내 부러움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리라.

 

움베르토 에코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묻지 맙시다>가 책의 두께에 비해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게 했던 책이라면, 이 <코드 훔치기> 또한 비슷한 성격의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저 객관적 사실의 논리적 연결일 뿐이라고, 훌륭한 논술 교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정말 훌륭한 논술 교재다) 여기 실린 40편의 칼럼들은 정말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 하나 하나가 쉽지 않은 문제여서 읽는 사람을 정말 고민하게 만든다.

 

언뜻 읽으면 자기 주장이 없는 듯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해보인다. 그걸 이렇게 부드럽고 아름다운 방식으로(소설이나 시가 아닌데) 은근히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다니 참 놀라운 능력이다.

 

 

 

 

독후감을 길게 쓰지 못하는 건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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