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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이윤기 외 대담 / 민음사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고민을 함께 했다.
언제쯤이면 어렸을 때 썼던 일기들에 담긴 고민의 흔적들을 다시 보며 꽤나 '귀여운' 고민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중고등학교 때 썼던 일기를 읽어보면 그 때 했던 생각이나 고민들을 지금도 똑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밀레니엄을 맞으면서 26인의 대담을 엮은 민음사의 <세계의 문학>100호 기념 특별 기획의 소산인 이 책이 담고 있는 고민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물론 이 책에서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생각하기 싫은, 귀찮은 문제들과 고민들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 각자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부딪칠 수밖에 없는 문제들과 씨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좀 더 깊은 고민을 요구한다.
이건 대담집이다. 글이 아니라 대화하는 것을 녹취해서 활자로 옮긴 책이다. 도정일과 최재천의 <대담>이 순수한 대담만으로 채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버린 지금 이 책에 대해서도 그 순수성은 신뢰할 수 없지만 대담의 진실성, 진정성만큼은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글이 진실하냐 말이 진실하냐 많은 얘기들이 있지만 나는 말 쪽에 조금 더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담이라는 것을, 그러니까 내가 읽고 있는 것은 누군가의 음성이라는 것을 자꾸 의식하려 했다. 그러자 이들의 고민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음을
진정으로 감사하게 되길 바라면서,
고민을 함께 했다.